미추홀구 '도심 속 정원'을 실현시킨 민·관·산·학의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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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구 '도심 속 정원'을 실현시킨 민·관·산·학의 협업
  • 정혜진
  • 승인 2021.11.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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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의 마을 탐험기]
(33) 미추홀구의 공동체 활성화로 이룬 스마트 팜 조성사업 - 정혜진 / 마을교육 공동체 ‘파랑새’ 대표

마을이 빠르게 도시화되며 녹지공간의 확보와 그린 스마트 도시 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에는 스마트 팜(smart farm)을 도시에서 실현하며 도심 속에서 농작물 재배 사업에 성공한 연구팀과 공동체가 있다.

스마트 팜으로 재배된 작물을 들고 있는 왼)김정은 인하대 디지털전략 센터장 우)주안5동 텃밭사랑 통두레 이은주 대표
스마트 팜으로 재배된 작물을 들고 있는 (왼)김정은 인하대 디지털전략 센터장과 (우)주안5동 텃밭사랑 통두레 이은주 대표

김정은 인하대 디지털 전략 센터장은 마을에서 주민 공감 및 공동체의 실현, 현안 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 중 하나인 스마트 팜 사업은 도심에 비어있는 공간을 이용하여 작물을 재배하고, 그 수익금으로 공동체의 자생이 가능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주민들과 사회적문제 해결을 위한 리빙랩(Living Lab, 살아있는 마을 실험실)을 통하여 기획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 그리고 미추홀구의 예산을 확보하여 시범운영중이다.

김 센터장은 집이나 문화재도 사람이 들어가서 살아야 건물이 삭지 않는데, 구도심에 보면 비어있는 집들이 생겨나고 그런 집들이 오래 방치되며 낡고, 위험해 지는 것이 보였어요."라고 사업 배경을 설명한다.

이런 곳에 스마트 팜으로 식물을 키우며 공간에 다시 생명력을 다시 가져다준다. 또 그 공간을 공동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 공동체도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기획한다. 그는 이 사업으로 작은 공간의 월세와 자원봉사자 2명의 실비 정도는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

스마트 팜 사업의 리빙랩 기획부터 참여한 이은주 대표는 우리 마을이 주안5동의 끝자락이고 석암고가교가 가로 막고 있어 오히려 간석동에 더 가까운 곳이라 지역 주민들이 고립 아닌 고립이 되어있다고 생각해요"라며 말문을 연다. 마땅히 갈 곳도 없고, 공원도 없어서 비가 오면 모이지 못하는 마을인데, 리빙랩에 참여하며 비가 와도 모일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겼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음식 나눔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했었어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리빙랩에 참여했었는데 김 센터장님과 함께 이렇게 실현되고 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김 센터장과 연계하여 시범 운영되는 스마트 팜은 미추홀구에 2곳이 있다. 하나는 공동체 커뮤니티 공감’ 2층 복도 끝 자투리 공간에 설치하여 운영 중이고, 또 다른 한 곳은 주안5동 금당빌라 지하를 임대하여 '텃밭사랑' 공동체와 인근 주민이 시범운영중인 곳이다.

 

위) 리빙랩을 진행하고 첫 번째 수확을 하고 있는 주민과 김센터장 아래) ‘텃밭사랑 통두레’와 ‘공감’에서 키우고 있는 스마트 팜 사진
(위) 리빙랩을 진행하고 첫 번째 수확을 하고 있는 주민들. (아래) ‘텃밭사랑 통두레’와 ‘공감’에서 키우고 있는 스마트 팜

녹색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원도심의 골목은 수평적 녹지 확장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김 센터장은 어떻게 마을에 다시 초록색을 가지고 올 수 있을까?’, ‘녹지를 확보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였다. 또 구도심에 비어있는 집들이 늘어나고 미추홀구에는 빈집은행까지 생겨나는데 마을의 빈집과 유휴상가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이런 문제를 마을의 공동체와 연결해 해결할 수 없을까?’ 생각하며 리빙랩을 통하여 해법을 찾아나섰다. 결국 민·관·산·학 4주체가 함께 마을의 문제도출을 하고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미추홀구의 특징 중 하나는 공동체가 정말 활성화돼 있고 공동체 수가 10년 가까이 계속 증가해 왔다는 거예요. 그럼에도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곳은 10% 미만이고, 공간을 확보해도 자원봉사 하는 분들이 n분의 1로 부담해야 운영이 되는 현실을 해결하고 싶었어요.”  사회 문제, 마을 문제는 공동체와 함께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번 사업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텃밭사랑 통두레는 마을의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조그마한 텃밭을 함께 일구며 시작하여 작물을 심고, 가꾸며, 나누는 활동으로 공동체를 키워가고 있다. 더불어 분리수거 홍보 달력 나눔과 스마트 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 팜에서 재배되는 작물로는 유효 성분이 증가된 인삼(참여기업 () 키프)과 로메인 상추(참여기업 () 피러스) 등이 있다.

왼) 텃밭 사랑에서 재배중인 수삼과 우)지난 11월 19일 공감에서 수확한 수삼
(왼) 텃밭사랑에서 재배중인 수삼과 (우)지난 11월 19일 공감에서 수확한 수삼

 

텃밭사랑 이은주 대표는 처음에는 참 궁금하고 신기했어요. ‘자랄까?’ 걱정도 되었고요. 이제 설치하고 한 달이 되어서 수확을 진행하는데 정말 많이 예쁘게 자랐거든요. 그리고 빌라 입구에 들어서면 벌써 삼 냄새가 나요. 그러니까 주민 분들이 더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언제 수확하냐?’, ‘팔면 나한테도 팔아라.’ 등 주민들의 관심이 느껴지니까 더 기뻐요.” 라며 웃음 짓는다.

잘 성장한 인삼은 향후 바이오 기업에 원자재로 납품하기로 되어있다. 수익성 또한 보장된 셈이다. “과거에는 식물은 모두 흙에서만 자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스마트 팜을 진행해 보니까 ~ 이렇게도 식물을 키울 수 있구나.’ ‘과학과 사회가 이렇게 발전했구나.'를 실제로 느낄 수 있어요. 이런 활동을 우리 공동체가 하게 되어 너무 감사하고, 저희처럼 지속적으로 공동체가 활동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많은 관심과 노력이 계속 됐으면 좋겠어요.” 이 대표가 그간 느낀 소감들을 다 털어놓는다.

김 센터장은 마을에서 활동하며 리빙랩을 함께한 이들은 모두 마을 연구원이라 생각한다. , , , 학이 모두 수평적인 관계에서 문제를 마주할 때 주민이 공감하고 현장에 가장 적합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 자치의 시대, 이제 진짜 마을의 주인은 주민이며, 마을이 혁신적으로 변화해 가려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이 필요하다 생각해요. 그러려면 재미와 흥미도 있어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지역주민과 꾸준히 그것을 어떻게 실현해 나갈까?’ 고민하고 실현시키도록 할 것입니다.”라고 다짐한다.

마을을 주민만 고민했을 때의 변화는 더디게 진행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김 센터장의 이야기처럼 4주체가 함께 고민하고 결과를 만들어 간다면 마을의 혁신적 변화는 빠르게, 효율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민 홀로의 백 발자국보다 4주체의 한 발자국이 더 큰 효과를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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