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만에 열린 교동 실향민 1세대의 증언 기록물 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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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만에 열린 교동 실향민 1세대의 증언 기록물 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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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2.1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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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연백·개풍·옹진군 실향민 1세대와 1.5세대 100여명 참여
증언록 '격강천리라더니', 영상기록물 등 제작 마치고 발표회, 치유예술공연 펼쳐

 

강화 교동도 주민들의 ‘실향민증언록 발표회'가 지난 14일 강화군 교동면 교동중고등학교에서 열렸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이북오도민 지역회의(부의장 박성재)가 주최하고 (사)우리누리평화운동(대표 김영애)가 주관한 행사로 강화 교동의 실향민 1세대 증언록과 영상기록물 제작을 마치고 발표회를 갖게된 것이다. 인천시 평화도시위원회(위원장 김의중)도 증언 기록을 제작하는데 후원했다.

이날 발표회에 참여한 주민들은 강화 교동에 거주하고 있는 황해도 연백군, 개풍군, 옹진군에서 넘어 온 실향민 1세대와 1.5세대 등 100명이다. 기록물들은 개별 인터뷰 녹취와 채록을 통한 출판물과 영상자료 그리고 이를 소개한 다큐자료로 이뤄졌다.

6.25 전쟁 때 연백군에서 집단으로 피난한 3만여명의 실향민 1세대들은 고향에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척박한 교동도를 맨손으로 일구었다. 그리고 마침내 인간과 자연과 생태가 공존하는 평화의 섬으로 교동을 가꾸었다.

연백군 실향민 2세대인 김영애 (사)우리누리평화운동 대표는 “교동도 주민으로서 교동을 일궈온 실향민 1세대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그들의 고향에 대한 기억과 피난 과정 그리고 강화 교동에서 70평생을 살아온 증언 기록물을 남기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업이라고 판단하여 증언록을 제작하게 되었다”고 제작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실향민 1세대들은 교동도의 오래 묵은 땅과 갯벌을 일구어 지금과 같은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생태농경지로 조성해왔다. 강 건너 연백군에서 근대화된 농법으로 연백평야의 농업을 대대로 이어 온 농업인이었지만 이제는 그들은 거의 작고하고, 고령의 실향민들이 마지막 염원을 끌어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4년 교동과 강화를 잇는 교동대교가 개통돼 많은 수도권 인구가 수시로 교동도를 방문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북한과 지근거리에 마주하고 있는 접경구역인 교동도에 4차선 고속화도로가 들어오고 이 조그만 섬에 드넓은 농경지가 조성되어 있는 것을 보고 놀라워한다.

교동 주민들은 무엇보다 교동도가 중립수역인 한강하구에 둘러쌓여있어 공격용 무기가 없는 유일한 비무장화 된 평화의 섬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함께 비무장 섬을 둘러싸고 있는 철책을 거둬줄 것을 바라고 있다.

3만여명이 이르렀던 실향민은 이제 거의 떠나고 교동도에는 이제 겨우 3천명이 남아있다. 강화 교동도의 실향민들은 이산과 실향의 애환을 끌어안고 살아온 분단의 피해자들이다. 전쟁과 이념 대립의 비극 속에 긴 세월 표현의 자유도 못누리고 살아왔던 이들이다. 이제 말년이나마 고향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웃으로 서로 마실가듯 왕래하고 평화롭게 살아왔던 길로 만들어가기를 염원하고 있다.

인천광역시는 인천시교육청과 함께 평화도시를 지향하며 2022년 3월 교동도에 난정평화교육원을 개원한다. 차세대들을 평화세대로 육성하기 위함이다. 주민들은 실향민 1세대 증언자료집이 청소년들에게 평화교육의 양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실향민 증언기록물은 국가기록원에 등재될 예정이다.

지난 14일에는 실향민 1세대 증언록 발표회와 위문행사가 진행됐다. 조택상 인천광역시 균형발전부시장과 박성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이북오도청지역회의 부의장, 오영찬 이북오도위원장(평안북도지사)와 김기찬 황해도지사, 이명우 평안남도지사와 김재홍 함경북도지사, 그리고 장만순 일천만이산가족위원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들은 공로표창장과 위문품을 수여하며 실향민 어르신의 이산의 아픔과 실향의 애환을 위로했다.

위문행사로 한원국 시인, 경희대동문합창단의 한수경 성악가와 가천한의대 박완수 교수 등이 참여하여 공연에 힘을 실었다. 또한 교동 지석리 망향대의 안민수 가수와 음성동요학교의 김영애 작곡가가 듀엣으로 실향민의 시 ‘격강천리라더니’(창작곡)를 불렀고, 동요 메들리로 실향민 어르신들을 위문하였다.

 

강화 교동도 실향민 1세대 증언록 표지

 

표창장을 받는 실향민 1세대
 (사)우리누리평화운동 김영애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천시 평화도시위원회 김의중 위원장(좌)이 실향민과 자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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