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명물 '소래철교' 언제쯤 다닐 수 있나?
상태바
인천 명물 '소래철교' 언제쯤 다닐 수 있나?
  • 이혜정
  • 승인 2011.10.26 23: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핫 이슈] 남동구·시흥시, 통행 놓고 찬반 갈등 - 당분간 '낙조감상' 어려울듯


인천 남동구와 경기 시흥시에 있는 소래철교. 현재 통행이 금지된 상태다.

취재 : 이혜정 기자

인천의 '명물'인 소래철교를 시민들은 언제쯤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나? 

소래철교 존치와 철거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인천시 남동구와 경기도 시흥시가 일반인 통행 여부를 놓고 또다시 대립하고 있다. 더구나 이 문제를 놓고 정치권까지 가세할 조짐을 보여 협궤철교를 걸으며 바다와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관광명소 여행'은 당분간 어렵게 됐다.

26일 남동구와 시흥시,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남동구가 보수공사를 위해 1년8개월간 폐쇄했던 소래철교를 지난 20일 개방하자마자 시흥시가 통행금지 펜스를 시흥 쪽 철교 입구에 설치했다.

남동구는 즉각 반발을 했다. 그러자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이를 다시 철거했다. 공단은 철교를 관할 지자체에 매각하기 전까지는 국유재산이며, 펜스 설치는 국가재산법 위반으로 될 수 있다고 시흥시에 경고했다.

이 사건 후 일반인 통행을 주장해온 남동구는 25일 공단 측에 소래철교 분할매각 방침을 철회하고, 구에 전체를 매각하라고 요구했다. 철교가 분할 매각되면 전체 길이 126.5m 중 시흥시가 매입하는 68.5m는 시흥시 의도대로 일반인 통행을 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남동구는 공단 측에 "매각에 관해 남동구와 시흥시가 협의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공단 관계자는 "행정구역상 시흥시 구간 철교를 남동구에 매각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흥시가 일반인 통행을 막는 이유는 관광객들이 소래철교 접근이 쉬운 시흥 관할 월곶포구 주변에 불법주차한 뒤, 철교를 건너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으로 갔다가 되돌아와서는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는 바람에 주민들 민원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시흥시는 분할매각이 끝날 때까지 계속 철교 입구를 봉쇄함은 물론 시흥시 구간을 매입한 뒤에는 철교 입구에 소공원을 조성해 관광객의 통행을 막을 계획이다.

양 측의 대립이 거세지자 지역구가 인천 남동갑인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은 시흥시의 철교 폐쇄를 '월권행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맞서 시흥이 지역구인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인천 측에서 시흥시 사정도 모르면서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시흥시를 두둔했다.

이 때문에 협궤철교를 걸으며 아름다운 노을과 갯벌, 포구를 보기 위해 통행을 기다려온 수도권 주민들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을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인천시민 김모(49, 남동구 구월동)씨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협궤철도인 소래철교의 통행을 기다려왔지만 지자체 간 다툼으로 다니지 못할 것 같아 안터깝다"면서 "서로 잘 타협점을 찾아 시민들이 소래철교 위를 걸으며 마음껏 낙조와 포구 등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1937년 길이 126.5m, 폭 1.2m 규모로 세워진 소래철교는 국내에는 마지막 남은 협궤철도. 1994년 수인선 열차가 운행 중단 뒤 일반인 통행이 허용돼 관광명소로 자리잡았으나 월곶 주민들의 민원으로 시흥시가 철거를 주장했다.

그러나 국토해양부가 문화재적 가치를 주장하며 존치를 요구한 남동구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해 2월부터 보강공사에 들어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