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섬 응급환자 '닥터헬기' 기다리다 숨져
상태바
인천 섬 응급환자 '닥터헬기' 기다리다 숨져
  • master
  • 승인 2011.11.04 1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침과 심야 시간대 운용되지 않아 제 기능 발휘 못해

도서 산간 지역 응급환자 후송을 위한 '닥터헬기'가 이른 아침과 심야 시간대에는 운용되지 않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의 한 섬에서는 응급환자가 닥터헬기를 기다리다 헬기가 오지 않아 숨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4일 옹진군에 따르면 소야도 주민 송모(70)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7시께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소야보건진료소는 응급조치를 취한 뒤 곧바로 닥터헬기를 운용하고 있는 병원 측에 헬기 이송을 요청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헬기 운항 시간이 오전 8시 30분부터 일몰 30분 전까지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었다.

응급조치를 받고 헬기장으로 이송돼 헬기를 기다리던 송씨는 결국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숨졌다.

보건소 관계자는 "닥터헬기 출동을 요청하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면서 "헬기로 신속하게 육지의 대형병원으로 이송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었을텐데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닥터헬기는 의료진의 접근이 쉽지 않은 도서 산간 지역의 응급환자에게 신속한 이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지난 9월 23일 운항을 시작했다.

보건복지가족부 위탁으로 인천 길병원과 전남 목포 한국병원에 각각 배치된 닥터헬기는 응급 의료장비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출동시 의료진이 탑승하게 돼 있어 기존의 군·경 헬기에 비해 응급환자 이송에 훨씬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인력 및 예산 문제로 일몰 후 다음 날 아침까지는 운항하지 않아 정작 응급환자 수요가 많은 심야시간대에는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운항 범위 또한 반경 50km 내외로 제한돼 있어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5도 주민들은 닥터헬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는 6개월 동안 시범 운항 기간을 거친 뒤 운항범위 확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