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부리마을, 70년 만에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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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부리마을, 70년 만에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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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1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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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2013년까지 주거환경개선 사업 마무리

작가 김중미씨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무대인 인천 괭이부리마을이 70년 만에 탈바꿈한다.

인천시는 동구 만석동 8번지 괭이부리마을(일명 아카사키촌)을 도시ㆍ주거지 재생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2013년까지 총 115억원을 들여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빈민촌인 괭이부리마을에는 현재 197가구 385명이 거주하고 있다.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쪽방촌이라고도 불리는 이 마을은 전체 주민이 공동화장실 6곳에 의존하고 있을 정도로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이다.

이번 정비사업의 특징은 기존 전면 철거 방식에서 벗어나 마을 일부를 보존하면서 주민들의 재정착을 돕는 방식이라는 점에 있다.

인천시는 이곳에 영구 임대주택 98가구를 건설하면서 주민들의 자활사업을 돕는 공동작업장을 만들고 녹지 공간을 확충하는 주거지 재생사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주민들이 간직한 숨은 이야기를 찾아내 44채의 빈집에 북카페를 만들 계획이다. 마을 공동빨래방, 공동창고 등 주민 편의 시설도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시는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의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비에서 2억원, 국토해양부의 도시활력증진사업비와 보금자리주택사업비에서 각각 25억원과 50억원을 확보하며 활발하게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괭이부리마을이 형성된 때는 1940년대.

일본 육군조병창은 당시 잠수함 건조를 위해 만석포구에 도크를 신축했는데 1천300여명의 추가 인력을 위한 숙사 112채를 신축하면서 괭이부리마을이 생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마을이 생긴 지 70년이 다 되도록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까닭은 무허가 건물이 다수를 차지해 지역주민을 내쫓는 기존의 전면 철거방식으로는 이주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마을 2만246㎡ 중 절반이 국ㆍ공유지이고 338채의 건물 중 무허가 건물은 229채(68%)나 된다.

그러나 화재 위험과 각종 재난에 무방비로 노출된 괭이부리마을을 계속 소외 지역으로 방치할 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정비사업의 필요성도 한층 탄력을 받았다.

송영길 인천시장도 취임 1주년 기념일인 지난 7월 1일 괭이부리마을을 방문,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곳을 도시재생사업의 새로운 모델로 삼겠다며 사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채기병 인천시 주거환경정비팀장은 "기억을 지우는 개발사업이 아닌, 기억을 남기는 재생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마을 주민들이 직접 마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설계에 참여해 주민들의 시각에서 개선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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