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기억하는 소리는 평생을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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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기억하는 소리는 평생을 가죠"
  • 송은숙
  • 승인 2011.12.21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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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 국악앙상블 '미소' 고보경 단장



인천in-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 연재

'2011 인천문화·예술을 일구는 사람들'

'살기 좋은 도시 인천' '살고 싶은 도시 인천'으로 나가기 위해선 문화·예술적 창조도시를 지향점으로, 창조적인 문화·예술 행위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고 있다. 인천에서는 그동안 다양한 장르에서 예술성 혹은 대중성을 내건 활동이 펼쳐져 왔다. 예술의 가치를 확산시킴으로써 살고 있는 도시의 가치를 높인다는 진정성으로 살아온 이들이다.

<인천in>과 인천문화재단은 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게 다가가 집중 인터뷰를 통해 열정이 담긴 창작물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를 걸고 기획연재 '2011 인천문화·예술을 일구는 사람들'을 시작한다. 매주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하는 이 코너에서는 인천문화재단의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된 6개 단체를 비롯해 올 하반기에 활동하는 문화·예술가(혹은 단체)들을 독자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이번에는 고보경 국악앙상블‘미소’ 단장을 소개한다.

 취재:송은숙 기자

어린 시절 기억에는 평생 가는 묘한 힘이 있다. 그래서일까. 아이들에게 우리 소리를 더 많이 들려주고 싶다는 꿈 하나로 모인 사람들이 있다. 인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악강사들의 모임 국악악상블 '미소(媚韶)'이다. 이름도 널리 알릴 '미'자에, 풍류 '소'자다.

 "거의 매일 단원들끼리 만나서 연습을 해요. 이젠 미소를 알아보는 이들이 늘어나서 크고 작은 무대에 설 기회도 더 많아졌어요. 많을 때는 1주일에 3~4일 공연을 하는 날도 있어요."

미소를 이끌고 있는 고보경 단장(40)의 말이다. 가야금을 전공한 그이는 인천에 이사를 온 후 뜻이 맞는 국악강사들과 함께 '국악 대중화'를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우리 소리를 알리고 싶은데, 우선은 우리가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단원 모두 대학원에 다니며 열심히 공부합니다.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도 좋고, 아이들에게 더 잘 가르칠 수 있어서 몸은 고단해도 재미있어요."

미소에는 고보경 단장을 비롯해 이자경 대표, 정연선, 최은영, 조수민, 박수아씨까지 모두 6명이 활동하고 있다. 4명은 가야금을 하고 가장 젊은 박수아 단원이 해금을, 조수미 단원이 타악기를 다룬다.

이들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틈틈이 크고 작은 무대에 서고, 매년 한 차례는 정기공연을 올리고 있다. 공연을 준비할 때 정연선 단원은 음악감독을, 최은영 단원이 의상을 맡는 식으로 한 분야씩 담당한다.

작년에는 '청의 미소'라고 해서 판소리와 국악 실내악이 결합된 공연을 선보였다. 지난 11월 6일에는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사업 지원을 받아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함께 '미소, 동심을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공연했다.

"'미소-동심을 노래하다'는 3월부터 기획해 초·중·고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같이 준비해서 더 기억에 남아요. 우리나라 악기로 자기 나라 노래를 연주하니 아이들이 더 친근하게 느끼더라고요."



다니던 초등학교가 국악시범학교인 덕분에 어려서부터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이자경 대표는 "피아노는 많은 아이들이 배우지만 단소와 가야금 같은 우리 악기를 배우는 아이들은 적어요. 우리 소리, 우리 악기에 노출되는 기회가 많으면 이 아이들이 커서 자연스럽게 국악을 즐기고 사랑할 텐데…. 국악은 알면 알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어요. 왜냐구요? 우리 몸에 배 있는 가락이니까요."라고 말했다.

"학교가 아이들에게 다양함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피아노나 북 같은 서양악기는 있어도 가야금과 거문고 같은 우리 악기 있는 곳은 드물어요. 심지어는 교장선생님이 바뀌면서 가야금반이 없어지기도 하고…."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인천에 국악 전용 공연장이 없다는 점, 그리고 단체나 기업 후원이 많지 않은 부분이라고 한다.

"요즘은 시내에서 열리는 상설공연에 가면 자리가 거의 차요. 그럴 때마다 국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구나 싶고, 그동안 활동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 같아 속으로 뿌듯해요."

내년 정기공연은 '동심지향'이라는 주제로 '동심'을 통해 어른과 아이가 함께 어우러지는 무대를 기획하고 있다는 고보경 단장. 내년에도 변하지 않는 '미소'의 키워드는 지금껏처럼 '아이'와 '동심', '우리 소리', 그리고 '사랑'이다.

"아이들이 공연을 보고 나서 '이제부터 미소의 팬이 되겠다'고 말할 때는 정말 행복합니다. 무대에서 연주하고 내려올 때 시민들한테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도 이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겠구나 생각해요."
 


가장 왼쪽이 고보경 단장, 뒤쪽은 박수아, 조수민, 이자경 대표,
그리고 앞쪽 최은영, 정연선 단원까지 현재 6명이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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