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장밋빛 전망은 어디로 갔나?
상태바
인천AG, 장밋빛 전망은 어디로 갔나?
  • 양영호 기자
  • 승인 2014.09.30 20: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G 이후, 매년 4000억원 이상 부채 상환 못하면 파산해

1986년 서울, 2002년 부산에 이어 세 번째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면서 인천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경제발전에도 막대한 파급효과를 불러 올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부산AG과 인천AG은 준비 지원과 대회 운영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고 AG 파급효과가 부채에 허덕이는 인천시에는 아무런 효과를 주지 못할 것이란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 장밋빛전망, 인천AG 경제적 파급효과 18조

2002부산AG의 경우 11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29만명의 고용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AG가 마무리 된 후 부산AG 조직위가 제출한 '2002부산아시안게임의 평가와 향후 정책 과제'라는 제목의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AG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는 모두 11조814억원에 이르렀으며 부가가치 유발 효과도 4조9천756억원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부산 AG과 인천 AG 비교

이를 부문 별로 보면 건설 투자 10조4천643억원, 관광 지출 1천157억원, AG 운영 관련 지출 5천14억원 등이었다.

관광 지출의 경우 국내외 관광객 지출이 632억원, 외국인 참가자 지출이 524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고용 유발 효과는 모두 29만7천589명으로 건설 투자 27만1천992명, 관광 지출 4천264명, AG 운영 관련 지출 2만1천333명 등이었다.

이와 비교해 인천시가 예측한 인천AG은 파급효과는 부산AG의 파급효과를 크게 능가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2007년 인천AG를 유치할 당시 투자비용은 총 4조 9천억 원으로 조사됐다. 경기장 건설과 주변 시설 조성에 쓰인 직접투자비용이 3조원, 도로확장 등 사회간접자본에 쓰인 간접투자비가 1조5,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밖에 대회운영비에 3,000억 원이 들 것으로 예측해 총 4조9,000억 원 상당의 자금이 투자된다고 제시했다.

투자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생산 유발 효과가 13조원, 소비지출 유발 효과가 5조6,000억 원 정도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고용유발 효과는 27만 명, 예상 순이익은 중계권료, 광고수입, 티켓판매수입 등 약 1,000억 원 정도로 예상한 바 있다.

인천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타당성 분석' 보고서에서 “건설투자와 내외국인 관광, 관람객 소비활동에 의한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며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 등 여러 사업의 건설수요는 아시안게임 이후에도 인천 전체 산업에 상당한 효과를 유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천시는 또 이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인천이란 도시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 인천의 경제 특구에 외국인 투자가 활발해질 것을 기대해왔다.

인천시는 그간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를 충실히 준비하고 최대한 활용한다면 인천은 동북아 허브공항이 위치한 미래도시의 이미지를 굳힐 수 있다"면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수 조원의 경제적 가치가 될 것"을 기대해왔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개막식 모습

▲정부 지원의 차별, 시민의 부담

지난 부산AG 경우에는 당시 분위기가 AG을 국가적 행사로 진행하는 분위기 속에 준비됐다. 이를 대변하듯 당시 김대중 정부는 AG에 맞춰 부산 지역 인프라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부산은 지하철 3호선 건설에 국고 지원를 받아 공사를 마무리 하고 부산AG 개막식을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인천AG 상황은 다르다. 우선 지방자치제가 점차 정착되면서 정부는 AG 지원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인천시는 인천AG 이전에 완공을 목표로 했던 인천 지하철 2호선이 개통을 2016년으로 미뤘고 주경기장도 건설비용 지원도 인색해 결국 AG 개막이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 겨우 완공했다.

AG 준비가 점차 늦어지자 정치권도 인천AG 준비에 우려를 표명할 정도였다.

실제로 윤관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인천 남동을)은 올해 초 문화부 감사에서 “아시안게임이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서 인천AG이 많은 준비 부족을 겪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정부의 무관심과 냉대로 인해 성공적인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문화부와 기재부는 인천아시안게임을 단순히 지역의 행사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며 “그렇지 않고서야 높은 성장 잠재가치를 가지고 있는 인천에서 40억 아시아인들의 스포츠축제가 열리는데 이렇게 홀대할 수는 없을 것”이고 지적했다.

일부 시민들은 “인천 AG이 시작되기 전에 인천지하철 2호선이 완공되어야 외국 관광객들도 편하게 경기장을 찾을 텐데 완공이 미뤄져 아쉽다”면서 “개막이 확정되고 많은 시간이 있었는데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부산해 비해 정부의 지원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AG 대회를 치루기 위한 막대한 비용은 고스란히 인천시민의 몫으로 남게 됐다. 

오죽했으면, 인천아시안게임이 한창 진행중인 9월 30일 이한구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45억 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르며, 2조가 넘는 사업비의 70%이상을 인천시민이 부담했는데, 조직위는 정부산하로 시/의회와 소통이 안 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며, "이런 현실이 지방자치 현실입니다."고 개탄해마지 않았다.  

▲인천시, AG 이후에 파산에 직면할 수도
 

인천시 채무 상환 규모

체육 인프라 구축과 지역 균형발전, 인천 브랜드 가치 상승 등 예상되는 각종 효과에도 불구하고 인천시의 재정 상태를 감안할 때 인천AG가 끝나면 인천시는 막대한 빚으로 지금보다 더욱 심각한 재정난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울리고 있다. 

실제로 2002년 부산은 AG가 끝나고 나서 공공요금을 인상해 시 부채를 충당했다. 또한 올림픽을 치른 캐나다 몬트리올, 그리스 아테네가 겪었던 것처럼, 인천시도 장기간 부채 상환에 직면해야 하는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어려운 재정에도 불구하고 인천시가 AG를 치르기 위해 문학경기장을 리모델링해 활용하지 않고 서구 주경기장을 새로 짓기 위해 발행한 지방채의 원리금 상환이 가능할 지 미지수다.

현재 인천시는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 등 17개 신설 경기장 건설에 총 1조 7천224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 중 4천677억원은 국비 지원을 받아 충당했지만 나머지 1조 2천523억원은 고스란히 시 재정으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천시의 재정위기가 도마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2007년 안상수 전 시장 시절부터다. 안 전 시장은 경제자유구역 개발과 구도심 재생사업 등을 한꺼번에 추진했고 이를 위해 지방채를 계속 발행했다.

또한 개발사업을 위한 지방채가 한계에 도달하자 도시개발공사, 교통공사 등을 통해 부채를 증가시켰다. 결국 현재 인천도시공사의 부채가 9조원에 이르게 됐고 인천시의 재정상황은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당장 인천시는 AG 끝나고 2015년부터 이자만 매년 2000억원을 상환해야 하고 원금까지 4000억에서 5000억원을 갚아 나가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인천AG 경제 파급효과 없을 것‘ 지적도 나와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AG에 관해 인천시가 주장하고 있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지금의 인천시의 부채 상황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하석용 홍익경제연구소 소장은 “부채를 갚기 위해서 걸리는 시간이 무기한에 해당한다. 원금을 갚아야 부채가 줄어드는 것인데 인천시가 매년 2000억원을 이자와 유지관리보수비로 비용을 부담하는 상황에서 원금을 갚을 방법이 인천시에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인천시가 한번의 AG을 가지고 경제효과 논리를 따진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고 실제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제 효과도, 부채 해결 방법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이미 인천경제가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시가 AG 파급효과가 크다고 주장하지만 효과가 거의 없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시민들이 느끼는 경제가 너무나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AG 경제 파급효과는 아무런 힘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