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으려면 사람 속으로 들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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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찾으려면 사람 속으로 들어가라"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12.30 22: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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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콘서트에서 나눈 교사-학생 간의 진솔한 이야기

“꿈과 직업은 다르다. 꿈은 계속 변하고, 어른인 나도 아직 꿈을 구고 있다. 꿈을 찾아야한다는,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면 편하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대답 이전에 나를 돌아보자. 뭘 좋아하는지 찾아보자.”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꿈이 완성형이고 진지하길 원하지만 이것저것 하다보면 어느 날 어떤 자리에 있게 된다. 넓고 가볍게 보자. 꿈에는 금기가 없어야 한다.”




꿈과 진로에 대해 몰아붙여지는 십대를 위한 마음다독임 <꿈, 지금 꼭 정해야 하나요?>를 펴낸 일곱 명의 선생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22일 부평문화사랑방에서 열린 북콘서트에는 제자, 동료 교사, 학부모, 김기용 선생님이 꾸린 ‘어결단(어쩌다결성된중창단)’ 단원들이 참석해 ‘토크’에 ‘뮤직’을 곁들여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북콘서트에 참석한 학생들은 책을 읽고 궁금했던 점이나 그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 등을 질문했다.

대학 등록금도 비싸고 유학을 가고 싶어도 비용이 걱정이라는 학생의 질문에 일곱 명의 저자 중 유일하게 유학 경험이 있는 이승배 선생님은 “유럽 대부분의 나라는 등록금을 거의 내지 않는다. 의료보험 정도만 내면 된다. 학비 외에 거주비용이 들 텐데 ‘(우리나라)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 가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국태 선생님은 “뭐든 시기가 있다는 ‘제때 강박증’은 우리 세대의 것이라며, 여러분은 그런 강박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꿈을 가지고 있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언제든 할 수 있다. 나도 결혼한 뒤에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고 대답했다.

이정숙 선생님은 “꿈꾸는 자에게는 자금이 아니라 방법이 필요하다. 돈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건 그 사람의 꿈이 아니다. 돈을 핑계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 학생은 유학 갔다 와서 사회복지학을 또 공부하는 이승배 선생님의 도전이 대단하다면서 어떻게 그런 용기를 갖게 됐는지 궁금해 했다. 이 선생님은 “주변에서 뭘 또 공부 하느냐고 말하기도 했지만 재미있는 걸 찾았다. 책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썼다”고 솔직한 생각을 나눴다.

이수석 선생님 역시 매해 첫 학기 첫 시간에 칠판에 ‘시발(始發)’이라고 적는다며 지금도 꿈을 꾸고, 모색한다고 고백했다.
 


박우섭 남구청장도 부평문화사랑방을 찾았다. “지금 구청장을 하고 있지만 어렸을 때 꿈은 법관, 고등학교 때는 생물학자였다. 대학에서 연극을 했는데 시대 상황상 하고 싶은 연극을 맘대로 할 수 없었다. 세상을 바꿔야겠다는 마음에 노동운동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꿈을 갖는 건 꼭 필요하다. 강박으로라도 꿈은 갖고 있어야 한다. 뭘 하고 싶다는 걸 놓치면 안 된다. 꿈이 계속 바뀌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자. 중학교 때 합창대회 연습을 하는데 옆 친구가 쿡 찌르면서 너 때문에 음이 틀리니 노래하지 말라고 했다. 근데 나는 노래가 정말 좋다. 지금도 여기서 막 부르고 싶을 정도다. 내 꿈은 10년 후에 개인 리사이틀을 여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노래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한 번 불러 보겠다며 즉석에서 ‘고래사냥’ 1절을 열창해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사회자는 저자 모두에게 “이 말은 꼭 해주고 싶다” 혹은 “이 말만 기억하면 이 자리에 참석한 것이 의미 있을 것 같다”는 멘트를 부탁했다.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고, 책도 의미가 있지만 활자에 파묻히지 않고 사람 속으로 들어가라고 말하고 싶어요. 삶의 표정과 과정, 느낌을 통해 꿈을 찾길 권합니다.(임병구 선생님)

아까 재미있어서 공부를 한다고 말했지만 재미있다고 생각해도 하다보면 힘든 점이 많아요. 하지만 극복하면 재미 이상의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상에 자기가 재미있어하고 좋아하는 걸 추구하며 사는 사람 치고 굶어죽은 사람 못 봤다”는 누군가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이승배 선생님)

지난주에 건강검진을 했는데 오늘 낮에 좋지 않은 결과를 통보받았어요. 잠깐 고민했지만 오늘 내가 와야 하는 자리라 참석했습니다. 여기 계신 선생님들과 두 권의 책을 함께 썼고, 그 안에 어려서부터 힘들었던 삶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힘든 상황을 변함없는 의지로 이겨냈죠. 단지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정말 원했던 건 뭘까 돌아보게 됩니다. 원하는 삶을 계속 찾아 헤매고, 원하는 삶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그걸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왔어요. ‘난 어떤 사람일까.’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살고 있죠. 내 꿈을 찾았든 찾지 못했든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았어요. 목숨을 부지하는 것만이 삶은 아니에요. 고통스럽더라도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김진숙 선생님)

지금도 꿈을 꾸고 있어요. 시발, 하면서요.(이수석 선생님)

우리는 뭔가 한다는 걸 두려워하죠. 꿈을 꾸다가 걸림돌에 걸려서 넘어지면 그게 조금 쉬워져요. 넘어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기꺼이 넘어지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어요.(이정숙 선생님)

우리는 어른이지만 어른들 말은 믿으면 안 돼요. 부모나 선생이 해줄 수 있는 말은 그들이 겪어온 삶의 테두리 안에서만 가능해요. 가장 중요한 판단은 내가 하는 겁니다. ‘내 판단’이 맞는 거예요.(김국태 선생님)

꾸준히 일기를 써오고 있습니다. 어느 날 일기를 봤더니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까’하는 질문이 적혀있더라고요. 세 가지만 기억하면 돼요. ‘now, here, no save.’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여기, 발 딛은 곳에서 행복을 찾지 않으면 안 돼요.(김기용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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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윤 2014-12-27 11:00:28
꿈, 아직도 간직만 하고 있는 것.
앞으로도 꺼낼지 못할지도 모르는 것.

이런 건 버려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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