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의 날 기념식 ‘세월호’ 색깔 지우기 ‘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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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의 날 기념식 ‘세월호’ 색깔 지우기 ‘들통’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5.04.2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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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엔 ‘인천 3천톤급 선상’에서, 행사 취지도 ‘희생자 추모’로 계획

제1회 ‘국민안전의 날(4.16) 기념식 대행 용역 제안요청서

정부가 세월호 진실규명을 위한 국민적 관심을 지우기 위해 행사장소를 선상에서 육상으로 변경하고, 희생자 추모라는 행사 취지도 변질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안전행정위원회, 인천남동갑)은 21일 세월호 1주기 행사를 관변 홍보행사로 치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국민안전처의 ‘국민안전의 날 국민안전 다짐대회’가 당초에는 희생자를 추모하고,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해 인천의 3천톤급 선상에서 치르는 내용으로 기획됐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자료를 공개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입수한 ‘제1회 ’국민 안전의 날(4.16) 기념식‘ 대행용역’ 제안요청서(‘15.2.9 공고)로, 내용을 검토한 결과 당초 국민안전처가 수립한 사업계획은 16일에 치러진 행사와는 전혀 다른 내용인 것으로 확인됐다.

동 제안요청서에 나와 있는 사업목적에는 ‘국민들이 희생자를 추모하고 국민안전 의식을 높이는 행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 모두에게 의미있는 교훈을 주는 날로 운영’하는 것으로 밝혀, 세월호 희생자 추모 목적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행사 장소를 인천에 있는 3천톤급 선상에서 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여객선 구조 훈련 등 해상 훈련을 진행하여 세월호 사건을 복기하는 프로그램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국민안전처의 처음 계획과 달리 실제 4월 16일에 진행된 ‘국민안전의 날’ 행사는 선상이 아닌 육상, 그것도 인천이 아닌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이 등장할 때는 군악대가 팡파르를 울렸고, 행사 진행자가 박수를 유도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국민안전체험전과 사진전, ‘안전신문고’ 사용 시연, 안전산업전시회, 재난 구조장비 전시를 비롯한 부대행사도 열렸지만 행사장 어디에도 별도의 추모 공간은 마련되지 않았다.

이는 정부가 당초 국민안전의 날 행사를 세월호 추모 형식으로 진행하려던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볼 수 있어서, 그 배경에 의구심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행사 내용에서 세월호 색깔을 지우기 위해 장소, 내용 등을 대폭 변경한 것이어서 누구의 지시에 의해 계획된 행사시나리오가 변경됐는지 밝혀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통상 대규모 부처 행사는 장관의 결재를 득하고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안전처 장관 이상의 지위에서 행사 내용 변경 등의 지시나 조정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변경된 행사로 치뤄진 ‘국민안전의 날’ 기념식은 ‘국민 모두에게 의미있는 교훈을 주는 날’이라는 사업 취지를 살리지 못했고, 관변 홍보행사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박남춘 의원은 “국민안전의 날 관변행사를 치르는데 국민혈세 3억3천만원이 쓰였다. 온 국민의 슬픔을 위로하고,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내용이 누구의 지시에 의해 관변 홍보행사로 변질됐는지 국민안전처 장관은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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