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메르스와 사투중인 인천의료원 예산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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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메르스와 사투중인 인천의료원 예산 삭감
  • 임시기자단
  • 승인 2015.06.1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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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예산의 15%나 삭감해 의회에 제출... 시민들 “말도 안 돼” 분통

 
인천 관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퇴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인천의료원에 대해, 인천시가 추경 예산을 15%나 삭감해 의회에 넘긴 것으로 나타나 지역사회 일부에서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전해들은 인천시민들도 대부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시는 재정난을 이유로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예상된다.

인천의료원노조 등 인천지역 의료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인천공공의료포럼(이하 포럼)’은 18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가 편성한 추경 예산에 인천의료원 본예산 46억 4,000만 원 중 7억 원을 삭감했다”고 비판했다. 삭감액은 전체 예산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로 향후 정상 운영을 우려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메르스로 인해 현재 인천의료원의 내원 환자 수가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메르스의 여파로 지난해 6월 대비 외래 환자는 50% 이상 격감됐고, 입원환자도 20% 가량 줄어들었으며, 장례식장 역시 절반 정도 이용률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럼 관계자는 “지금의 상황으로도 경영 손실이 만만찮아 당장 다음 달 직원들의 급여 지급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도 있음에도, 시 집행부가 이를 외면하고 스스로 예산을 삭감해 의회에 보고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관계자는 “메르스로 인해 공공의료기관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시가 스스로 예산을 삭감에 의회에 제출한 행로는 아무리 봐도 어불성설의 수준”이라 비판했다. 시가 제출한 이 삭감안은 현재 의회의 심사를 남겨둔 상태.

이같은 내용을 전해들은 시민들 역시 대부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민 최모씨(44)는 “안 그래도 공항 검역소에서 의심환자가 생기면 가장 먼저 인천의료원이 이를 담당하는 등 그곳 직원들이 생고생을 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그 상황에서 예산을 깎았다는 소리를 전해 들으면 얼마나 힘빠지는 일이 되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인천의료원은 지난 5월 말부터 메르스에 대한 대응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음압 병실 3개를 운영,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내/외국인들 중 의심 증상자를 대상으로 검역 등의 활동을 해오고 있는 것. 공항 검역소에서 의심 증상을 보인 환자 중 30명 정도가 이곳에서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의료기관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더욱 강조되는 분위기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현재 인천연대와 함께 ‘인천평화복지연대’라는 이름으로 통합 준비 중)’의 한 관계자는 “인천의료원이 계속 적자 상태라며 이를 문제삼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번 메르스 사태는 질병 재난에 해당하는 상황에서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타낸 사례로 남았다”면서 “시가 인천의료원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해야 함이 마땅함에도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역 언론들도 대부분은 이와 같은 입장이다. 한 지역 언론은 지난 15일 “에볼라와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 세계적으로 전염병 발생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공항 등을 통해 국내로 감염자 유입이 빨라지고 있는 만큼 국가지정병원 중 하나인 인천의료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기사에 담아 인천의료원의 지역 내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인천의료원의 지난해 의료비용은 약 436억 원 규모였다. 이에 반해 의료수익은 약 309억 원으로 120억 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했다. 시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도서지역의 의료활동 강화를 위해 옹진군 백령도에 백령병원을 개원했는데 이것이 적자에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난 것.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물론 지난해 의회의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시의원들까지도 백령병원이 도서주민들을 위해 필요한 기관임을 강조했던 만큼, 시가 재정난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역사회에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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