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 투명경영으로 자립하는 복지법인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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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투명경영으로 자립하는 복지법인 만들 것"
  • 어깨나눔
  • 승인 2016.10.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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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법인 인정재단 홍인식 이사장

 
사회복지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회복지법인이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됐다. 공익법인으로 분류되는 사회복지법인이 경영충당을 위해 수익사업을 할 수 있지만 이례적이다. 전국적으로 사회적 기업으로는 첫 사례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고, 이를 위해 수익사업을 하는 경제조직이다.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회공헌 사업을 위해 돈을 버는 기업을 말한다.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사회복지법인이 윤리와 투명경영을 요구하는 사회적 기업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종업원에게 법인 의사결정권을 주는 파격적으로 이사회 정관을 바꿔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한 것은 모든 구성원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복지를 위해서다. 시설 종사자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이 함께 주인의식을 갖고 사회에 공헌하면서 법인을 운영하려는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인천 서구에 있는 사회복지법인 인정재단 홍인식 이사장으로부터 추진배경과 과정을 들어봤다.
 
-사회복지법인이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됐습니다. 첫 사례로 복잡한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배경은 무엇인가요.
 
종업원, 즉 근로자 대표를 경영에 참여시켜 투명경영을 실현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종업원 대표를 이사진에 포함시키려고 했는데, 시설종사자가 이사로 선임될 수 없다는 사회복지 사업법 때문에 절차가 복잡했습니다. 그 동안 사회복지법인들이 운영하는 과정에서 말썽이 났던 것은 투명한 경영이 부족했던 것이거든요. 그래서 시작된 겁니다. 지난 9월 6일 고용노동부에서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됐습니다.
 
-그렇다면 시설종사자들이 경영에 참여하는 방법을 만드는데 고민이 많았겠는데요.
 
그렇죠. 고용노동부를 통해 사회적기업 인증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문의했죠. 직원대표를 뽑아서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이사회에서 의견을 반영하도록 규정하면 결과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겁니다. 일반 회사로 말하면 노조위원장을 회사 경영에 참여시키는 모양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사회 정관내용을 바꾸는 것도 만만치 않았을 텐데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기 위한 운영위원회를 두도록 했습니다. 근로자 대표를 포함시켰는데요, 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된 사안은 이사회에서 의결된 것으로 본다는 강제조항을 넣었죠. 주위에서는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많았어요.
 
-투명경영을 강조하셨는데, 사외이사 등 보완제도가 있지 않나요.
 
영화 ‘도가니’이후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투명경영이 강조됐어요. 그래서 2명의 사외이사를 두도록 했어요. 그러나 사외이사들이 재단이나 시설의 경영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거든요. 시설종사자들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게 된 겁니다. 사회복지시설 대상자들에 대한 복지는 외부단체의 검증 등으로 많이 좋아졌는데, 오히려 종사자들의 복지와 인권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했다고 할까요. 그래서 경영에 참여시키면 (복지나 인권 등)문제점을 해소하고, 책임감과 주인의식이 높아져 법인 운영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사장께서 윤리와 투명을 경영철학으로 삼는 이유기 있을 텐데요, 인정재단이 오늘까지 성장하면서 성장통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제가 이사장을 15년째 하고 있습니다. 복지법인을 운영하면서 나름대로 투명하게 운영하려고 노력했는데 오해와 음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어요.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경영철학이 윤리와 투명입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시설 대상자들에게 최대한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입니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았는데요, 사회적기업 운영에 대해 많은 생각이 있을 것 같습니다.
 
사회적기업에 대해서 정부에서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인건비에서부터 수의계약, 용역사업 지원 등이 있는데요, 이러한 것들은 자급자족을 위한 투자입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일정기간 투자를 바탕으로 자립할 수 있는 재정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사회복지법인도 정부의 지원을 바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자립해서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사회적 기업을 하는 이유죠. 법인이 재정자립을 하면 종사자나 시설이용자 등에 복지혜택이 늘어나고, 정부의 재정지출도 줄어 결국은 국가적으로 이익이라고 봅니다.
 
-정부에서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책방향과 맞아 떨어지는데요. 앞으로 사회복지법인들에게 사회적기업 진출을 권장하실 건가요.
 
필요하다고 봅니다. 복지법인이 자립할 수 있다면 최상의 길이 아니겠어요. 한국사회복지법인협회 인천지회장을 맡고 있는데, 많은 분들과 대화할 겁니다. 무엇보다도 법인 책임자들이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각자 특성에 맞는 법인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재에 저울이 있습니다. 그것도 오래된 골동품 대저울인데, 궁금합니다.
 
아버님 유품 중 유일하게 챙긴 겁니다. 항상 공평하게 살아야 한다는 ‘저울정신’을 되새기기 위해서죠. 사무실에 두고 항상 바라보면서 맘을 다집니다. 사회사업가는 특히 공평해야 하거든요. 사회복지법인을 운영하면서 지방의회 의원 등 정치도 했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부담도 많았고요. 그래서 이젠 외길을 걸으면서 ‘공평의 철학’을 지켜나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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