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과 사랑에 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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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과 사랑에 빠졌어요!"
  • 박영희 객원기자
  • 승인 2011.03.0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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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궁도 입승단 대회' 출전자들의 국궁(國弓) 예찬(禮讚)


지난 6일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국궁장 '구월정'에서는 대한궁도협회 주관으로 인천시지부에서 진행하는 '2011 전반기 입승단 대회'가 열렸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승단시험에는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인정받기 위해 남녀 출전자들이 진지하고 긴장된 국궁의 무예(武藝)를 펼쳤다. 

국궁은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우리 민족만이 지닌 전통 무예. 발바닥에서부터 땅의 기운을 받아 활과 시위를 당김으로써 잠자고 있던 근육들이 화살과 일심동체로 된다. 호흡으로 활을 당겨 화살이 과녁을 향해 날아가 꽂힐 때 쾌감과 함께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는 매력적인 운동이다.

활을 쏘기 위해 사대(射臺)에 올라선 출전자들의 과녁을 향한 눈빛에는 그들만의 소망이 담겨 있다.

궁인들은 화살 시위의 당김을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감각으로 조율하며 조용히 숨을 죽이고 정신을 집중한 후 손끝에 간절한 희망을 담아 시위를 당긴다.

사업을 하다가 실패해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고 방황할 때 국궁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유재표(48, 중구 운서동)씨. 그는 "마음을 비우고 활을 당겨야 하기 때문에 정신건강에 아주 좋다"면서 "또한 비용이 적게 들어서 경제적 부담이 없고 신체건강에도 근력을 키워줘서 최고"라고 말했다. 활체에 붙인 가족스티커 사진을 내보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활과 화살, 궁띠와 깍지만 있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국궁은 자기 수준에 맞게 운동을 조절할 수 있으며, 화살을 주우러 사대에서 과녁까지 오고가다 보면 걷기운동에도 그만이다.

"남편과 공원을 산책하다 활 쏘는 사람들을 보고 호기심에 시작했는데, 모든 잡념을 버리고 정신집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외롭고 허전함이 없어지고 공허함을 활로 채울 수 있어서 우울증을 겪고 있는 주부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자연을 벗 삼아 하는 스포츠라서 심신에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 더욱 좋아요."

김연희(44, 남구 숭의동)씨는 3년째 "활과 열애중"이라고 했다.
     
이들은 우리의 전통문화인 국궁을 취미 활동을 통해 맥을 잇고 계승·발전시키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더불어 인격수양과 함께 심신을 수련하며 스트레스까지 해소돼 현대인들에게는 최고의 운동임을 자랑한다. 이들은 궁도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우리 것'이 소중한 것임을 새삼 느끼게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불면서 우리의 전통 문화와 전통 양식이 인정을 받는 지금, 우리의 무형문화재인 국궁을 전통 생활 스포츠로 발전시켜 세계 속에 꽃피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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