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봉과 바느질로 마을을 가꾸는 '쏘잉 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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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봉과 바느질로 마을을 가꾸는 '쏘잉 엔젤'
  • 정혜진
  • 승인 2023.08.30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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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의 마을 탐험기]
(54) 미추홀구 '쏘잉 엔젤'

 

쏘잉 엔젤 회원들이 직접 만든 업싸이클 제품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쏘잉 엔젤 회원들이 직접 만든 업싸이클 제품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 3년 우리를 거쳐 간 코로나는 마을에 여러 위기를 몰고 왔고 마을 곳곳에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활동들이 진행되었다. 쏘잉 엔젤도 그중에 하나의 공동체이다.

양재 기능사를 보유한 전문가들이 마음을 합쳐 마을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미추홀구 쏘잉 엔젤(sewing angle)을 소개한다.

쏘잉 엔젤은 여성 사회교육장에서 재봉틀을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한 마을사람들이 힘을 모아 활동하며 시작되었다. 처음부터 활동을 진행해온 윤선자 강사는 평소 자원봉사 활동에 관심이 많았는데,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여기저기 마스크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을 때 몇몇 분들과 마스크를 만들며 나눔을 시작하게 되었다. 

"여성 사회교육장에서 저에게 재봉을 배우시던 분 중 몇몇 분과 마스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1차로 구청을 통해 저소득층에게 마스크 나눔을 진행하고, 2차로 외국인들에게 나눔을 진행하였죠. 그 때는 공간이 없어서 제 작업 공간도 오픈하며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라며 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 하였다.

양장 기능사를 획득한 회원들은 요즘 버려지는 폐 우산과 옷을 가지고 업사이클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쏘잉 엔젤 송선영 대표는 우연찮게 기회가 되어서 한번 봉사 해볼래? 하시며 저를 끼워 주셨어요. 제가 제일 막내로 대표를 맡게 되었는데, 여기 와서 버려지는 옷들도 강아지 옷이나 앞치마, 가방 등으로 재탄생하는 것을 보고 신기하기도 하고, 함께 만들면서 저희 기술도 업그레이드되는 것 같습니다.” 라 참여하게된 계기를 이야기 하였다.

쏘잉 엔젤은 올해 미추홀구 마을공동체 사업인 같이 삽시다에 선정돼 파자마를 만들어 마을 어르신들에게 기부하는 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파자마를 만들어서 동을 통해 기부할 예정이다. 송 대표는 소소한 나눔을 하면 마을 주민들이 굉장히 좋아하시니까 그것이 기쁨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는 천(옷감)만 올해 첫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천이라도 지원을 받으면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어요. 올해 사업을 파자마 나눔 사업으로 진행하였더니 파자마 이외의 물건을 제작하는 건 지원이 안 되는 상황라 좀 더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아쉬운 부분을 이야기 하였다.

 

왼) 작업을 하고 계시는 쏘잉 엔젤 회원들과 우) 그동안 만든 제품을 설명해 주고 계신 송선영 대표
왼) 작업을 하고 계시는 쏘잉 엔젤 회원들과 우) 그동안 만든 제품을 설명해 주고 계신 송선영 대표

 

송 대표는 활동하시는 선생님들이 다들 연세가 좀 있으세요. 가장 많은 분은 올해 70세가 되셨고 평균나이가 60세 정도신데 저보다 아이디어도 좋으시고 만드는 솜씨도 좋으셔서 늘 제가 많이 배우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송대표에게도 고민이 있다재봉틀 기계가 2대밖에 없어서 작업을 하는 게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어르신들이 작업을 하는데 간식이나 식비 비용이 없어 도시락을 싸오시거나 빈속으로 활동하기도 한다는 점이 고민이다. 

그럼에도 활동이 너무 즐겁다고 이야기 하는 송 대표는아마 자격증을 취득하고 집에서 혼자 했으면 지속해서 만들었을까? 생각이 들어요. 집에서는 소음도 있고 먼지도 심하니까……. 그런데 이런 공간이 있어서 시간 되실 때 마다 오셔서 작업할 수 있어서 더 다양한 것을 만들고 나눔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전하였다

쏘잉 엔젤의 회원들은 하나같이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계기라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오게 되었다고 말한다. 한 회원은 집에서 시간을 허비하면 뭐해요. 이런 활동은 우선 나를 위해 좋은 것 같아요.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또 활동할 수 있으니까. 벌써 우리가 3년이 넘어가는데 봉사니까……. 많은 노동을 해야 하는 게 아니고 각자 시간 날 때 와서 교대로 하면 되니까 좋고, 친구가 생기니까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라고 참여 하는 소감을 전하였다.

 

버려지는 옷을 리폼하여 강아지 옷으로 만든 작품들
버려지는 옷을 리폼하여 강아지 옷으로 만든 작품들

 

자원봉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 장소를 몰라서 못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홍보가 안 되서 하고 싶어도 그냥 있는 사람도 있겠죠. 이런 활등을 하면 즐거움이 있다는 걸 홍보해서 자꾸 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해요.”라고 제안하신다.

쏘잉 엔젤에서는 함께하실 활동가를 모집하고 있다. 쏘잉 엔젤 회원들은 재봉기술을 가지고 있으신 분들이 함께 모이면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스마트폰 세상에 갇혀 사는 현대인들에게 쏘잉 엔젤은 또 다른 방향을 제시 하고 있다. 함께여서 행복하고, 자원봉사로 보람되고, 나눔으로 풍성해지는 쏘잉 엔젤의 사례가 확산되어 마을마다 재능을 모아 나눔을 할 수 있는 공동체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송선영 대표는 "이런 공동체 활동공간을 제공해주신 미추홀구 새활용소재은행 담당자에게 감사하며, 앞으로도 이곳에서 지속적인 활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봉틀을 기부하시거나 활동하시고 싶은 분은 인천in으로 연락 주시거나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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