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별 내리는 강화 지석묘 - BGM ‘별이 진다네’(여행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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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강화도 고인돌을 소개하고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를 추천한다.
강화에서 발견된 고인돌만 157기라고 한다. 어린 시절 현장학습으로 강화도 고인돌을 탐방하러 왔었다. “두 발 달린 돌덩이!”라고 외쳤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예나 지금이나 53톤에 달하는 무거운 돌을 지지하고 있는게 신기하다.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인 유적이라는데 그 세월이 까마득하다. 고작 몸뚱이 하나 지탱하고 사는 것도 힘든데 몇천 년을 버티고 있다니. 괜히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게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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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에 살면 받는 질문이 몇 있다. “별이 잘 보이는 곳을 알려주세요”
1초의 고민도 없이 “고인돌이요”라고 대답한다. 필자도 3년 전 강화도에 놀러 왔을 때 현지인 친구의 안내를 받아 고인돌에 별을 보러 왔었다. 탁 트인 하늘과 넓은 공터. 밤 11시가 되면 고인돌을 비추고 있던 조명도 암전된다. 약간 서늘한 공기와 풀벌레 소리가 울려 퍼진다. 운이 좋으면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밤하늘이 펼쳐진다. 친구들과 돗자릴 깔고 누워 수놓은 별을 한참 마주한다. 실제로 고인돌 뒤로 별똥별이 떨어지곤 한다. 짧은 봄이 끝나고 여름으로 건너가는 계절이다. 얇은 외투 하나 걸치고 밤하늘을 올려다보기 좋은 날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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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억 년 거리에 있는 별에서 나온 빛이 우리에게 도달하는 데에는 135억 년이 걸리며, 지금 우리가 올려다보고 있는 별은 135년 전의 모습이다. 거리에 따라서 별의 나이도 달라지지만, 반짝이는 저 별들이 모두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만들어진 과거의 모습이다.
노래 가사처럼 젊었던 시절, 사랑했던 사람, 빛나던 꿈들. 아름다웠던 우리의 모든 옛일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영영 사라진 것만 같다. 하지만 밤하늘의 별 하나하나에 지나온 모든 순간이 담겨있을 것이다. 별을 바라보는 건 우리의 옛 모습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그래서 별을 보면 마음에 그리움이 일렁이고 옛일이 떠오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빛이 나는건 별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모든 시절일지도 모른다.
135억 년 전의 별과, 수천 년의 세월을 보낸 고인돌과, 빛났던 우리의 지난날.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것들이 매 순간 함께 반짝이며 밤하늘에 모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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