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사 '처진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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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사 '처진 소나무'
  • 이창희
  • 승인 2012.04.3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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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운문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 말사이며 경북 청도에 소재하고 있다. 역사적 변천560년(진흥왕 21) 한 신승이 대작갑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하였고, 591년(진평왕 13) 원광이 크게 중건하였다. 원광은 세속오계를 지어 이곳에서 아주 가까운 가슬갑사에서 귀산 등에게 주었다고 전한다.

937년(태조 20)에는 당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후삼국 통일을 위해 왕건을 도왔던 보양이 중창하고 작갑사라 하였으며, 이 때 왕이 보양의 공에 대한 보답으로 쌀 50석을 하사하고 ‘운문선사’라고 사액한 뒤부터 운문사라고 불렀다.

1076년(문종 30)에 원응국사 학일이 중창했으며, 1105년(숙종 10)에는 원진국사가 송나라에서 천태교관을 배운 뒤 귀국하여 이곳에 머물면서 중창하였다. 그 뒤 조선시대에 들어와 1690년(숙종 16)에 설송이 중건한 뒤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임진왜란 때 당우 일부가 소실되었으나, 현재 대웅보전ㆍ작압전ㆍ미륵전ㆍ오백나한전ㆍ금법당ㆍ만세루ㆍ관음전ㆍ명부전ㆍ강원ㆍ요사채 등의 옛 건물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전체 17동의 전각이 있는 큰 사찰이다. 이 중 대웅보전은 보물 제835호로 지정되어 있다.

중요문화재로는 보물 제193호로 지정된 금당 앞 석등을 비롯하여 보물 제316호로 지정된 원응국사비, 보물 제317호로 지정된 석조여래좌상, 보물 제318호인 사천왕석주, 보물 제678호로 지정된 삼층석탑, 보물 제208호로 지정된 동호 등이 있으며, 오백나한전 안 나한상은 보기 드문 작품이다.

대웅전 앞에 있는 2기의 3층석탑은 대웅전이 위치한 자리의 지세가 행주형(전복되기 쉬운 배 모양)의 흉맥이라 하여 그 지세를 누르기 위해서 양쪽에 탑을 세운 것이라고 한다. 만세루는 조선 초기의 건물로 우리나라 사찰건물 중 가장 크다. 입구에 천연기념물 제180호로 지정된 '처진 소나무'가 있다. 그 소나무의 자태가 아름다워 사진작가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랜 수령(약 400년)을 자랑하는 처진 소나무는 소나무의 여왕인 듯 너른 가지를 땅으로 향하며 경내를 가득 채운다. 본래 제대로 자라지 못한 소나무의 한 종류지만 이곳 나무는 아래로 가지를 뻗은 모습이 풍성하고 부드러운 어머니 품 같다. 처진 소나무로서는 속리산 기슭의 정2품소나무가 남성다운 위풍을 자랑한다면 운문사 처진 소나무는 여성스런 아름다움을 간직한 소나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운문사 처진 소나무를 '엄마송'이라고 부르고 싶다.

매년 봄이면 열두 말의 막걸리를 부어 기름진 양분을 공급하는 등 귀하게 모셔지는 소나무다. 새롭게 만들어진 석가모니불을 모신 대웅보전과 함께 비로자나불을 모신 또 다른 대웅보전은 창살마다 다른 무늬가 화려하다. 너른 강당인 만세루를 지나 얼핏 지나가기 쉬운 작은 전각인 잡갑전 내부로 사천왕석주 4기와 석조여래좌상을 모셔 놓았다.

부속 암자로 절의 동쪽에 청신암과 약수로 이름난 내원암, 북쪽에 북대암, 동남쪽에 사리암, 서쪽에 호거암이 있다. 이 절은 1958년 불교정화운동 이후 비구니 전문강원으로 선정되어 승려교육과 경전연구기관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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