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종사자의 처우가 열악한 이유는 무엇인가?
상태바
사회복지종사자의 처우가 열악한 이유는 무엇인가?
  • 조민호
  • 승인 2014.03.05 1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지칼럼] 조민호 / 성미가엘종합사회복지관 관장

SJA_7001.jpg
 

사회복지 예산과 복지 서비스는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음에도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처우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복지는 사람이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전문성과 헌신성을 갖춘 인력의 투입에 따라 서비스 질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복지종사자에 대한 적정 수준의 처우보장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복지사업이 수익사업이 아니고 국고 및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등 한정된 재원을 배분하는 사업을 하다 보니 재정의 여유가 없는 것이 일차적인 원인이지만 열악한 이유를 몇 가지 제시하고 해결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사회복지종사자 처우가 열악한 이유로 첫 번째는 정부의 책임 전가이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사회복지기관은 기관의 설립 주체와 별개로 그 운영권만을 민간에게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 필요에 의하여 국가가 사회복지기관을 설립하고 민간에게 운영권을 위탁하면서 운영에 대한 일체의 책임과 의무를 민간에게 전가하는 구조적인 문제로 인하여 종사자의 처우문제도 민간이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운영체인 법인의 의지와 사회복지적 마인드가 결국 종사자의 처우문제를 결정하는 열쇠가 되는 불안정한 상황을 낳게 하였다고 보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정부의 예산배정에 있어서 사회복지에 대한 인식 왜곡이다. 정부가 사회복지를 생산개념이 아닌 소비개념으로 왜곡된 인식을 하고 있어 예산배정에 있어서 사회복지 분야는 차선으로 책정되는 상황이 사회복지기관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이 미흡하며 이는 종사자의 처우 문제 해결을 저해하는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 사회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 왜곡이다. 사회복지 현장에는 아직도 사회복지사업에 대한 자선적 패러다임이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복지 기관은 여전히 희생과 봉사에 의해 유지된다고 인식하는 왜곡된 시각이 전문직으로서의 정당한 처우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사회복지종사자를 바라보는 일반인은 물론 사회복지사 본인, 심지어 정책 결정자들까지도 이러한 시각에서 벋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회복지종사자의 개선의지 부족이다. 이는 종사자들의 처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의지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의지부족만이 아니라 세력화, 조직화하는 데에 미숙하며, 이러한 처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하우와 노력, 동력의 전수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사회복지유니온을 결성하여 보편적 복지 실현을 위한 사회복지예산 확충 및 제도개선과 처우개선을 위한 현실화 투쟁이 그나마 조직화된 최초의 목소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사회복지종사자 처우를 논의함에 있어서 사용자는 누구인가? 하는 문제가 선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사회복지종사자의 사용자는 해당 기관장, 또는 운영체 법인, 아니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중 하나일 것이다. 실재 인사권과 재정운영권 및 임금의 책정 등 일체의 운영에 관한 권한이 기관장 또는 운영법인에 귀속되어 있지만, 그 재원의 기본적인 출처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이기에 엄밀히 하면 사회복지종사자의 사용자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복지기관은 정부의 예산을 집행하는 중간자 역할에 불과하며 사회복지종사자의 처우문제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게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인천시에서도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개선 조례가 제정되었지만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개선과 복지 증진이 현실적으로 가능해질 수 있다는 기대는 어렵다. 따라서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전국사회복지유니온 같은 세력화·조직화하는 활동이 필요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