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출신 무대장치가 원우전 작품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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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출신 무대장치가 원우전 작품 최초 공개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04.29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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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예술자료원, 원우전 무대스케치 54점 저작권자 찾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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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공개된 원우전의 무대스케치 작품들
국립예술자료원은 한국 최초의 전문 무대미술가 원우전(元雨田, 본명: 원세하(元世夏), 1903∼1970) 선생의 무대스케치 원본 54점을 수집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집한 무대스케치(컬러) 54점은 동양극장의 무대를 비롯해 1930∼40년대 자료가 다수 포함되어 있는 유일본이자 희귀본이며, 크기는 가로 21.6∼23(cm), 세로 10.9∼11.6(cm) 정도이다.
원우전 선생은 한국 근대 무대미술사, 연극사의 독보적인 존재임에도 그의 명성에 비해 관련된 실증자료가 거의 없고, 증언도 매우 단편적이며, 관련 인물 대부분이 작고하여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번 자료 수집을 통해 국립예술자료원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20세기 한국의 무대미술사' 콜렉션 수집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 자료가 토월회, 취성좌, 조선연극사, 동양극장 등 1920∼40년대 한국 연극의 중심에 있었던 극단들의 활동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사진 > 원우전 선쟁 무대스케치 中 창극무대 스케치
국립예술자료원은 이번 자료 수집을 진행함에 있어서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했는데, 원우전의 작품을 수집, 보존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유민영 교수(서울예대 석좌교수)는 "그의 무대미술작품은 수준면에서 오늘날의 무대미술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만큼 가치가 있다는 점과 지난 시절의 무대미술 작품이 희소한 만큼 반드시 그의 작품은 영구 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김남석 교수(부경대 국문과 교수)는 "원우전의 연극사적 위상과 의미는 상당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원우전 자료가 소실되어 그 위상과 의미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 이번 작품집 수집은 소실의 위험을 막고 재평가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며 "동양극장이라는 식민지 시대 조선 연극의 핵심을 조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립예술자료원은 우선 입수한 자료의 복본 제작 후 원본은 별도 보존처리를 거쳐 영구 보존할 예정이며 관련 분야 전문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제작연도, 작품명의 확인과 더불어 자료의 예술사적, 공연사적 의미를 밝히고 원본 전시도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국립예술자료원은 '원우전 선생 유족찾기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인데 이는 예술사 연구를 위한 정보 서비스 등 공공 목적으로 작품을 활용하기 위해서 유족(저작권자)과의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립예술자료원에서는 원우전 선생의 유족(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혹은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이나 유족을 아시는 분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연락처: 02-524-9412)

무대미술가 원우전(元雨田, 본명: 원세하(元世夏), 1903∼1970)은 우리나라 최초의 전문 무대미술가로서 1920년대에 한국 근대 신극운동을 이끌었던 토월회(土月會, 1923)를 시작으로 신파극단 취성좌와 조선연극사 등에서 무대미술을 전담했다. 1927년에는 인천에서 창단된 <칠면구락부>의 멤버로 극작가 진우촌 등과 함께 했다.

1935년 동양극장이 개관하면서 전속단체인 청춘좌와 호화선의 전속무대미술가로 선임되어 수 백편의 무대미술을 담당하여 연극 부흥과 흥행에 앞장섰던 무대미술가로 평가된다. 그리고 1950년대 이후 신협과 국립극단의 무대장치 제작에도 참여하였다.

일본 신파의 무대를 모작해 오던 그간의 관행을 깨고 정교하면서도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며 한국 무대미술발전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1903년 인천에서 출생

▲칠면구락부(七面俱樂部), 토월회(土月會), 조선연극사(朝鮮演劇舍), 동양극장의 청춘좌(靑春座)와 호화선(豪華船), 아랑(阿娘), 성군(星群) 등의 무대장치 담당. 그리고 1950년 이후 신협, 국립극단의 몇몇 작품의 무대장치 참여.

▲조선연극문화협회 주최 연극경연대회 '제1회 무대장치상' 수상(청춘좌의 '꽃피는 나무', 임선규 작, 박진 연출)

▲작품 활동

'부활(카추샤)'(토월회, 1923), '알트 하이델베르크'(토월회, 1923), '아리랑'(토월회, 박진 연출, 1929), '모란등기'(신흥극장, 홍해성 연출, 1930), 이화여고 기청문학회 '극(劇)하는 밤' 행사 '벚꽃동산'(홍해성 연출, 1930), '개화전야'(홍해성 연출, 조선연극사, 1933), 신무대의 '암흑', '총각의 우슴', '무대에 재생하는 그늘', '내란' 등의 무대장치(1933), '단종애사'(동양극장, 1936), '명기 황진이'(청춘좌), 아랑의 '청춘극장'(박진 연출, 1939), '결혼조건'(박진 연출)(1940), '동학당'(박진 연출, 1941) 등 다수

원우전 무대스케치 자료집 기증자는 전위예술가 무세중(본명 김세중, 1937∼, ) 선생이다. 국립예술자료원은 2012년 한국 근현대 예술사 구술채록 사업을 진행하던 중 무세중 선생이 원우전 선생의 무대스케치 원본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수차례 협의 과정을 거쳐 2014년 4월 입수하게 되었다.

무 선생은 "이 자료는 물론 故원우전 선생 또한 더 늦기 전에 재조명 되어야 하며, 이 자료는 후대를 위해 영구히 보존되어야 한다"며 이 자료가 공공의 자원으로 보다 의미 있게 활용되길 바라는 마음에 흔쾌히 기증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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