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막 월미도 특별전, 이렇게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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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개막 월미도 특별전, 이렇게 준비됐다
  • 김영숙 기자
  • 승인 2014.04.30 06: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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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도, 기억 너머의 기억>전 막바지 준비 심야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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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오늘부터 7월 30일까지 인천시립박물관에서는 <월미도, 기억 너머의 기억>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는 ‘기억 속으로’, 1부 ‘바람 타는 섬’, 2부 ‘사랑의 섬’, 3부 ‘불타는 섬’, ‘섬의 귀환, 그후’로 오후 2시에 오픈식을 거쳐 일반 시민에게 공개된다.

전시회 준비는 어떻게 될까. 일반 시민은 완성된 전시만 보기 때문에, 전시회 문을 열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는지 생각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기획전 준비가 한창인 박물관을 찾아가봤다. 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몇 시간을 함께했다.

기자가 박물관을 찾은 오후 6시를 넘어선, 일반인 관람 시간이 이미 끝난 때였다. 전시교육실 학예사와 연구원들은 ‘김밥천국’에서 시킨 김치볶음밥 라면 김밥 등을 저녁밥으로 ‘때우고’ 있었다. 그러고는 재빨리 전시회 준비가 한창인 2층으로 서둘러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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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7시.
그들을 따라 올라간 전시실 광경을 보면서, 순간 착잡했다. 내일 전시가 과연 가능할까? 2층 전시장은 여러 도구와 장비로 어수선했다. 군데군데 공구통이 열려 있었고, 네모상자 옆에는 페인트통, 그 위에는 페인트 묻은 붓이 놓여 있었다. 코팅장갑도 급하게 벗어놓은 양 나뒹굴고 있었다. 그 옆으로 드릴이 놓여 있었고, 비닐을 채 뜯지 않은 아크릴판이 여기저기 놓여 있었다.

준비하는 사람들은 수십 개의 액자를 걸릴 자리에 나란히 늘어놓고 순서를 확인하고 있었다. 유물은 끈에 묶인 채이거나, 하얀 종이나 부드러운 헝겊에 싸인 채 테이블 위아래 조심스레 놓여 있었다. 에어캡으로 돌돌 말린 유물도 있었다.

오후 8시.
전시실로 옮겨간 유물을 부분적으로 디스플레이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 옆에서 먼지를 빨아들이는 기계가 연신 돌아가고 있어, 전시장은 좀 추웠다. 학예사들은 유물을 벽에 걸기 위해 균형을 맞추고 못을 박았다. “어디에다 어떻게 걸어야 눈에 잘 들어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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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
메인 팀의 지시를 받은 팀별 디스플레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그들은 쉼없이 움직이면서도 지치지 않는 것 같았다. 번갈아 수레에 유물을 옮겨 담아 조심스레 하나씩 나른다. 여러 번 같은 일을 해도 발걸음이 가벼워 보이고, 행동이 재다. 전시를 준비하는 마음이 다들 즐겁고 활기차 보였다. “어떻게 놓아야 한눈에 다 들어올까?” “그래, 이쪽 면을 버리자!” 고민하던 두 사람이 조심스레 유물을 옮긴다.

오후 9시 30분.
어떻게 놓을까 면을 고민하던 팀은 유물 위에 아크릴 박스까지 씌어 놓고, 또 다른 일을 하고 있다. 그 옆에서 다른 팀은 엽서를 순서대로 붙이고 있다. 또다른 팀은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맨처음 보여질 곳에서 월미도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서를 쓴 시트지를 붙이고 있다.

오후 9시 50분.
사진들이 벽에 걸리기 직전. 벽에는 수평레이저에 맞춰 못질한 못이 가지런히 박혀 있다. 이제 액자만 걸면 벽이 완성된다. 못통, 실리콘, 콘센트. 각종 전선이 흩어져 있다. 설명서 제목에 있는 ‘기억 속으로’ 글자가 덧붙여진다.
한쪽에서는 액자가 무거워 바닥에 대고 걸 것인지, 아래를 좀 떼고 벽에 걸 것인지 의논하고 있다. 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 정도로 벽이 두꺼운지 확인하는 소리. “뒤에 벽 두께가 몇 밀리미터야?” 바깥 쪽에서는 전시를 함께 설치하는 업체 직원들이 연표를 프린트한 종이를 오리고 있다. 전시실 입구, 월미도 글자가 초성 중성 종성으로 나뉜 채 하나씩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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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0시 20분.
액자가 다 걸린 채, 균형만 맞추면 되길 기다리고 있다. 여기저기 두세 명이 한 팀을 이룬 사람들이 제각각 맡은 일을 한다. 점점 일의 속도를 낸다. 3부 ‘불타는 섬’ 부분에 걸린 사진들을 보면서, 월미도가 예전에 어떠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오후 11시.
몇 시간을 선 채로 양면테이프로 엽서를 고정시키는 팀, 바닥에 앉아 설명서를 자르는 팀, 서서 작은 유물을 디스플레이 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 아직은 지쳐보이지 않는다. “글자가 균형있게 붙었나?” 좀 쉬었다 해야 할 때에는 다른 팀의 디스플레이를 서로 봐준다.

오후 12시.
눈에 띄게 디스플레이가 진행된다. 다들 밤새워 일을 하거나, 새벽까지 할 참이라고 한다. 기자는 내일 일도 있어 계속 함께하지 못하고 박물관을 빠져나왔다. 내일 아침이면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몇 달 전, 기획부터 자료수집 등을 비롯해 전시회 준비과정은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을 것이다. 오늘 기자가 본 서너 시간은 그 모든 것이 끝난 상태에서 디스플레이만 하는 것일 뿐.
30일 오늘 오후 2시, 인천시립박물관 특별기획전 <월미도, 기억 너머의 기억>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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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숙 객원기자 2014-04-30 13:25:00
늦은시간가지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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