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교육 방법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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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교육 방법이 필요
  • 김도연
  • 승인 2010.01.0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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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불거진 인천의 학력문제와 관련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식의 해결 방법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15일 인천평생교육관에서 열린 교육 토론회에서 지금 초중고교 학생들은 충분히 많은 시간 동안 반복적인 학습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장기적인 학력 향상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 과연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이에 대한 해답으로 시간을 투자한 반복학습의 틀을 벗어나 학생들이 공부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는 새로운 교육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학생들이 관심을 갖는 공부방법 찾기

 지난 2005년 전교조 인천지부 소속 교사들을 중심으로 '초등교육포럼'이란 모임이 만들어졌다. 교사로서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한 모임은 2006년부터 '올바른 학교의 모습은 무엇인가'라는 고민으로 확대됐고, 나아가 새로운 교육 방법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단순히 교사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이 아닌 학생들 스스로 찾아서 배우는 공부 방법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교사가 중심이 아닌, 아이들이 중심인 교육 방법에 대해 동감하는 교사들이 하나 둘 씩 모였다. 그리하여 초등교육포럼은 '새로운 학교 만들기'를 공부하는 모임으로 자리 잡았다.

초등교육포럼 활동을 하는 교사들이 생각하는 '새로운 학교 만들기'는 단순 전달식이나 반복 학습이 아닌, 학생들 스스로 창의성을 바탕으로 학습할 수 있는 교육 방법 및 환경을 세우는 것이다.

학생들 스스로 공부와 학습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배움을 외면하게 되고, 그러한 외면은 시간이 지나면서 실증과 짜증으로 커지게 된다. 결국에는 배움에서 도피할 거라는 현실적 우려가 동기였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공부 방법과 학습 환경의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학교 현장이 바뀌면 자연스럽게 학생들도 학교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조금씩 바꿔가는 것은 물론이다. 또 스스로 판단해 필요한 공부를 찾는다. 초등교육포럼 교사들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학력 문제에 대한 해결도 '새로운 학교 만들기'에서 찾는다.

학생들 스스로 찾아서 하는 공부는 기존의 단순 전달식 교육이 가져오는 결과를 뛰어넘어 높은 학업성취도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의 바탕에는 방송매체 등에서도 소개된 일본 아키타현의 시골 초등학교가 일본 전국 학력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사례가 있었다. 이 학교의 공부 방법은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학습으로 알려져 학생들이 공부에 관심만 갖는다면, 학생들의 학력 수준도 자연스럽게 오른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외 사례 공부 학습방법 연구

 현재 초등교육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교사는 100여명에 이르며, 매월 정기모임을 갖고 학습 방법과 학교 현장의 변화 를 모색한다. 국내외 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재작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직무연수를 열기도 했다. 모임에 참여하는 교사들은 학년·교과별·학교 중심 모임 등 각각의 성격에 맞춰 모여 서로 교육 방법을 이야기하면서 각자 공부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공유한다. 협동 학습이나 아이들과의 대화법을 공부하기도 하며 지역별로 네트워크를 구성해 새로운 교육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해결책을 찾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공개수업을 통해 그 가능성을 엿봤다. 교사의 가르치기 능력을 소개하는 것이 중심이었던 기존 수업공개 형식과는 다르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도록 하고 수업이 진행되는 중간 중간 어떤 부분에서 배움이 일어나는지 관찰해 학생 개개인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아내기 위한 공개수업이다.

공개 수업 이후 마련된 토론의 자리에서는 많은 교사들이 새로운 학습 방법의 성과와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개인적으로 학생들의 자발적 학업 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 사이에서 공감이 일었고, 많은 참여가 이어졌다.

초등교육포럼에서는 올해 그동안의 과정을 통해 연구하고 정리한 내용을 학교 현장에 반영하려는 시도를 준비 중이다. 새로운 공부 방법에 대해 동의하는 일부 교사들을 중심으로 일선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과정을 통해 학교 현장을 바꾸려는 것이다.

앞선 일본의 사례나 방송 매체를 통해 알려진 타 시도의 우수 사례 학교 등을 보며 인천지역에도 새로운 학교가 한 곳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의지를 현실화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러한 시도가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과 필요한 것들이 있다.

 인천에도 새로운 학교 모델 만들기

 우선 일선 학교의 교육과정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교장의 의지가 뒷받침돼야 하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 사이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교사와 교사들 사이의 동의와 공동 노력은 기본 요건이다. 교사들이 의지를 갖고 새로운 교육 방법에 대한 시도를 하려 해도 교장의 공감과 동의가 없으면 일선 현장에서 시도되는 것은 어렵다.

또 새로운 공부 방법에 대해 학생들 스스로 쉽게 이해하거나 적응하고, 학부모들이 이러한 공부 방법의 변화에 대해  동의해 주어야 한다. 동료 교사들도 현 교육 현장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공부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응원해줄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시교육청의 행정적 지원이 더해지면 인천에서도 일본이나 타 시도의 우수 학교 사례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실제로 초등교육포럼에서 진행한 공개수업과 토론회 성과에 대해서는 인천시교육청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전담 부서나 의지를 갖고 추진하려는 실무팀이 없다는 게 현실적 어려움이다. 이를 극복한다면 적어도 초등학교 교육 현장의 전달식 교육은 사라질 것이고, 학생들도 학교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학습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초등교육포럼의 임병조 교사는 "학력은 학생들이 공부에 얼마나 관심을 갖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며 "올해부터 조금씩 학교 현장의 공부 방법을 바꿀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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