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힘내기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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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의 힘내기 비법
  • 장현정
  • 승인 2018.07.18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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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진심을 주고받기 - 장현정/공감미술치료센터 상담팀장
 
공감미술치료센터 장현정
 
유독 바쁜 월요일이었다. 아들을 등원차량에 태워 보내고 바로 출근하여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쉼 없이 일했다. 점검을 맞이해 서류를 정비하느라 잠시도 시간을 허투루 쓸 수 없었던 그 날, 화장실을 겨우 갈 정도로 빈틈없는 하루를 보냈다. 저녁이 되자 피로가 몰려왔다. 집에 가서 남은 작업을 마무리 할 생각으로 일단 퇴근을 했다. 어중간하게 들어서면 잠들려는 아이가 깨어나 일이 더 늦어질 수 있으니 아이가 완전히 잠 들었을만한 시간에 집에 들어섰다.
 
현관문을 열는 순간, 발소리가 들렸다.
아프리카의 넓은 초원의 얼룩말처럼 우렁찬 발소리였다.
‘두다다다다다다’
 
낭패였다. 아이가 아직 잠이 들지 않았었던 것이다. 집에 도착해서 바로 일을 마무리하려고 편히 쉬려고 했던 계획이 틀져버렸다. 남편에 대한 짜증과 원망이 살짝 고개를 들었다.
‘지금이 몇 시야? 아이를 진작 재웠어야지’
 
그 때 아들이 달려와 내 다리를 두 손으로 힘차게 끌어안았다.
다정하고 따뜻한 목소리, 한껏 어리광을 담은 목소리로 불러댔다.
“엄마”
“엄마”
 
아들을 안아주려고 몸을 낮추자마자 무릎을 타고 올라와 목에 손을 감았다. 아이의 작은 어깨가 내 품에 쏙 들어온다. 아이가 온 마음과 온 몸으로 나를 안아주었다. 바쁜 하루, 한껏 긴장되었던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아이가 까르르 웃으며 말했다.
“좋아”
“좋아”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엄마도 네가 좋아.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
 
누군가를 만나면서 이렇게 진심으로 대하고 대화하고 소통한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나는 누군가를 이렇게 반겨본 적이 있었나, 누군가 나를 이렇게 반겨주면 나는 그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상대방의 의도를 알아채기 위해 온갖 추측을 하며 지내지 않았나.
 
혹시라도 무시하지 않을까 미사여구를 붙이고 전문용어를 사용하고, 경계를 침범 당할까봐 두려워 선을 긋고, 상대방의 말이 진심인지를 의심하고 아닐 것이라 전제하며 계산하고 따지고 견제하며 살아오지 않았었나.
 
내 아이를 통해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배운다. 진심을 주고받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운다. 그리고 그 진심이 상대방을 얼마나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지를 배운다. 아이를 통해 사랑을 배운다. 참 좋다.
 
장현정/공감미술치료센터

 
사진출처 : https://blog.naver.com/dnfldjaak555/220275327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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