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구실 못하는 인천관광공사 필요한가?
상태바
제 구실 못하는 인천관광공사 필요한가?
  • 김도연
  • 승인 2010.02.10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영성과도 없고, '히트상품'도 없고…
'부채 경영'과 '관광상품 개발 미흡'이란 지적을 받는 인천관광공사. 

취재:김도연 기자

인천관광공사가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영성과도 별로 없고, '히트상품'도 없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이럴 바에는 왜 공사를 설립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천관광공사는 지난 2006년 2월 16일 기념식을 갖고 출범했다.

출범 초기에 인천관광공사는 관광자원개발사업, 관광진흥사업, 대형 축제와 박람회 등의 수탁대행, 월미공원의 관광자원화 사업, 송도유원지 개발사업, 인천복합역사 운영, 국제회의와 국제이벤트 사업 등 일곱 가지를 대상 사업으로 정했다.

2010년 현재 인천관광공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된 주요 사업은 관광자원의 개발, 관광 상품의 개발, 컨벤션 유치, 국내외 관광마케팅, 관광환경 개선사업, 부대사업 등 모두 여섯 가지이다.

출범 초보다는 관광 자원의 개발을 바탕으로 한 관광 인프라 구축에 좀 더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인천관광공사에 대해 주변에서는 여전히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쓴 소리를 한다. 일부에서는 "성과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오히려 거기에 빠져 더 게으른 것 아니냐"는 식의 질타를 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지적에는 경영 성과가 뚜렷하지 못했던 지난 4년 동안의 과거도 한 몫을 차지한다. 경영성과의 저조는 단순히 재정상의 적자 운영 때문만은 아니다. 그동안 뚜렷한 '히트상품'을 만들어 내지 못한 것도 포함된다.
 
'어려운 살림살이'로 수익 구조 약해?
 
인천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공사의 공사채 발행 규모는 1천100억 원에 달한다. 2009년 말 기준으로 전체 자본 대비 부채 비율이 70%에 이른다.

이런 관광공사의 부채 비율은 출범 원년인 2006년과 2007년까지만 하더라도 1%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지난 2008년 들어서며 27%로 늘어나더니 지난해에는 70%까지 증가했다. 공사채는 지난해 7월 송도에 완공한 총 550실 규모의 호텔 두 동을 건립하기 위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수익 구조는 어떨까?

인천관광공사 관계자가 밝힌 송도 브리지 호텔과 파크 호텔의 가동률은 지난 세계도시축전 동안 80% 이상이었으며, 현재는 45%를 보이고 있다. 이 두 호텔에서 발생하는 월 평균 수익은 1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경제자유구역청 소유인 송도컨벤시아의 위탁 운영으로 발생되는 운영 수익이 평균 1천만 원에 이른다. 현재 월 평균 수익은 1억1000만 원 정도다.

2008년 기준 인천관광공사 직원들의 월 평균 임금은 312만 원으로, 전체 직원 87명으로 계산하면 한 달 인건비만 평균 2억 7천100만 원을 넘어선다. 한 달 수익이 전체 인건비의 절반 수준도 못 미치는 것이다. 그나마도 수익은 지난해 여름부터 발생했다.

결국 사업비 등 전체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매년 수십억씩 인천시에서 원조를 받아야 하는 형편으로, 부채 상환은 꿈도 못 꾼다.

인천관광공사는 두 호텔 가운데 한 곳을 매각해 부채를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관광상품 개발 어디까지 했나?

 그동안 인천관광공사가 개발한 관광상품은 조악한 수준이다.

인천관광공사가 밝힌 2008년도 '인바운드 여행상품'은 모두 29개(1만1천800여 명). 지난해에는 139개(3만8천100여 명)로 크게 늘렸다.

'인바운드 여행상품'이란 외국 등 바깥에서 인천을 방문한 손님들을 맞이한 여행상품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천관광공사의 인바운드 여행상품은 대부분 월미도, 차이나타운, 개항장 등 기존의 관광지들을 연계한 투어 프로그램일 뿐이다.

인천관광공사의 국내 관광상품 개발은 인천관광 20선, 인천 섬스테이, '인천으로 通하였느냐', 팔미도 인천대교 투어, '꽃보다 남자 따라잡기' 인천촬영지 투어, 인천세계도시축전 인천투어, 국내 최대 인천대교 투어, 'Love Story 인천별빛열차' 투어 등 일곱 가지에 불과하다.

그나마 국내 여행상품은 개발 프로그램의 모습을 갖추었다. 하지만 그 수가 일곱 가지에 불과하고, 종료된 상품이 대다수여서 신상품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국내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여행사의 국내 여행상품 가운데 인천과 관련된 것은 백령도, 대청도, 석모도 등 섬과 관련된 상품뿐이다. 인천과 관련한 관광상품 개발이 섬에 국한돼 있는 것이다.

인천관광공사 최재근 사장은 출범 첫 해인 2006년 해반문화사랑회 포럼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인천관광공사'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이 자리에서 최 사장은 인천의 관광 자원을 155개의 유무인도와 천혜의 갯벌 및 해안,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는 역사문화자원, 첨단 국제도시 등으로 꼽았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관광 자원을 활용한 상품 개발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마케팅 고민보다 영업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관광공사

호텔이나 컨벤시아 등 직간접적 경영 인력보다 기획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최재근 사장은 '해반포럼'에서 인천관광공사의 역할로 '관광 매력의 발굴 및 상품화'를 첫 번째로 꼽았다. 새로운 관광 상품의 개발과 마케팅은 관광공사가 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기능인 동시에 중요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인천관광공사에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담당하는 인원은 전체 87명 가운데 16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71명은 모두 공사의 경영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업무를 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인천관광공사가 제 구실을 못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관광에 대한 관심이 낮은 이유도 있지만, 인천관광공사가 개발한 관광상품을 체험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호텔 경영이나 컨벤시아 사업 등에 주력하면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것도 한 부분을 차지한다.

관광에 대한 고민보다는 "우선 살고보자는 식"의 경영에 몰두하는 게 지금의 관광공사 모습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자립 경영을 위해 필요한 과정을 밟고 있다고 볼 수 있어도, 관광상품의 지속적인 개발과 홍보활동을 통한 관광객 유치 등 제 구실을 외면해서는 관광공사 탄생 배경 자체를 부정하는 꼴일 수밖에 없다.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관광상품의 개발과 홍보라는 역할을 외면하지는 않는다"며 "인천관광공사가 자리를 잡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획 인력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의 시간이 배우고 학습하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역할을 충실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시간으로 만들겠다"라며 "올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면서 한 단계 높이 발돋움하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인천관광공사가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려면, '살림'에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상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