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칼럼] 초고층 전망대를 자랑하려면 - 박병상
상태바
[생태칼럼] 초고층 전망대를 자랑하려면 - 박병상
  • 박병상
  • 승인 2019.11.26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병상 / 인천도시생태연구소 소장

 

청라시티타워 조감도
청라시티타워 조감도

6개월 전 동춘3동에서 앵고개를 넘어 동춘1동으로 이사를 했다. 송도신도시가 자리하기 이전, 조개잡이를 위해 갯벌에 드나들던 맨손어업 종사자들의 고단했던 삶터 소암마을이 있던 곳이다. 소음이 끊이지 않고 베란다를 열기 무섭게 먼지가 밀려들던 간선도로 옆 아파트에서 멀리 벗어나니 승용차 없이 다소 불편하지만 한결 쾌적해졌다. 이른 아침에 베란다로 나가면 떠오르는 햇살로 한 쪽 면이 빛나는 초고층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많은 이가 동북아무역센터라고 말하는 건물인데, 겨울에 접어들면서 희부옇게 변한다. 미세먼지 때문이다.

2016롯데월드타워가 솟아오르기 전까지 잠시 한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에 등극했던 동북아무역센터는 높이 305미터다. 만년 2위를 우스개로 요즘 유행어로, “콩라인이라 말한다던데, 이름이 포스코타워-송도로 바뀐 현재, 머지않아 콩라인도 양보해야 할지 모른다. 서울과 부산에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건물들이 완공을 서두른다하지 않던가. 그렇더라도 포스코타워-송도는 초고층빌딩이 즐비한 송도신도시에서 분명히 독야청청하다. 인천 최고 높이임에 틀림없는데, 이런! ‘청라시티타워가 그 영예를 빼앗을 모양이다.

우여곡절을 딛고 마침내 청라시티타워가 착공했다. 강화와 서울 남산은 물론이고 북한 개성도 한눈에 들어온다는 청라시티타워는 인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착공식에 참석한 이는 찬사를 보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448미터로 세계 6위라지만 인천은 물론이고 한국 최대의 높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서울 송파구의 롯데월드타워는 550m가 넘는다. 2020년 완공 예정이라는 서울 강남구의 현대자동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570미터를 넘길 거라고 호언했다. 그런데 한국 최고? 아리송하다.

서울 여의도와 부산 해운대 일원의 하늘을 찌르며 올라가는 건물들도 청라시티타워보다 높을 예정이라는데, 청라시티타워는 건물이 28층에 불과하다. 청라시티타워는 아래 쪽에 조성할 건물 높이를 자랑하는 게 아닌 모양이다. 상하이의 동방명주처럼 건물보다 전망이 가능한 건축물 공간의 높이를 거론하는 가보다. 롯데월드타워 역시 꼭대기 층에서 전망이 가능하다던데, 전망 전용 건축물의 높이는 별도로 분류하는 세계기준이 있는 건가? 여전히 아리송한데, 50년 동안 운영할 민간회사는 적지 않은 승강기 이용료를 요구하겠지.

경제 사정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20095, 한 언론은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대한민국의 마천루 건설계획을 걱정했다. 당시 세계에 100층이 넘는 건물이 5개에 불과한데 우리나라는 10개 가깝게 추진되기 때문이었다. 우리뿐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에서 경쟁적으로 올리려는 100층 이상의 건물 건축 붐을 2007뉴욕타임스선진국 진입에 대한 열광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했는데, 분석이라기보다 조롱에 가까웠다. 청라시티타워도 애초 110층 건물을 기획했다. 사정 상 무산된 송도신도시의 151613m 쌍둥이 빌딩 인천타워가 예정대로 세워졌다면 지금 자랑거리일까? 북한의 105323m 유경호텔처럼 부담으로 남지 않을까?

최근 영국 가디언기자의 심층 취재를 우리말로 번역해 엮은 스리체어스의 지구에 대한 의무지구에서 가장 파괴적인 물질로 시멘트를 꼽았다. 지난 60년 동안 배출한 80억 톤의 플라스틱 총량보다 많은 시멘트를 지난 2년 만에 생산했다며 콘크리트에 포함되는 탄소함량은 지구 자연환경의 총량을 넘어선다고 기자는 밝혔다. 세계에서 1년 동안 사용한 시멘트로 영국의 산과 계곡을 평편하게 메워 테라스처럼 만들 수 있다면서 미국이 20세기 100년 동안 사용한 시멘트를 3년에 소비하는 중국이 세계 시멘트의 절반을 생산한다고 덧붙인 기자는 철근콘크리트 건축물과 부정부패의 불가분 관련성을 지목했다.

110층을 28층으로 줄여도 초고 높이의 전망대가 될 청라시티타운은 인천의 어떤 랜드마크로 등극될까? 착공식을 주의 깊게 취재한 기자는 인천시가 친환경도시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는 견해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밝혔다. 착공식이 열린 날 인천 상공을 덮은 미세먼지가 주변 경관을 대부분 희뿌옇게 만들었다고 안타까워한 기자는 다른 질문을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근사한 랜드마크의 높이보다 인천의 대기환경 개선이 시급한 게 아니었을까? 분명한 것은 시멘트 소비가 늘어날수록 대기환경은 악화된다는 사실이다.

일본 도쿄의 634m 스카이트리나 중국 상하이의 468m 동방명주를 염두에 두고 있을까? 그럴 가능성이 높을 텐데, 바다와 도시를 전망하고 다양한 쇼핑과 전시장을 관람할 수 있도록 꾸밀 청라시티타워에 국내외 관광객이 운집하길 기대하는 인천시는 안타깝게 시민들이 청라시티타워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거의 살피지 않았다. 포스코타워-송도를 인천시민이 자신의 자랑으로 여기지 않듯, 착공했으므로 청라시티타워를 랜드마크로 덥석 받아들이는 건 아니다.

50년 동안 이윤을 남기며 운영할 민간업자는 누구이고 어떻게 선정할까? 하지만 운영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떤 시설을 어떻게 조성해 시민과 어떤 마음을 나눌지 궁금해지는데, 그 여부를 이제부터 시민과 얼마나 논의할지 역시 궁금해진다. 무엇보다 청라시티타워 완공 전까지 인천의 대기환경을 어떻게 개선하려고 노력할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