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진의 마을탐험기] 학교, 마을을 고민하기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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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의 마을탐험기] 학교, 마을을 고민하기 시작하다.
  • 정혜진
  • 승인 2019.12.11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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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당근 운동회'를 열고 - 정혜진/마을교육공동체 '파랑새' 대표
당근 운동회에서 지역 주민과 아이들, 학부모님이 어우러져 공 던지기를 하고 있다.
당근 운동회에서 지역 주민과 아이들, 학부모님이 어우러져 공 던지기를 하고 있다.

지난 1123일 도화2,3동에 위치한 대화초등학교에서는 이색적인 운동회가 열렸다. 다름 아닌 당근운동회’. 당근운동회는 당신 근처에서 열리는 운동회의 줄임말로 민·관·학 거버넌스의 결실이기도 하다.

과거 학교마다 마을마다 운동회가 열리던 때가 있었다. 그때의 운동회는 마을의 잔치였고, 학교의 굉장히 큰 행사였다. 하지만 이 행사는 거의 열리지 않은 지 오래다.

그런 현실에서 민과 관, 학이 함께 다시 마을 운동회를 준비하고 진행한 학교가 있다. 바로 대화초등학교이다.

미추홀구는 혁신지구 시즌1을 마무리하고 시즌 2를 준비하고 있다. 어느 구보다 선진적으로 활발히 마을활동과 마을 교육활동이 진행 되고 있는 미추홀 구 안의 모든 학교는 혁신학교이다. 대화초등학교는 혁신지구안에 있는 학교로 교육청 행복 배움 학교로 올해 1년차를 진행 하고 있다. 민관학거버넌스를 진행하며 온()마을 학교를 학교에서도 열리고 있다.

온 마을이 학교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 동안 민간영역에서만 진행되던 온 마을 학교가 같은 맥락으로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주축이 되어 진행되는 것이다. 대화초등학교는 2019년 온 마을 학교 시범교로 지정되어 학교에서부터 마을을 고민하고 함께 해 보고자 시도되고 있다.

이번 온 마을 학교는 지난 9월부터 미추홀구청, 도화2,3, 주민자치회, 학교 운영위원회, 선생님 등 마을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여 회의를 진행하였다. 올해 우리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일들과 향후 마을을 고민하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였다. 이는 관과 학의 장벽을 허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지역 공동체와 연계하여 제1회 당근 운동회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대화초 교감선생님의 환영사와 도화2,3동의 동장님, 주민자치위원장님의 축사가 이어지고 있다.
대화초 교감선생님의 환영사와 도화2,3동의 동장님, 주민자치위원장님의 축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 프로젝트 사업을 주축으로 진행하신 대화초등학교 김미옥 (연구부장)선생님은 "마을 속 아이들의 성장과 배움을 돕고 함께하는 온(따뜻할 온) 마음으로 모두의 행복에 불을 밝히는 ON교육이 온마들 학교라 생각하고, 마을 안에서 다양한 배움 활동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준비하게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마을공동체 교육에 대한 공동의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어려웠고 철학이나 관점의 공유를 해 나가야 할 숙제가 생긴 것 같다고 이야기 한다. 이어 당당하고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과 가정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마을에 관심을 가지는 선생님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마을의 다양한 일들을 학교와 함께하고 혹은 학교의 다양한 일들을 마을과 공유하며, 학교가 도심 속 외딴 섬이 아니라 누구나 믿고 함께하는 곳이 학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자라고 있다.

다양한 문제로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현 사회의 문제는 담을 쌓는 것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옆집 사람을 모르니 무섭고 서로 믿지 못하는 사회가 되다 보니 골목이 무서운 지금의 우리 사회에서 마을안의 문화를 바뀌어 가기위해 많은 어른들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것이다.

 

유소연 학부모님은 마을 주민과 아이들이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좋고 우리 마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마을 공동체와 함께한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여 마을의 어른으로 자라나 또 다시 우리 마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아이들 덕분에 웃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더 많은 마을 분들이 더 많이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마을 어르신들, 아이들, 학교 선생님등 다 같이 참여해 주셔서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현영 예그리나 대표는 민관학 거버넌스는 한쪽으로 의견이 치우치지 않고 서로의 의견이 잘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운동회가 진행되는 3시간 아이들의 끊이지 않는 웃음소리에 즐거운 하루였다.”고 말했다.

마을과 학교의 단합심을 보여주는 다양한 게임이 진행 되었다
마을과 학교의 단합심을 보여주는 다양한 게임이 진행 되었다

마을 안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그 안에 여러 문제들이 있지만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하는 것들이 산재한다. 마을 안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마을의 이야기를 함께 해 나갈 수 있는 공론장, 마을에서 다양한 평생학습이 이루어지는 학습장, 마을의 다양한 복지가 연결되는 복지의 장이 학교가 되고 학교는 마을의 다양한 사람들을 품을 때 비로소 온 마을 학교는 실현될 수 있다. 그런 마을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다시 어른이 되었을 때 보고 자란 그대로 행하고 마을이 유지 발전 될 수 있다.

깨진 공동체를 회복하는 방법은 지금의 어른들이 어떤 문화를 만들어 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면, 온 마을 학교가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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