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그리고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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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그리고 아이들
  • 정혜진 시민기자
  • 승인 2020.03.1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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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의 마을 탐험기]
(13) 공동체를 다시 생각하는 예그리나 -정혜진 마을교육 공동체‘파랑새’대표

마을에서 아이를 키우는데 얼마 만큼의 노력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신 적이 있는지.

우리가 자라던 시절에는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가 당연했고,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골목과 공원도 당연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을 생각해 보면 참 미안한 마음이 먼저 앞선다. 아이들 낳아 키우며 새삼 아이 키우기가 참 힘들구나 생각이 드는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맞벌이를 해야 삶이 유지되는 현대사회에서 핵가족화가 만들어낸 여러 문제 중 하나가 육아다. 대가족 시기에는 돌아가며 아이들을 보거나 공동으로 돌볼 수 있었다.  육아 인력과 농사 인력이 나뉘기도 했고, 농촌의 특성상 아이들 데리고 나가 일하며 아이를 돌보기 쉬웠다. 그러나 산업화와 핵가족화는 그 방식을 그대로 이행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런 마을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모인 엄마들의 공동체 '예그리나'를 소개한다.

직접 만든 가면을 쓰고 가면놀이 중인 아이들
직접 만든 가면을 쓰고 가면놀이 중인 아이들

 

예그리나는 20182월 저층주거지 개선사업의 일환인 더불어 사업의 희망지로 선정되며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 전에는 소소히 모이던 도화동 대화초등학교의 엄마들의 모임이었다. 그러나 마을의 여러 문제가 아이들의 문제로 인식되며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직접 다양한 문제를 접해보고 해결해 가기위해 모이게 되었다고 한다. 학교가 끝나면 놀 곳이 없는 우리 사회는 학원을 가지 않으면 친구를 만나기 어려워서 아이들이 친구를 사귀려고 학원에 보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 까지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입시교육에 밀려 아이들의 놀이터가 학원이 된지 오래인 것도 사실이다. 마음 놓고 아이들을 맡기려고 해도 마땅히 그럴 곳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현실을 극복하고자 삼삼오오 모인 예그리나는 아이들이 놀 거리와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됐다. 아이들의 통학로에 주차된 차들로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은 뒷전으로 몰린 현실을 어떻게 바꾸어 갈지가 고민하고 있다.

 

예그리나 회원들은 마을의 문제가 무엇인지 진단하고, 전문가를 초청해 교육도 받고 문제 해결 방법을 모색하기도 한다. 놀 공간이 없던 아이들을 위해 거점시설을 개방해 언제나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만들고 오후 돌봄도 진행한다. 학교가 끝나고 학원차가 오기 전 잠깐의 시간, 학원을 가지 않거나 학원이 끝난 아이들이 방황하게 되는 일을 조금이라도 방지하고 어머니들의 불안을 덜기 위해 매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자원봉사에 나선다. 이렇게 마을에 관심을 가지고 나니 더 많은 사람의 생각을 알고 싶어 마을 토론회도 2회 개최하였고 마을 안 다양한 소리를 듣기고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마을의 문제를 알아보고 해결 방법을 찾기위한 활동과 원탁 토론회 사진
마을의 문제를 알아보고 해결 방법을 찾기위한 활동과 원탁 토론회 사진

이런 과정을 거치며 올 2월 예그리나는 2주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회의할 공간이 없어 인근 대화초의 과학실과 평생학습실을 빌려 회의를 하였으나 2년 만에 마을의 기업인 소성주의 우원과 더불어 사업의 대상지까지 되었다. 현재 예그리나는 여러 프로그램으로 아이들과 어머님들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온마을 학교', 어머님들의 자원봉사강좌를 추가해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아이들 시간이 이롭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작은 마음이 모이면 큰 힘이 된다는 건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주 경쟁 상태에 놓이다 보니 아이들에게도 경쟁을 강요하는 일이 일상이 되고 있다. 옆집 아이보다 내 아이가 조금 더 좋은 성적을 위해 고급 정보는 나만 알고, 내 아이에게만 알게 하며 어려서부터 이기주의를 체질화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해 봤으면 한다. 아이들에게 우리 모두가 행복하고 안전하게 사는 방법을 고민하고 마을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역시 아이들에게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몸으로 교육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김현영 예그리나 대표는 "석정로 289 태화상가 3층 예그리나 공간은 월요일~금요일 오후1시부터-5시까지 봉사로 꾸려나가는 공간입니다. 낯선 공간이라 어렵게 생각마시고 우리 마을에 꼭 필요한 이 공간을 함께 꾸려나갔으면 좋겠습니다.”고 전한다.

예그리나는 도서관이나 사설 문화센터, 놀이 공간조차 없는 지역의 열악한 문화 환경을 극복하고자 주민이 발 벗고 나서서 운영되는 공간입니다. 예그리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에서도 기본 틀에 맞추어, 모든 사례를 끼워 맞추지 마시고 다양성을 인정하시면서, 진정으로 주민에 의한 마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하고 귀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다양한 봉사활동을 아이들과 함께하며 아이들에게 공부이외의 것을 교육하는 예그리나
다양한 봉사활동을 아이들과 함께하며 공부 이외의 것을 교육하는 예그리나

마을에는 다양한 문제가 있다. 아이들을 키우기에도 다양한 문제가 있다. 하지만 핵가족화되면서 가족 내에서만 해결하는 데는 한계에 도달하곤 한다. 우리 모두가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고민하고 조금씩 힘을 합치면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지금과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내 아이만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가 좋은 대학에 적성에 맞는 대학에 가도록 돕는다면 지금처럼 몇 년을 책상 앞에서만 보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모두가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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