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돌아온 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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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돌아온 싱글
  • 장재영 시민기자
  • 승인 2020.03.25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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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긴장된 마음으로 뉴스를 확인한다.

 

“오늘은 혹시... ”

“하.. 진짜 장난아니네.. 어떡하지?.. 아.. 진짜 어떡하지??? 휴...”

 

불과 한달 전,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한국을 혼란에 빠트릴 즈음,

결혼식을 2주 앞둔 나는 눈앞이 캄캄해질 지경이었다.

 

“재뽕아.. 결혼식 어떡해? 그냥 하는거야? 연기 안하고?

사촌동생은 연기한다더라.. 아니.. 그냥 그렇다고.”

 

친구들 및 지인들로부터 우려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중에는 기운 빠진 내 목소리를 듣고 용기를 주려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얌마.. 넌 걱정하지 말고 준비나 잘해. 마스크 쓰고라도 꼭 갈테니까”

“샘은 진짜 액땜 제대로 하네요. 나중에 진짜 잘 살 것 같아요.”

 

하지만, 시일이 점점 다가올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되기만 했고

결국, 5일을 앞두고 중대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용기를 주었던 사람들이 너무 고맙지만 그들도 적잖이 불안했으리라..

무엇보다 그런 중요한 순간을 ‘그냥 적당히 빨리 하고 치우자’ 하는

생각이 드는건 정말 아닌 것 같아 결국 결혼식 연기를 결정하게 되었다.

결단을 내리고 나니 불안한 마음은 잠시 편해진 듯 했지만 그 후로 몇일 간은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허탈감이 밀려오며 멍한 느낌에 사로잡혀 있던 것 같다.

 

최근 ‘코로나 블루’라는 신종어가 생겼다.

이는 ‘코로나’와 blue(우울감)의 합성어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말한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상생활에 제약이 걸리고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나의 경우, 무기력감을 느끼고 나서 했던 것은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일 찾기였다.

마침 신혼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정리가 필요했고 집안정리가 되어갈수록 만족감은 차오르고 신혼집은 더더욱 이뻐졌다.

직장에 휴무를 받아 시간이 널럴한 친구와는 그간의 밀린 통화를 하며 서로를 지지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코로나로 인한 무기력감은 서서히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얼떨결에 싱글로 돌아온 나에게 친구들은 ‘최단기 돌싱’ 이라는 별칭을 지어주었고

(친구 기분이 쳐질까봐 우스갯소리로 하는 짓궂은 농담이지만)

 

요즈음은 나와 같이 싱글로 돌아온 ‘자기’ 와 함께 새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로 상담도 취소되고 집에서 보내는 김에 낡은 신혼집에 페인트도 칠하고 번쩍번쩍 빛이 환한 전등도 달아보았다. 저녁에는 서툴지만 설익은 요리도 해먹으면서 싱글생활의 마지막 클라이막스를 마음껏 누린다. 부부로 지낼 앞날을 계획하면서 하루하루 가까워지는 시간을 보낸다.

단기간에 무척 다양한 경험들을 하고 함께 큰 산을 넘고 있는 기분이 한편으로는 든든하고

위로가 되는 느낌이라 앞으로의 날들이 기대가 되고 있다.

이제 곧 다가올 진짜 결혼식은 진짜진짜 기대가 된다. 부디 별일 없기를..

 

 

<‘코로나 블루' 예방을 위한 전화 무료상담 서비스>

* 한국심리학회 심리상담 무료전화 070-5067-2619, 070-5067-2819 (9am~21pm)

* 한국상담학회 심리상담 무료전화 1522-8872 (12pm~24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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