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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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 (6)
  • 작은책방지기
  • 승인 2020.06.12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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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초상》 《내 안에는 사자가 있어, 너는?》《배려의 말들 –마음을 꼭 알맞게 쓰는 법》
《슬픔은 날개 달린 것》 《나무의 언어》

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3일부터 격주로 소개합니다.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나비날다책방' '딸기책방' '우공책방' '책방산책' '책방시점 ' 책방지기 5분입니다.

 

◇ 나비날다책방 추천도서 : 《건물의 초상》, 김은희, 단추

공간에 새겨진 삶의 무늬와 결을 그리는 김은희 작가가 괴안동189-00번지 4층에 작업실을 얻으며 창문으로 바라본 건물의 초상화, 동네에 있는 건물들의 정면을 오래도록 찬찬히 들여다보며 그린 그림 에세이입니다. 조금씩 벌어지는 타일 틈새, 덧바른 벽지처럼 남아 있는 예전 간판들, 잔뜩 쌓인 물건과 공구들, 칠이 벗겨진 녹슨 표면,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물들을 그리면서 그 속에 사람들의 삶이 켜켜이 쌓이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 책을 만나는 순간, 위로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살던 집이 헐리고 아파트단지가 되어버려 내 삶을 송두리째 도둑맞는 느낌이었는데, 기록이 삶의 한때를 증언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글 한 줄 한 줄이 가슴에 쏙쏙 박힙니다. “반듯하지 않고 조금은 구부러지고 찌그러진 곳들에서 하루를 밀어올리며 들쳐올리며 다들 살고 있구나.”

 

◇ 딸기책방 추천도서 : 《내 안에는 사자가 있어, 너는?》, 가브리엘 클리마 글, 자코모 아그넬로 모디카 그림, 유지연 옮김, 그린북

고양이 같은 아이는 활달하지만 수줍음도 많이 타요. 물고기 아이는 말을 아끼는 편이지요. 파리 같은 아이는 주변 사람들을 잠시도 가만히 두지 않고, 토끼 아이는 언제나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다니죠. 당신은 어떤 아이였나요? 지금은 어떤 어른으로 살고 있나요? 각자 타고나 기질대로 잘 살고 있는 거죠?

 

◇ 책방산책 추천도서 : 《배려의 말들 –마음을 꼭 알맞게 쓰는 법》, 류승연, 유유

배려란 무엇일까? 나는 배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내가 배려라고 행한 행동을 상대도 배려로 받아들일까? 배려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아마 배려가 그다지 쉽지 않은 일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먼저 경험한 어려운 일을 똑같이 겪고 있는 사람에게 순수한 마음으로 조언하는 것이 배려일까 아닐까? 내 기쁨 혹은 슬픔을 옆 사람과 나누는 것은 나와 상대 모두에게 배려가 될 수 있을까? 너를 위해 하는 말, 선의의 거짓말은 언제는 맞고 언제는 틀릴까? 사전은 배려를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씀’이라고 정의한다. 저자는 마음을 쓰되 어떤 마음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아야 배려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진정한 배려는 선한 마음이 아니라 나와 타인과 상황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 책은 우리를 그 길로 이끄는 쉽고 명료한 배려 안내서이다.

 

◇ 책방시점 추천도서 : 《슬픔은 날개 달린 것》, 맥스 포터, 황유원 옮김, 문학동네

살면서 좋은 작가와 그 작품을 알게 되는 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좋은 번역가를 만나는 것도 그에 못지 않은 '복'이라는 걸 실감합니다. 시인이기도 한 번역가는 소중한 사람을 잃은 한 사람의 감정의 흐름을 맛깔나게 다시 차려냈습니다. 그것도 원전의 독특하고 난해한 리듬감을 잃지 않고 말이죠. 이제 우리는 책과 관련한 질문을 하나 더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좋아하는 번역가 있으세요?

 

◇ 우공책방 추천도서 : 《나무의 언어》, 귀도 미나 디 소스피로, 송여울 옮김, 설렘

이 책의 주인공은 주목입니다. ‘살아서 1000년, 죽어서 1000년, 썩어서 1000년’, 그래서 3000년을 산다는 주목이 자기의 삶을 인간의 삶과 함께 대조해 그려낸 소설입니다. 주목은 어머니나무가 생을 마쳤을 때는 애도하면서 삼십 년간 자라지 않죠. 하지만 떡갈나무들이 숲을 은밀히 침범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만들어낸 독소로 침입자들을 물리칩니다. 주목은 인간이 나무를 어떻게 베는지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고, 자기도 쓰러지지만 결국 땅속뿌리로 다시 싹을 피웁니다. 작가는 유머와 박식함으로 인류의 역사를 나무의 세계에 빗대어 흥미롭게 풀어냈습니다. 이 책은 전설과 환상, 자연과 인성, 역사를 아름답게 그려낸 어른을 위한 동화 소설입니다. 잠시 짬을 내서 나무가 들려주는 세상이야기를 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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