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보물이 널려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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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보물이 널려 있었네~
  • 정충화
  • 승인 2011.05.03 16:5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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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화의 식물과 친구하기]1. 식물과 친구하기를 시작하며


1. 식물과 친구하기를 시작하며

작년 늦가을 오랫동안 몸을 담았던 회사의 경영악화로 졸지에 직장을 잃었다. 새 일자리를 찾는 게 쉽지 않아 전전긍긍하다가 한 지인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임시직 하나를 얻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지방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저것 따질 계제가 아니어서 결정을 하고 충북 충주에 내려와 일을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주중엔 충주에 머물고 금요일 저녁 집에 갔다가 일요일 오후 다시 내려오는 '기러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새 일터는 국가기관이며 평소 내가 좋아하는 식물 관련 분야 일. 관사 생활도 불편함이 없어 만족스럽게 생활하고 있다. 수안보 온천과 지근거리인 이곳에서 누리는 가장 큰 기쁨은 눈만 돌리면 어느 때고 수많은 식물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하루하루 새순과 꽃대를 밀어 올리는 식물을 보는 것은 경이롭고 행복하다. 하여 적은 보수와 불안정한 지위에도 불구하고 이곳 생활이 내게 주어진 특별한 선물이라 여기고 있다.

관사 주변에 조성된 야생화 화단에서 매일 새로운 풀꽃들을 만나는 것은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는 내게 더없는 위안이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다. 일터에는 많은 연구원과 공무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그들 중 누구도 야생화 정원에 눈길을 주는 사람이 없다. 늘 지나치면서도 거기 수많은 보물이 널려 있는 것을 보지 못하다니 참으로 안타까웠다.

올 봄 이곳에서는 꽃다지, 냉이, 제비꽃, 개별꽃, 쇠별꽃, 광대나물, 현호색, 산괴불주머니, 홀아비꽃대, 돌단풍, 삼지구엽초, 괭이눈, 주름잎, 금붓꽃 등 수많은 초본식물을 만났다. 또 겨우살이, 산수유, 미선나무, 돌배나무, 처진개벚나무, 산벚나무, 왕벚나무, 자두나무, 박태기나무, 살구나무 등 나무들이 꽃을 틔우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처럼 날마다 꽃잔치 속에서 생활하고 있자니 눈이 지극한 호사를 누리고 마음이 정결해져 덤으로 시도 몇 편 줍는 행운까지 얻었다. 마침 <인천in>에서 지면을 주어 여러 사람에게 식물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게 돼 기쁨이 더욱 크다. 짧은 글솜씨지만, 앞으로 철 따라 피고 지는 풀꽃과 나무들을 성심껏 소개하고자 한다. 여러분의 애정 어린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

글/사진 : 정충화(시인, 생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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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애 2011-05-04 14:09:24
저도 야생화 들에핀 꽃을 좋아합니다.
꽃이름과 꽃을 함께 볼수있으면 좋을꺼 같습니다.

설누리 2011-05-02 09:29:52
정말 좋은 기회네요. 마친 아이들에게 식물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식물에 대해 사진과 함께 자세히 알려주세요
특히 우리주변에서 쉽게 접할수 있는 것들로요
새롭게 계신곳이 충주라니 더욱 반갑습니다.
저는 문경에 친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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