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5일 대법원에서 ‘조영남 대작사건’에 대해 최종적으로 무죄판결을 내려 사기혐의로 기소된 가수 겸 화가 조영남(76) 사건이 일단락 됐다. 조영남은 대법원 공개변론에서 "예전부터 어르신들이 화투를 갖고 놀면 패가망신한다고 했는데 오랫동안 화투를 갖고 놀았나보다.
부디 저의 결백을 가려 달라. 고맙다"고 최후 변론을 마쳤다고 한다. 역시 조영남다운 공개변론이었다. 이제 조영남은 무거운 짐을 하나 덜었으니 본래의 자리인 무대로 돌아와라. 그런데 그냥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조영남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진솔하게 사과하고 나와라. 대법원 판사들이 형사사건에 대해서는 무죄를 판결했지만, 조영남이 팬들에게 주었던 실망은 아직 메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조영남이 무대를 떠나기에는 그가 가진 탤런트가 너무 아깝고 스타의 기질을 가지고 있으니 무대로 돌아와 팬들에게 열정으로 보답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무대로 돌아오기는 하는데, 그 전에 팬들과 시청자들이 왜 조영남을 비판했는지를 잘 생각해 보고 두 가지는 명심하기 바란다.
첫째, 매스컴에서 그냥 장난삼아 아버지 어쩌구 하고 함부로 부르지 마라. 보통 아버지는 당신처럼 행동하지 않았는데 자꾸 아버지라는 호칭이 들리니 귀에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
둘째, 보통 화가들은 조수를 당신처럼 쓰지 않는다. 조수는 교육도 시키고 후진 양성을 위해 공동작업도 하는 수련생이지 돈 받고 대작해주는 사람을 조수라고 하지 않는다. 근데 대법원 판결도 이런 면에서 뭔가 맥락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 같다.
조영남이 아이디어를 내고 조영남을 보조하는 작업을 했기 때문에 조영남 작품이라고 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판결한 것 같다. 그러면 교수가 아이디어를 내고 대학원생이 주로 연구를 해서 결과물이 나온 것을 교수 단독으로 논문을 게제 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말인가? 어이없는 판결이다. 어째든 대법원에서 무죄라고 했으니 그런가보다 해야지 어쩌겠는가! 그러니 이런 면을 진솔하게 사과하고 본연의 자리인 무대에 오르고 더 이상 코미디는 하지 말기 바란다.
그러고 보니 대법원 판결도 코미디이고, 화투가지고 너무 오래 놀았더니 패가망신 운운하는 조영남 말도 코미디이고, 사건 자체도 코미디로 웃기는 세상이니 개그콘서트가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우리사회를 돌아보면 국회도 코미디하고, 북한 정권도 코미디하고, 미국 트럼프도 코미디하고, 브라질 대통령도 코미디하고 있으니, 막상 개콘이 설 자리가 없다. 이제부터 코미디는 개콘에 돌려주고,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자.
그런 의미에서 일단 조영남 부터 무대로 나와라. 다음으로 법원은 국민이 이해하는 판결을 하고, 국회는 제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라. 그리고 미국 트럼프는 미국 국민들에게 맡겨보자. 그래서 법원도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국회는 국민을 위해 일하며, 조영남은 노래를 열심히 불러 국민을 즐겁게 하고, 그리고 개그콘서트가 국민을 웃게 만드는 그런 편안한 세상을 만들어 보자. 머지않아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