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 관점으로 바라본 인천애(愛)뜰 : 시청 앞 광장에서 역전광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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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 관점으로 바라본 인천애(愛)뜰 : 시청 앞 광장에서 역전광장으로
  • 이범훈
  • 승인 2020.09.2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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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칼럼] 이범훈 / 인천대학교 도시과학연구원 연구중점교수
서울시청 앞 광장(좌)과 인천시청 앞 광장

 

인천시청 앞 광장이 미래광장에서 인천애(愛)뜰로 바뀌었다. 청사 내 주차공간은 잔디밭으로 변하였고, 기존 광장과 정문 사이의 도로는 없어졌으며, 광장 남측의 네거리에 원형으로 로터리를 만들었다. 일전에 본지 칼럼을 통해 광장 재정비 정책과 관련하여 원형 요소의 고려, 계획 과정의 공론화, 광장 문화의 정착 등을 희망한 바 있는데 이들을 포함하여 인천시 광장과 공공 생활의 초석을 잘 마련하고 있다.

사실 광장이 우리에게 일상적인 개념은 아니다. 이는 광장의 개념 자체가 유럽에서 시작하였고, 시민사회 발달도 상대적으로 늦게 진행되었으며, 무엇보다도 서구 도시계획이 우리나라에 적용된 근대 이후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서울시청 앞 광장이며, 이곳의 역사적 기원은 인접한 경운궁(현 덕수궁) 대안문 앞 광장부터 경성부청과 서울시청 전면에 위치하여 100여 년이 넘게 역사적 사건의 중심지이자 공동기억의 공간으로 존재해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서울과 인천의 시청 앞 광장은 같은 위상을 가지고 있을까? 그렇진 않은 것 같다. 서울시청 앞 광장이 대한제국 성립 직전의 고종이 도시계획 일환으로 경운궁과 주변 도로를 정비하면서 만들어진 기원과는 달리, 인천시청 광장의 경우, 1981년부터 진행된 구월토지구획정리사업과 연계되어 형성하였고 인천시청이 구월동으로 이전해온 1985년 이후부터 인천시민들에게 친근한 장소로 존재해왔다. 그렇다면 인천시민들에게 친숙하고 함께한 광장은 어디일까?

우선 광장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적인 공간이며, ‘함께’ 모여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공공의 ‘장소’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는 인천시청 옆 광장과 함께 경인선의 주요 역전광장들도 인천애(愛)뜰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인천시의 경우, 1883년 개항 이후, 근대 새로운 교통수단인 철도의 부설과 함께 성장한 도시이다. 경인선이 통과하게 된 지역들은 역이 들어선 자리를 중심으로 시가지가 새로 형성되거나 기존의 도시가 더욱 발달하였고 이들은 오늘날까지도 인천시민들의 교통 중심지이자 만남의 장 등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광장을 무대로 일어난 주요 역사적 사건들인 4.19 혁명과 6월 민주 항쟁 등 민주화 운동, 2002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벌어진 월드컵 거리응원, 효순·미선양 추모 촛불 집회 등과 함께 인천시민들이 자신과 타인의 행위와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하고 경험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자 할 시, 주로 부평역, 동인천역, 주안역 등 경인선(1호선)의 역전광장들이 그 무대가 되어 왔다.

특히, 부평역 광장의 경우, 우선 경인선(1호선)과 인천 1호선이 교차하여 출퇴근하는 직장인들과 지하상가, 쇼핑몰 등 유동인구가 많으며, 인천 최대 규모 공장인 지엠(GM) 부평공장이 인접하여 과거 인천 지역 노동자의 성지이자, 동시에 대선주자, 시장 후보, 지역 국회의원 후보 등 정치인들이 유세를 펼치기 위해 가장 먼저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주안역 인근의 (구)시민회관 광장의 인천5.3민주항쟁, 동인천역 북광장의 성소수자 등 퀴어축제 지지자와 개신교 단체 간 갈등 등 다양한 사건이 일어난 공간이다.

최근 인천시에서도 광장과 함께 가로, 길 등 공공 공간(Public Space)에 대한 정책적 시도와 이들의 공공 생활(Public Life)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어 흥미롭다. 이러한 가운데 필자는 이론적 접근이나 국내외 성공적인 사례보다는 지역민의 관점이자 내부자적 시선으로 공공 공간을 살펴보고자 한 시도이다. 더 나아가 인천시만의 정체성을 가진 공공공간에 대한 발굴과 이를 지원하는 정책적 시도를 통하여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아닌 인천시민들과 함께하는 ‘장소’로 조성해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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