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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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 이현주
  • 승인 2022.11.18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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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박사의 채식이야기]
(6) 복합탄수화물과 정제탄수화물
건강과 환경을 위한 저탄소 식단, 채식이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채식을 시작하려고 하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하다. 건강하고 맛있는 채식 식단은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지, 채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바꾸려면 어떤 루틴이 필요한지 [채식연습] [30일간의 간헐적 채식]의 저자 이현주 박사(한방채식 기린한약국 원장, 한국고기없는월요일 대표, 생명다양성재단 이사)로부터 듣는 채식 이야기를 매주 연재한다. 채식 레시피 영상도 함께 연재한다.

 

흰쌀밥과 밀가루 음식, 인스턴트 식품이나 패스트푸드 위주의 식사를 하는 분들에게서 나타나는 식이장애 중 탄수화물 중독증이 있다. 이들 중 일부는 탄수화물 섭취를 하지 않으면 손이 떨리거나 신경이 예민해지는 등의 금단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것은 우리 뇌에서 탄수화물을 먹을 경우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 기전 때문이다. 도파민은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는데 마약을 복용할 경우에도 이 호르몬이 분비된다. 따라서 한번 탄수화물에 중독되면 반복적으로 식탐이 생기면서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계속적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것은 폭식이나 과식 습관을 형성할 뿐 아니라, 혈당조절을 위해 분비되는 인슐린의 저항성을 높여 체지방을 축적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며 대사성질환으로 가게하는 지름길이다.

평소에는 소식을 하고 음식에 대한 집착이 별로 없다가 스트레스만 받으면 빵이나 과자, 초컬렛 등의 정제탄수화물 식품으로 폭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될수록 체중조절이 되지 않고 고도비만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아지며, 자존감이 떨어지면서 스스로에 대해 실망하게 되어 만성적인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한 폭식 후에는 구토를 하는 거식증과 같은 식이장애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탄수화물 중독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현미밥과 같은 통곡식으로 식사하고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야채를 충분히 식단에 반영하면 빠른 시간 내에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재발되기 쉽다. 이유는 바로 탄수화물에 대한 집착이 생긴 근본 원인이 과도한 스트레스나 정신적인 문제로 인한 것인데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기 때문이다. 또한 먹는 즐거움을 억제할 경우 정서적인 균형감이 깨져 삶의 의욕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단기간에는 성공할지 모르나, 그 기간이 지나면 오히려 더욱 폭식을 하거나 무서울 정도로 통제력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분들은 통곡물과 과일, 채소와 같은 복합탄수화물의 섭취를 늘리고, 빵, 과자, 흰쌀밥, 국수와 같은 정제탄수화물을 끊어야 한다.

채소에만 좋은 탄수화물이 들어있다

흔히 사람들은 탄수화물을 떠올리면 주식이 되는 밥이나 빵, 국수만을 떠올리지만 사실 채소와 과일의 주성분도 탄수화물이다. 모든 종류의 과일과 잎채소, 통곡물과 덩굴식물, 열매류과 콩과류, 뿌리채소 등에는 질이 좋으면서 우리 몸에 필수적인 탄수화물이 들어있다. 반면, 고기와 생선에는 탄수화물이 들어있지 않다. 또한 올리브 오일과 같은 식물성 오일류에도 탄수화물이 들어있지 않다.

 

만약 한 사람이 고기와 생선,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면서 탄수화물을 적게 먹는다면, 그는 무언가 더 먹고 싶은 갈망을 느끼게 된다. 아무리 배부르게 먹어도 허기가 지는 느낌을 주는 이유는 좋은 탄수화물을 공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기가 지면 우리 뇌에서는 빠르게 흡수될 수 있는 정제 탄수화물을 떠올린다. 빵이나 국수, 라면과 같은 음식을 먹으면 금방 포만감이 들면서 안정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음식들이 주는 안정감은 지속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2~3시간 후에는 다시 허기가 지기 시작하고 무언가를 갈망하게 만든다. 반면 현미와 같은 복합 탄수화물은 최소한 7~8시간 정도의 포만감을 유지해주고, 살이 찌지 않게 만들어준다. 껍질을 소화 시키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서서히 혈액 안으로 포도당이 흡수되기 때문이다.

채소들이 가진 탄수화물의 함량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사과는 100% 탄수화물 식품이다. 옥수수는 94%, 고구마는 92%, 감자와 보리는 90% 탄수화물로 이루어져 있다. 쌀은 86%, 토마토는 85%이다. 그에 비해 우유는 30%, 닭고기와 달걀, 치즈는 각각 2%, 소고기, 돼지고기, 베이컨, 생선, 새우, 마가린, 올리브오일에는 탄수화물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

흔히 알고 있는 서구형 식단은 3대 영양소 중 지방에 기반한 식사이다. 스테이크, 치즈, 케이크와 같은 고지방 음식들이 주식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곡물과 채소, 과일이 위주가 된 탄수화물과 수분이 많은 채식 중심의 식단을 가지고 있다.

70년대 이후 서구식 식단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서구형 질병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국인의 소화기관에 기름때가 끼면서부터이다. 담백한 탄수화물 기반의 식단이 기름진 고기반찬과 다양한 외식 문화로 인해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지방 분자는 탄소, 산소, 수소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탄수와 수소의 결합이 꽉 차 있는 상태가 포화 지방의 구조식이다. 반면 불포화 지방산은 탄소에 수소가 결합되지 않는 빈틈이 몇 군데 있다. 이러한 구조식의 차이는 실온에서 기름을 고체 상태가 되게 하느냐, 반고체 또는 액체 상태로 유지하게 하느냐를 결정한다. 예를 들어 사골 육수나 돼지기름을 식히면 허옇게 기름이 굳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포화지방의 특성이다. 포화지방은 에너지 생성에 도움을 주지만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우리 몸에 중성지방의 형태로 축적되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동맥경화 및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남성의 경우에는 발기부전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반면 현미유나 들기름, 참기름 등은 실온뿐 아니라 냉장 보관을 해도 액체 상태를 잘 유지한다. 그러나 식물성 오일류 중 경화유라 불리는 팜유나 야자유는 불포화지방 속에 수소 원자를 채워 넣어 만들기 때문에 실온에서도 고체 상태가 된다. 식물성오일류 중에서 지방이 가장 많은 기름은 아보카도, 호두, 올리브, 대두 등이다. 이러한 기름들은 아무리 영양이 많더라도 적게 먹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이나 당뇨가 있는 분들은 단맛을 무조건 피해야 할 적으로 여기기 쉽다.그러나, 복합탄수화물인 과일과 채소, 통곡류의 천연의 단맛을 적당히 섭취한다면, 오히려 탄수화물 중독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과식을 하지 않게 된다. 하버드의대에서 권장하는 건강한 한 끼 식사의 비율은 과일과 채소를 50%, 통곡류를 25% 나머지 단백질과 지방을 식물성 위주로 25% 채우라고 한다. 복합탄수화물을 매 끼니마다 무려 75%나 먹으라고 권하는 셈이다. 어떤 식단이 나에게 맞는가는 직접 체험해보면 안다. 한달간 작정하고 복합탄수화물 위주의 건강한 채식으로 생활해보면, 몸과 마음이 얼마나 달라지는 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채식 레시피

[비건레시피 – 오렌지크림 바나나구이]

오렌지크림 바나나구이

[바나나구이]

바나나 2개

구운 피스타치오 1/4컵

타임

[구이양념]

조청 1 큰술

미림 1 작은술(또는 화이트와인)

올리브오일 1 큰술

레몬즙 1 큰술

계피가루 1/4 작은술

[오렌지크림]

아몬드가루 1 큰술

오렌지주스 2 큰술

코코넛오일 1 큰술

강황가루 1 작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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