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겨울 바람 - 거세지만 훈훈한
상태바
제주의 겨울 바람 - 거세지만 훈훈한
  • 전갑남 객원기자
  • 승인 2022.12.19 1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 겨울여행] (1)
섬머리 도두봉 오름... 가볍게 걷고 제주를 느낄 수 있는 곳
제주 푸른 바다. 바라만 보아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제주 푸른 바다. 바라만 보아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삼다도 제주. 바람이 무척 거세다. 그런데 훈풍이다. 서울은 한파주의보가 내려 매섭다는데 제주에 부는 바람은 매서움이 없다.

제주여행 첫날(13). 제주시 도두동 해안가를 산책했다. 푸르고 푸른 바다! 까만 바위에 부서지는 하얀 파도가 가슴을 뻥 뚫리게 한다.

 

푸른 바다, 까만 바위. 거기에 부셔지는 하얀 파도가 장관이다.
제주 올레길 17코스 조형물. 여행자들은 기쁜 마음에 나름 멋진 포즈를 취해본다.
제주 올레길 17코스 조형물. 여행자들은 기쁜 마음에 나름 멋진 포즈를 취해본다.

제주 올레길 17코스의 여러 조각물이 친근하다. 여행자들은 어린아이처럼 좋아한다. 조형물을 흉내 내 자세를 취해 보기도 한다. 그동안 '코로나 19'로 여행에 목말라하던 차에 비행기를 타고 온 제주여행이 마냥 즐거운 모양이다.

제주공항에서 가까운 뒷동산 같은 도두봉 오름에 올랐다. 오름은 산()을 뜻하는 제주 방언인데, 제주 오름은 스스로 폭발을 하여 생긴 화산체이다. 제주도에는 오름 수가 무려 368개나 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매일 1개 오름을 오른다고 했을 때 1년이 넘게 걸린다는 이야기다. 신비의 땅 제주이다.

도두봉 오름은 제주도의 숨은 비경 중 하나로 꼽힌다. 올라가는 길에 작은 사찰 장안사가 있다.

오르는 길목에 검정 펼침막 하나가 눈에 띈다. 제주 4.3 희생자 유해 매장지라 되어 있다. 희생자를 발굴 조사를 하는 모양이다. 제주의 아픈 역사 현장을 느낀다.

도두봉 오름길에 만난 털머위꽃. 한겨울에 노랗게 핀 꽃이 반가웠다.
도두봉 오름길에 만난 털머위꽃. 한겨울에 노랗게 핀 꽃이 반가웠다.

도두봉 기슭 군데군데 핀 노란 털머위꽃이 반긴다. 한겨울에 활짝 핀 꽃을 볼 수 있다니! 산길에 들국화도 보인다. 한겨울에 꽃을 보니 마음이 화사해진다. 아직 겨울이 찾아오지 않은 것 같은 제주에서 이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털머위는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역 바닷가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국화과에 속한다. 여러해살이풀이다. 잎과 줄기에 연한 갈색 솜털이 나 있어 털머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잎은 식용 머위를 많이 닮았으나 윤기가 자르르하다. 털머위는 독성이 있어 식용으로 이용하지 않고 관상용이다.

 

오름길에 만난 구름 속의 노을. 제주시가 참 아름다웠다.

오름 오르는 길에 서쪽 바다로 넘어가는 석양이 멋진 장관을 연출한다. 제주국제공항에 낮게 뜬 비행기와 하늘을 나는 새들의 날갯짓과 어우러져 멋지게 펼쳐진다. 눈을 뗄 수 없는 순간이다.

마을 뒷동산 같은 도두봉 정상. 시야가 확 트였다.

높이 67m의 나지막한 도두봉 정상. 도두봉은 섬의 머리라는 뜻의 오름이다. 시야가 확 트인다. 우리나라 최고봉 한라산이 눈 앞이고, 제주시 시내가 발 아래이다. 반대쪽은 망망대해! 바다뷰가 그야말로 장관이다.

오를 때, 본 석양은 어느새 구름 속에 숨어버렸다. 도두봉 정상에서 더 아름다운 일몰을 기대했는데, 조금 아쉽다.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정상 포토존에서 여행자들은 바람결에 머릿결을 휘날리며 저마다 멋진 자세를 취한다. 모두 행복해 보인다.

 

도두봉 정상에 있는 도원봉수대터를 알리는 비문.

이곳에 조선시대 도원봉수대터라는 비문이 있다. 봉수대는 유사시 위급을 알리는 통신수단이었다. 밤에는 횃불로 낮에는 연기로 알리면서 횟수로 위급상황 정도를 나타냈다고 한다. 고증을 통해 봉수대를 복원해두면 어떨까 싶다.

도두봉에서 내려와 이호테우해변으로 이동하였다. 조랑말을 닮은 빨간 말 등대와 하얀 말 등대가 이색적이다. 빨간 말과 하얀 말이 연인처럼 서로 마주 보고 있으면 좋을 텐데

이호테우해변에 있는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 해넘이 명소로 알려졌다.

넘실대는 푸른 파도. 제주에서 맞이한 훈훈한 바람. 몸도 마음도 가뿐하다. '마음이 쉬어가는 섬', 우리나라 제주도가 참 좋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