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위한 어머니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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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위한 어머니의 마음으로…
  • 김도연
  • 승인 2010.02.2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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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쑤 인천!]'예그리나 학부모 봉사단'

예그리나봉사단 회원들은 결연을 맺은 학생들에게 매월 반찬을 만들어 전달한다.<사진 제공=인천제일고>


취재:김도연 기자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 마음 그대로 학교와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학부모들이 있다. 인천제일고등학교(교장 : 한총구) '예그리나 학부모 봉사단'이 바로 그들이다.
 
'예그리나'는 '사랑하는 우리 사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이다. "나눔과 베푸는 일에서 모르는 이들에게도 베푸는 것을 같이 하자"라는 회원 20명의 의지를 담은 이름이다.
 
예그리나 학무모 봉사단은 지난해 부임한 한총구 교장의 제안으로 그해 5월 꾸려졌다. 처음에는 어려운 여건에 놓인 학교 학생들을 위한 도우미 역할을 하기 위해 출발했다.
 
봉사단 박선미 회장은 "처음에는 상담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생활 도우미 역할을 해보려고 했는데, 아이들도 부담스러워할 수 있고, 봉사단원 어머니들도 모두 상담활동 경험이 없어 자칫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결연 도우미를 자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말처럼 봉사단은 현재 10명의 아이들과 결연을 맺고 2주에 한 번씩 반찬을 만들어 지원한다. 오전 10시부터 모여 반찬을 만들고 오후 4시30분 즈음에 학교에서 결연 학생들을 만나 반찬을 전달한다.

봉사단은 학생들과의 결연을 '이모 되어 주기'라고 말한다.
 
박선미 회장은 "처음에는 아이들도 서먹해 했는데 반찬을 전달할 때마다 직접 편지를 써서 주었더니 조금씩 편하게 느끼더라"라며 "그렇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였더니 어느날 한 학생이 결연을 맺은 봉사단 어머니께 답장을 해 모든 봉사단원들이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기대하지 않았던 학생의 편지 답장에 그동안 어렵고 조심스러움 때문에 무거웠던 마음이 눈 녹듯 사그러든 것이다.

예그리나 봉사단은 학생들과의 '소중한 관계'에서 보람을 찾고 있다. 하지만 봉사단이 결연학생들만을 위한 활동을 하는 건 아니다.
 
여느 어머니 봉사단과 마찬가지로 학교와 학생들에게는 물론, 지역사회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위한 봉사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봉사단은 정기적으로 학교 주변 청소 등 '노력봉사'도 한다. 
 
학교 진입로의 경우 좁은 데다 차량통행이 빈번해 학생들의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예그리나 봉사단이 매주 2인 1조로 학교수업과 자율학습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학교 정문 주변에서 직접 호루라기와 경광등을 갖고 봉사활동을 펼친다. 학생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인사말과 격려 말을 건네며 인도로 통행할 것을 지도하고, 주변차량 통행을 안전하게 유도한다.
 
낮이나 저녁 시간에는 학생들에게 도서대출 뿐만 아니라, 도서를 정리정돈하고 독서활동을 지도해 주기도 한다. 도서실 이용을 통해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도우미 구실도 한다. 자율학습 지도교사를 돕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또 학교 근처에 있는 사회복지법인 신명요양원 양로원을 봉사단원들이 교대로 방문해 청소와 빨래, 대화 나누기, 책 읽어주기 등을 하면서 노인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기도 한다. 학기별로 두 차례씩은 아들들과 함께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친다. 엄마와 아들이 함께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을 실천하고 배운다고 한다.
 
이밖에 매월 열리는 월례회나 임원회의 후 오후 시간에는 봉사단 전원이 학교 주변 주택가를 청소하기도 하며, 작은 홍보물을 직접 만들어 주민들에게 나누어주며 거리 활동을 벌인다.
 
이런 예그리나 학부모 봉사단의 다양한 봉사는 주변에 널리 알려졌다. 그래서 지난해엔 인천시교육청의 새로운 학부모 문화 창출을 위한 우리아이 함께 키우기 학부모 자원봉사 동아리공모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지난 10일에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총구 교장은 “사랑을 베푸는 봉사단의 마음과 정성을 모든 학생들이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박선미 회장은 앞으로의 봉사단 모습에 대해 “진정한 봉사정신으로 이웃 사랑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봉사단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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