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처럼 발버둥 치는 공연장 스테프에 경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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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처럼 발버둥 치는 공연장 스테프에 경의를!
  • 고동희
  • 승인 2023.07.0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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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고동희 / 극작가, 부평구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세찬 빗줄기와 불볕의 더위가 교차하는 장마철 한여름이다. 각급 학교들의 여름방학과 함께 많은 이들이 더위를 식히러 휴가를 떠나는 시기에 공연장들은 시설과 장비를 점검하는 무대 점검을 갖는다.

무대 점검은 안전한 공연장 운영을 위해 꼭 필요하며, 공연장 구석구석을 점검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해결책을 찾아 조처하는 과정이다. 무대에 오르는 공연자들과 이들의 공연을 지원하는 스태프, 그리고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최상의 공연장 여건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공연장의 시설과 장비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정교하다. 무대 뒤는 물론이고 아래와 위에는 육중한 기계설비를 비롯한 갖가지 무대장치들이 즐비하다. 때문에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무대는 긴장감의 연속일 수밖에 없고, 공연장에 근무하는 분야별 감독들과 사전에 약속한 순서에 따라 장치들을 사용해야 한다.

공연장 안의 통로들도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마치 미로 같이 연결된 길들은 도대체 어디가 어디인지 방향을 알기가 어렵다. 통로의 구조가 공연장마다 다른 까닭에 잘못 들어섰다가는 자칫 추락 등의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절대적으로 공연장 근무자들의 안내에 따라야 한다.

공연마다 모든 출연자와 스태프들이 이러한 무대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안전하게 공연장을 활용하기 위한 ‘무대 안전교육’이 의무화돼 있다. 그럼에도 출연자나 스태프들의 공연장 도착 시간이 다르다거나 공연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진다며 못마땅해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곤 하는데, 사전에 온라인 교육을 수료하면 공연장의 특성 등 간단한 주의사항 안내로 안전교육을 완료한다. 관객들에게도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비상구의 위치와 사고 발생 시 직원들의 안내에 따를 것을 반드시 공지한다.

공연장의 조명이나 음향, 영상 등의 무대 장비 활용은 전적으로 공연을 준비한 대관단체나 제작자의 몫이다. 무대세트와 출연진 등을 고려하여 최적화된 디자인과 장비 운용으로 대관단체가 애초에 구상한 대로 공연 콘텐츠를 무대에서 실연하면 된다.

대관단체의 분야별 스태프들이 공연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시설과 장비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고 제공하는 건 공연장의 기본적인 역할이지만 직접적인 운용은 대관단체의 몫이다.

더러는 대관을 했으니 장비 운용까지 공연장에서 지원해야 하지 않느냐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공연장 근무자들이 대관단체의 제작이나 기획 관련 회의는 물론 연습 과정도 참관하지 못한 채로 섣불리 개입할 수도 없을뿐더러 자칫 세부적인 과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황에서 지원에 나섰다가 실수라도 하게 되면 대관단체나 출연자, 관객 모두에게 폐를 끼치는 결과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공연을 준비하는 대관단체들은 분야별 전문가들로 스태프를 사전에 구성해야 한다. 이들이 공연장의 시설과 장비를 충분히 활용하여 완성된 무대를 갖춰야 시간과 비용을 들여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최상의 공연을 제공할 수 있다. 간혹 공연장의 전문 장비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어설픈 스태프들로 인해 못마땅한 공연이 진행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마주하기도 한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공연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출연진들에겐 안전한 무대를, 관객들에겐 편안한 관람을 제공하고자 공연장 곳곳에서 긴장한 채로 백조처럼 발버둥을 치는 이들의 수고로움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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