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두물머리... 국내 최고 연꽃정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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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두물머리... 국내 최고 연꽃정원이 있다
  • 전갑남 객원기자
  • 승인 2023.07.2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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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기획]
연꽃의 아름다움과 매력에 빠지고 싶다면 세미원으로!

경기도 양평 하면 흔히 '꽃과 물의 도시'라 말한다. 그 양평에 두물머리가 있다. 두물머리는 말 그대로 두 개의 큰 강물이 만나서 생긴 이름이다. 강원도 태백에서 발원한 남한강과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이 하나로 합쳐져 민족의 젖줄이 되어 한강으로 흐른다.

한강수변 두물머리에는 '물래길'이 잘 닦여있다. 정화습지, 완충녹지 탐방로가 있는 물래길이 깔끔하다.

 

양수역에서 세미원 가는 물래길. 드넓게 펼친 연밭이 장관이다.

 

경의중앙선 양수역에서 물래길을 따라 1km 남짓 연꽃정원 세미원을 향한다. 강가에서 무리 지어 자라는 짙은 연잎을 보며 걷다 보면 눈이 다 시원하다. 우산처럼 널찍이 펼친 연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뜨문뜨문 보이는 하얀 백로가 그림 같다. 혹시 고니가 눈에 띄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보이지 않아 아쉽다.

 

세미원의 연꽃 향연

세미원의 연밭. 한여름에 피는 연꽃이 참 아름답다.
세미원 입구, 각종 수련이 멋을 뽐내고 있다.

세미원은 국내 최고의 연꽃정원으로 경기도 지방정원 제1호로 지정되었다. 입장료 5,000(경로 3,000)을 내고 들어간다. 63000여 평에 달하는 넓은 공원에는 한여름 연꽃이 만발하여 장관을 이룬다.

아름다움을 씻어주는 동산이라는 뜻의 세미원(洗美苑). 말 그대로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아름답게 하라는 의미이다. 양서문화체육공원을 거쳐 세미원에 도착하였다. 입구 작은 연못에서부터 여러 색깔의 화려한 연꽃이 반겨준다.

세미원에 있는 연꽃 발물관.
박물관에는 연과 관련된 각종 유물과 생활용품이 전시되었다.

무더운 날씨인데도 공원을 찾은 여행객들이 많다. 어디부터 갈까? 연꽃박물관이 입구에 있다. 박물관은 깨끗하고 고요한 이미지의 연과 관련된 유물과 각종 생활용품 등이 전시되어있다. 특히, 불교와 연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대희 작가의 연을 소재로 청동조각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마침, 박물관 3층에는 <인연(人蓮)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이대희 작가 조각전이 열리고 있다.

작가는 숨어있는 있는 이야기를 찾아서 연밭을 찾았다고 한다. 진흙인지 맨땅인지 버벅이며 형태를 쫓아가다가 그리움이 없는 것은 기다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금방이라도 큰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 연잎 위의 굵은 소나기가 떨어지는 모양을 상상하며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연을 소재로 하는 율동이 있는 청동조각품을 보며 큰 위안을 얻는다.

불이문을 지나 세미원 공원 속으로 들어간다. 불이문의 커다란 태극문양이 인상적이다. 개울이 있는 징검다리를 따라 걷다가 한반도 '국사원' 연못에 도착했다. 국사원은 '나라를 생각하는 뜨란'이라 하여 한반도 모양을 본 따 연못을 꾸며 놓았다. 드론으로 위에서 찍어야 독도와 제주도까지 한반도 지형이 완벽하게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세미원 출입구, 불이문.
장독대로 꾸민 분수대. 색다른 멋을 느낄 수 있다.

 

장독대 분수대가 눈앞이다. 장독대는 새벽마다 어머니들이 정화수 떠놓고 나라와 자손의 번영을 기원했다. 분수대 중앙에 커다란 소나무가 장독과 잘 어울리고, 큰 비석은 어머니 모습을 닮았다. '세상의 평안을 주옵소서!' 어머니의 기도가 들리는 듯싶다.

분수대에서 무더위를 식힐 시원한 물줄기를 품어내길 기대했는데, 아쉽다. 고장이 나 있어 수리 중이라고 한다.

 

연꽃이 지닌 아름다운 매력

이제 본격적인 연꽃밭 구경이다. '페리기념연못'이 보인다. 미국의 저명한 연 연구가 페리슬로커 박사 가족이 직접 가꿔놓았다고 한다. 꽃이 많이 지고, 꽃이 진 자리에 고개를 쳐든 연자가 연꽃 못지않게 기품이 있다.

 

연꽃밭의 조화.
세미원 연꽃은 피고 지고를 반복하며 한여름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백련지에는 연꽃이 듬성듬성 피어있다. 녹색 연잎에 핀 하얀 꽃이 참 예쁘다. 바로 옆 홍련지는 붉은 연꽃으로 장관이다. 이렇게 많은 연꽃을 보는 것은 오랜만이다. 오물오물 피어나려는 꽃봉우리, 막 꽃잎을 펼친 끝이 빠알간 꽃, 그리고 활짝 꽃잎을 펼쳐 미소를 띤 꽃, 연자를 드러낸 꽃, 그리고 꽃잎을 떨치고 연자를 익히는 것까지 연꽃 세상을 다 보여준다.

 

많은 사진작가가 연의 아름다움을 담으려는 발길이 분주하다.
파격의 미가 느껴지는 연꽃.

 

수많은 사진작가가 찾아들었다. 연꽃으로 작품으로 남기려고 카메라 초점을 맞추는 눈이 진지하다.

막 피어난 연꽃 하나를 뚫어지라 보는 한 작가와 이야기를 나눴다.

"어떤 꽃이 예쁘세요?"
"연꽃은 다 이쁘지요."
"그중에서도 특히?"
"전 활짝 피어 가지런한 꽃잎보다 약간..."
"파격의 미를 찾으시는군요."
"맞아요."
 

'파격의 미'란 균형과 조화를 이뤄주는 격이 높은 미이다. 꽃잎 하나가 굽어져 전체와 어울리게 하는 아름다움! 연꽃에서 그런 아름다움을 찾는다.

 

빅토리안연 연꽃밭. 아직 꽃을 볼 수 없어 아쉽다.

 

세미원은 다양한 연이 자라고 있다. 화려하고 다양한 예쁜 수련을 비롯하여 노란 꽃잎의 작은 어리연도 눈에 띈다. 화사한 색채로 자신을 뽐내는 열대 수련도 멋지다. 아마존의 거친 환경에서 온몸을 가시로 무장한 빅토리아연의 연못도 있다. 꽃을 피운 것을 보지 못해 아쉽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세한정까지 둘러보고 나오니 땀이 줄줄 흐른다.

잠깐 세족장에 발을 담그니 너무 시원하다. 첨벙첨벙하며 연 이야기를 나누는 부부가 참 정답다. 연에 대한 사랑이 깊은 분들 같다.

 

세미원 세족대 맑은 물에서 발을 담그며 한낮의 더위를 식히는 재미가 쏠쏠하다.
세미원 세족대 맑은 물에서 발을 담그며 한낮의 더위를 식히는 재미가 쏠쏠하다.

 

연은 참 특이하고 진귀한 식물이다.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때 묻지 아니하고 깨끗함으로 피어난다. 예로부터 아름답고 고고한 멋을 지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왔다. 어디 그뿐인가! 연은 식재료로도 잎은 차로, 밥의 재료로 사용하고, 뿌리줄기인 연근은 비타민과 미네랄의 보고로 쓰임새가 많다. 연근조림은 집에서도 많이 먹는 반찬 중 하나이다. 연자라 부르는 열매는 까서 먹는다. 그러고 보면 연은 하나도 버릴 게 없다.

새한정에서 두물머리 '두물경'까지 배다리로 건너면 좋으련만... 몇 년 전 큰물이 져 망가진 다리 보수가 안 돼 돌아가야 한다니 두물머리까지 걷는 것은 따로 날을 받아야겠다.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연꽃정원 세미원을 둘러보며 양평은 물과 꽃의 고장임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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