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끝) 자월도 - 붉은 보름달이 뜨는 섬
자월도는 인천 옹진군에 위치한 섬이다. 그 이름에는 자줏빛 자(紫)와 달 월(月) 자가 붙어 있다.
이 이름은 조선시대 관가에서 근무하던 사람이 섬으로 귀향 온 첫날 밤에 보름달을 보면서 억울함을 호소하자 달빛이 붉게 변했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유래가 있는데, 인조 때 관가의 근무하던 사람이 귀양살이 와서 첫날 보름달을 보고 억울함을 호소하였더니 달이 붉어지며 바람이 일고 폭풍우가 몰아쳐 하늘도 자기의 억울함을 알아준다 하여 달이 붉어졌다는 뜻으로 자월도라고 지었다고 한다.
두 이야기 다 붉은 달빛과 연관하여 자월도라고 했다는 전설이 있지만, 또 다른 이야기도 전해진다. 옛 지명인 소홀도(召忽島)라는 지명을 풀어보면 ‘작은 마을 섬’이라는 뜻으로 작달만한 섬’ ⇒ ‘자달 섬’을 훈석한 것이라는 것이다.
조선시대에서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자월도 마고할미' 설화가 있다.
마고할미는 흙더미를 내려쳐 자월도 앞 여러 개의 섬을 만들었으며, 자월도에 붉은 달이 뜰 때면 바위를 공깃돌 삼아 놀았다고 한다. 또한 마고할미는 창세신이자 대모신, 풍어의 여신으로 서해 앞바다를 풍부한 황금 어장으로 만들어주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자월도에는 열녀바위 전설도 전해져 온다.
옛날 한 어부가 포구에서 고기를 잡고 살았는데, 그 어부가 3일이 지나도 집에 돌아오지 않아 그 부인이 남편을 찾아 헤맸다. 그러다 열녀바위에 이르러 보니 큰 지네가 남편을 물어 죽이고 파먹고 있었다. 이를 본 부인은 대경 질색하여 그 자리에 쓰러졌고, 한참 후 깨어보니 남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슬픔과 통곡 속에 살던 부인은 결국 자신도 그 바위에 올라 바다에 몸을 던져 순절했다. 이후 이들 부부의 사연이 알려져 열녀바위라 불리게 되었으며, 현재는 어부상(漁夫像)을 세워 전설을 기리고 있다.
이와함께 자월도 국사봉은 산 위에 올라가 멀리 임금님이 계신 곳을 바라보며 나라를 생각하고 자신의 억울함이 하루빨리 밝혀지길 바랐다는 데에서 유래했다. 국가의 은혜를 생각하게 하는 산이라 하여 국사봉이라 불리게 되었다.
2023년 12월, 국사봉 정상에 세워진 팔각정에 앉아 자주빛 달을 상상하며 다가올 새해를 기대 해 본다.
2022년부터 시작한 속닥속닥 인천설화연재는 끝이 나지만,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이야기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또 다른 설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그동안 속닥속닥 인천설화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