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간 인천 갯벌, 영종갯벌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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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간 인천 갯벌, 영종갯벌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다
  • 인천녹색연합
  • 승인 2024.02.0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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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환경운동 30년]
(9) 영종갯벌 매립 대응 활동
인천녹색연합이 지난 11월 25일 창립 30주년을 맞아 30년사 발간사와 함께 시민들과 함께한 15대 환경 활동을 발표했습니다. 인천in은 인천녹색연합과 함께 지난 30년간 전개해온 인천의 주요 환경 이슈였던 15대 환경 활동을 요약 연재하며, 지난 인천지역 환경운동의 활동을 되돌아 보며 나아갈 길을 모색합니다.   

 

 

한국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갯벌은 생물다양성의 증거이자 탄소 저장고인 블루카본(Blue Carbon)의 역할을 한다. 인천지역의 갯벌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훼손돼 왔다. 폐플라스틱, 폐어구 등 해양폐기물의 잠식, 해안 인근에 조성된 석탄화력발전소와 산업단지들을 통해 유입되는 오염물질 등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원인은 ‘매립’이다. 갯벌 자체가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갯벌은 세계 5대 갯벌에 속한다. 총 면적은 2,485㎢에 이르며 그중 인천 갯벌은 728.3㎢를 차지한다. 전체 면적의 29.3%, 즉 우리나라 갯벌의 1/3이 인천 갯벌에 해당한다. 2021년 7월 6일, 유네스코(UNESCO)는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를 열고 우리나라의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했다. 그리고 다섯 가지 사항을 권고했는데, 2025년에 열릴 예정인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까지 유산구역의 확대, 유산의 보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추가적 개발의 관리 등이었다. 인천녹색연합은 그중에서 2025년까지 유산구역을 확대하라는 권고 사항에 주목했다.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이행하는 방법으로 인천·경기만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은 갯벌의 보고다. 인천 앞바다는 세계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드넓은 면적과 생물다양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끊임없이 이어진 매립과 개발로 인천의 수많은 갯벌이 사라졌다. 갯벌 보호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와 위기의식에 그나마 남아 있는 일부 갯벌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해 왔다.

2000년에는 강화갯벌이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2003년에는 장봉도갯벌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는 한편, 대이작도 주변 해역은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또한, 2009년에 송도갯벌의 일부가 송도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으며, 2014년에는 송도갯벌이 람사르습지로, 2019년에는 EAAF(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사이트로 지정되어 홍콩 마이포습지(람사르습지)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인천의 갯벌은 여전히 사라지는 중이다. 도로 건설이나 매립 등 갯벌을 훼손하는 계획들이 멈추지 않고 추진되는 까닭이다. 훼손 위험에 놓여 있는 갯벌 중 대표적인 곳이 영종갯벌이다. 영종도 동측 갯벌과 영종도 준설토투기장 사이의 갯벌은 아직도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어 개발 가능성이 존재한다.

 

영종 갯벌

 

갯벌과 경제자유구역

2002년 11월 14일, 국회에서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어 2003년 7월 1일부터 시행됐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곧바로 ‘경제자유구역개발계획 신청서’를 재정경제부에 제출했다. 계획부지는 총 6,348만 평이었다. 경제자유구역은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영환경과 외국인의 생활여건을 개선할 목적으로 만든 곳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외국인투자를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인천시의 계획안에는 경제자유구역개발 부지가 총 3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송도지구, 영종·용유·무의지역, 서북부매립지 등이었다. 여기에 1,076만 평에 달하는 송도지구 추가 갯벌매립도 계획돼 있었다. 당시 공유수면 매립허가를 받은 송도신도시의 총 매립 면적은 1공구에서 6공구까지 총 535만 평이었다. 그 두 배 가까운 갯벌을 추가로 매립한다는 계획이었다.

전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저어새를 인천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2006년 영종도 동북 측 수하암에서 처음 저어새번식을 확인했다. 인근 갯벌에 대규모 신규 준설토투기장이 추진되고 있던 장소였다. 2018년 4월에는 준설토투기장공사 진행되면서 수하암에서 저어새가 번식을 시도하다가 포기한 광경이 관찰됐다. 공사차량이 수없이 오가고, 해안이 매립되면서 사람이나 야생동물이 쉽게 접근해 번식을 위한 환경이 사라졌을 것으로 추정됐다. 수하암은 노랑부리백로나 검은머리물떼새 등 물새들도 이용하는 장소였다. 준설토투기장은 또다른 방식의 갯벌매립으로 인천녹색연합은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제자유구역을 위한 영종갯벌의 매립 시도는 이미 2015년부터 시작됐다. 이 해 10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약 390만 5천㎡ 면적의 갯벌을 매립해 영종2지구(중산지구)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구역이 매립되면 강화남단갯벌과 영종도남단갯벌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곳이다. 더구나 영종도동측갯벌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알락꼬리마도요를 비롯한 2만 마리 이상의 도요물떼새들의 중간기착지이자 검은머리갈매기와 노랑부리백로의 중요한 서식지이다. 인천녹색연합은 2018년 영종도 동측갯벌에서 멸종위기종이자 해양보호생물인 흰발농게의 서식을 처음 확인했고, 2020년에는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등에 의해 국내 최대 서식지임이 확인됐다.

 

 

이와 같이 인천 갯벌 생태의 중요한 장소인 영종 갯벌의 훼손을 막기 위해 인천녹색연합은 갯벌을 지키기 위한 캠페인, 서명전, 각종 시민참여활동을 전개하였다. 특히, 2016년은 영종갯벌 보전운동 과정에서 하나의 전환기가 되었다. 인천녹색연합은 이 해에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최하고 문화재청이 후원하는 ‘제14회 이곳만은 꼭 지키자’에 영종갯벌을 응모, ‘아름다운 자연상’을 수상했다.

이때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영종도 북동쪽과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사이 390만 5000㎡를 매립하는 ‘영종2지구(중산지구) 개발계획 수립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을 발주해 놓은 상태였다. 그래서 영종갯벌의 가치를 인정받은 ‘아름다운 자연상’ 수상이 더 의미가 컸다. 인천대교(주)와 함께 ‘2016영종도갯벌 철새의 날’ 행사도 열었다. 이후 철새의 날은 영종갯벌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는 대표적인 기념일이 됐다. 행사 자체도 기업과 시민단체의 대표적인 협력사례로 이름을 알렸다.

 

불법 칠게잡이 어구를 수거하다

인천녹색연합은 이미 그 이전부터 영종갯벌 보전운동을 펼쳐 왔다. 영종도 마시안갯벌을 중심으로 청소년 갯벌생태교육프로그램 ‘게눈’을 2008년부터 진행했고, 영종갯벌을 찾아오는 알락꼬리마도요를 비롯한 멸종위기종 캠페인 활동을 전개했고, 2014년부터는 영종도남단갯벌에 대규모로 설치된 칠게잡이 불법어구 문제해결을 위해 활동했다. 2014년 11월 3일부터 11월 27일까지 총 5차례 영종도남단갯벌에 대한 환경실태조사를 실시하여 영종도 남단갯벌 수십㎞에 걸쳐 버려진 어구들이 방치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불법 칠게잡이 어구는 지름 10~15cm, 길이 2~3m PVC 파이프로 가로로 쪼갠 후 갯벌에 파묻혀 있었다. 파이프 양쪽 끝에 지름 약 30cm 플라스틱통을 설치하여 파이프에 빠진 칠게는 플라스틱통으로 모이게 되며 한번 빠진 칠게는 나올 수 없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설치된 어구들은 약 100m에서 200m까지 한 묶음으로 한 장소에 20~50묶음까지 설치되어 있었고 영종도 남단에 설치된 칠게잡이 파이프 길이만도 수킬로미터에 달하고 있다. 2015년 해양수산부는 예산을 편성해 영종도 주변 갯벌에 설치된 불법어구와 해양쓰레기 약 41톤을 수거했다. 이 과정에서 2015년 인천녹색연합은 영종도갯벌 불법어구 방치 직무유기혐의로 인천중구청장을 고발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용유해변, 2020년에는 영종도 동측 중산동 갯벌에서 불법 칠게잡이 어구를 회원들과 함께 직접 수거했다.

 

영종도 갯벌 불법 어구를 방치한 직무유기 혐의를 고발하며 중구청 앞에서 방치 어구를 놓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0년 5월 12일부터는 영종갯벌을 지키기 위해 인천시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132일 동안 이어갔다. 그 결과, 인천시는 ‘인천해양생태계 보전, 관리 실천계획 수립 용역 과업지시서’에 ‘영종갯벌 생태계 현황조사’와 ‘영종갯벌 보전, 관리 중장기 계획 수립’을 추가했다. 2022년 7월 16일에는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와 영종지역 환경개선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그밖에 인천지역 시민사회, 주민들과 간담회 등을 이어가며 갯벌보전 활동을 계속해서 추진 중이다.

인천녹색연합은 현재 인천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운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우선, 영종갯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시키기 위해서는 법적 보호수단에 의해 보호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영종도는 한강, 임진강, 예성강이 만나는 곳이다. 갯벌이 잘 발달되어 있어 하늘에는 알락꼬리마도요, 저어새 등 전세계에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는 조류들이 오가고, 갯벌에는 수만 마리에 달하는 흰발농게들이 산다. 이들의 서식지를 정화하고 보전하는 일은 결국 인간의 삶터를 보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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