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원시티 상업3블록 오피스텔, 심의 통과… 학교용지 확보, 어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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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원시티 상업3블록 오피스텔, 심의 통과… 학교용지 확보, 어떻하나
  • 최태용 기자
  • 승인 2024.05.10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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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 뜨기까지 서구청서 건축허가만 남아
시교육청 "학령인구 봉수초서 소화 가능"
주민들 "학교 반드시 필요, 집단 대응 계획"
빨간 동그라미 표신된 땅이 인천 서구 루원시티 상업3블록의 옛 학교용지다. 사진=인천시
빨간 동그라미 표신된 땅이 인천 서구 루원시티 상업3블록의 옛 학교용지다. 사진=인천시

 

학교용지 복원 요구가 있는 인천 서구 루원시티 상업3블록의 오피스텔 신축 계획이 인천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이제 삽을 뜨기까지 서구청의 건축 허가만 남았다.

인천시는 22대 총선을 하루 앞둔 지난달 9일 건축위원회를 열어 루원시티 상업3블록 업무시설 신축 계획을 조건부 의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사업은 상업3블록 2만5,322㎡ 땅에 건면적 1만7,599㎡ 규모로 오피스텔 5개 동을 짓는 내용이다. 각 건물은 지하 6층에 지상 49층짜리로, 용적률은 688.63%, 연면적 합계는 27만1,786㎡, 1,100세대 이상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업3블록은 당초 초등학교가 지어질 땅이었다. 2016년 인천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루원시티 개발사업 사업성을 높이겠다며 상업3블록를 상업용도로, 고등학교 땅이었던 준주거6블록을 준주거용지로 개발계획을 고쳤다.

결국 LH는 민간사업자에 땅을 팔아 5900억원을 벌어들였고, 루원시티는 학교용지가 3곳에서 1곳으로 줄었다.

이후 땅을 사들인 사업자들이 6,000세대 규모 오피스텔을 짓겠다며 건축 심의를 신청했는데, 그 사이 300세대 이상 오피스텔을 지을 경우 학교용지를 확보하도록 법이 바뀌었다.

인천시교육청은 사업자와 루원시티 입주민들의 협의체를 구성해 초등학교 신설을 결정했으나, 업자들 사이에 분쟁이 발생해 사업이 중단됐다.

사업자들은 적법한 절차를 통해 사들인 땅을 되팔아야 한다면 그에 합당한 가격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데, 시와 LH는 학교용지 확보는 민간사업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며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루원시티 주민들은 꾸준히 학교 신설을 요구했다. 총선 당시에도 서구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국민의힘 박상수 후보 모두 초등학교 용지 복원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번 건축위원회 심의를 진행한 인천시는 여전히 자신들에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학교용지를 따로 확보할 필요가 없다는 시교육청의 의견 회신이 있었다"며 "시는 그에 따라 건축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오피스텔 입주를 통해 생길 학령인구를 237명으로 예상해 근처 봉수초등학교에서 학령인구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봉수초는 근처 아파트 기부체납을 통해 증축을 마쳤다"며 "충분히 수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다른 생각이다. 근처 중심상업블록들의 개발이 진행되면 학령인구가 늘게 되고, 학교 봉수초만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루원총연합회 한 관계자는 "중심상업3·4블록 개발을 위해서라도 학교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상업3블록에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령인구 감소를 전제로 학교 설립 여부를 결정하는 건 신도시에 맞지 않는 발상이다"고 했다.

상업3블록 건축 허가를 심의할 서구청은 별다른 입장이 없다. "학교용지 확보 요구 민원이 많은 지역이다. 건축 허가 여부에 민원이 영향을 줄 수 있나"라는 질문에 서구 관계자는 "관계부서와 협의를 통해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면서도 "아직 건축허가 신청이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은 어떤 입장도 없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신축 계획이 건축심의를 통과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루원총연합회와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들은 조만간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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