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명 채점오류’ 서구시설관리공단... 관계자 ‘경징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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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명 채점오류’ 서구시설관리공단... 관계자 ‘경징계’ 논란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12.2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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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감사 통해 3명 견책 요구 불구 ‘수상 경력’ 이유로 2명 징계 낮춰

인천 서구청.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입사지원자들의 채점 등에서 오류를 내고 사실상의 인사 전횡으로 합격자를 불합격 처리하는 등 중한 문제를 일으킨 서구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의 인사 담당자들이 경징계에 그쳐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공단은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고 경영지원팀장에게 견책, 인사 담당자 2명을 불문 경고 처분했다고 밝히고, 경영사업본부장과 전 경영지원팀장에게는 훈계 처분을 내렸다고 22일 밝혔다.
 
공단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아홉 차례의 면접시험에서 면접관이 채점한 지원자들의 항목별 점수 표기와 점수 합산을 잘못하는 오류를 범했다. 이 때문에 면접 점수에 오류가 생긴 지원자는 총 119명에 달했으며, 이로 인해 지원자 중 5명의 합격이 뒤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력경쟁 채용 부문에서는 특정 지원자가 총점 60점 이상을 받아 합격할 수 있었지만 한 면접관이 8개 평가 항목 중 하나에 ‘C’를 줬다는 이유로 불합격시켰다. 그 외 같은 직렬의 응시자를 3개 그룹으로 나눠 각각 다른 면접관들이 면접시험을 보게 하는 등 면접시험을 소홀하게 운영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같이 공단의 채용 과정에서 오류와 전횡 등이 드러나면서, 공단에 재직 중인 구청 고위 공무원이나 관계 기관 임원의 자녀가 채용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서구는 감사를 통해 “면접에는 면접관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되므로 개별 면접관이 아닌 전체 면접관의 합리적인 판단 기준을 정해 불합격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단이 채용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없도록 면접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수시 채용을 지양하는 등의 개선 조처를 내렸고, 인사 담당자 3명에게 견책, 2명에게 훈계 처분을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공단 측은 1명만 견책을 받고 나머지는 경고와 훈계 등으로 경미하게 처리했다. 공단 내부 규정에 따라 징계를 감면할 수 있고 그 규정에 따라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공단의 징계 기준에 따르면, 징계는 파면, 해임, 정직, 감봉, 견책, 강등 등 6가지로 돼 있다. 이중 견책은 승진에 소요되는 최저 연수에서 6개월이 제외되고, 경고와 훈계는 징계 이하의 사안에 내리는 조치로 인사 점수가 감점된다고 한다.
 
공단 관계자는 “경고를 받은 인사 담당자들이 인천시장상 및 공단 이사장상 등을 받은 경력이 있어서 내부 규정에 따라 징계 수위를 낮추게 된 것”이라며 “향후에는 채용 전문 업체에 외주를 줘서 위탁 채용해 논란을 없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과거 수상 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징계 수위를 낮출 수 있다는 규정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내부 규정이 있다고 해고 과거 수상경력에 대해서는 그만한 인센티브를 받았을 것이고 징계 규정은 그와는 별도로 내려야 하는 게 옳지 않느냐”면서 “1백 명이 넘는 채점오류에 이미 서구 지역사회에서 채용에 대해 의혹이 나오는 만큼 말끔히 해소하는 데에 중징계가 필수임에도 공단이 제 식구 감싸기를 하는 모습은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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