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시인 이권, 시집 '꽃꿈을 꾸다'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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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시인 이권, 시집 '꽃꿈을 꾸다' 발간
  • 김영빈 기자
  • 승인 2018.06.2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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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출신 늦깎이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비타협적 질문

    


 철도노동자 출신으로 뒤늦게 등단한 이권 시인이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를 펴냈다.

 이권 시인은 1953년 충남 청양에서 태어나 30여년 간 철도노동자로 일했고 지난 2014년 ‘시에티카’로 등단했으며 첫 번째 시집 ‘아버지의 마술’은 세종우수도서로 선정됐다.

 시집 ‘꽃꿈을 꾸다’는 ‘부박한 세상을 노래하는 길 위의 시’라는 평처럼 평범하고 가난한 이웃 등 생명과 사물에 대한 측은지심이 깊게 배어 있다.

 시인에게 노래방 도우미, ‘옐로우하우스’ 아가씨, ‘구월동 로데오거리’의 아랫도리 맨몸으로 춤을 추는 여성은 ‘이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내려온 화엄의 꽃/관세음보살’이다.

 시인은 또 국가권력이나 자본에 희생당하고 외면당하는 약자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격앙되게 표현하기도 하고 수채화처럼 투명하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을 생각하며 ‘그동안 마음속에 고이 모셔온 경전들을/모두 불태워버렸고 내 안에 깃들어 살던/모든 신들을 내쫓아버렸다’는 고백과 ‘가난하게 살았던 사람은/죽어서도 가난하게 산다’는 현실은 뼈아프게 사무친다.


    


 인천 영종도에 삶의 터전을 잡고 한국작가회의 인천지회원으로 활동하는 시인의 두 번째 시집에 실린 60편(1~4부)의 시에서는 동인천역, 양키시장, 월미산, 북성포구, 차이나타운, 영종도, 배다리 삼강옥(설렁탕 전문식당), 신·시·모도, 을왕리, 석모도 등 지역 곳곳의 정겨운 장소들이 줄곧 등장한다.

 손병걸 시인은 추천사에서 “늘 카메라를 메고 세상사를 차분히 살피며 걷는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 ‘생명 순환의 본질과 사랑’을 노래했다면 이번 두 번째 시집은 ‘카메라 렌즈 속으로 바라본 사람과 사람의 관계, 길가에 핀 꽃과 뿌리 깊은 나무, 바위와 바람 그 모두를 품은 하늘, 그리고 보이지 않는 사물의 심경’까지 읊고 있다”고 적었다.

 또 “시인은 자신의 품성을 닮은 친절한 언어로 세상을 노래하지만 결코 편안하게 보고 말 풍광이 아니라 그 이면에는 자세히, 아주 자세히 미래를 읽어야 할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

 문계봉 시인은 해설에서 “시인이 갑들이 판치고, 자본에 의해 모든 것들이 상품으로 인식되는 시끄럽고 부조리한 현실로부터 벗어나 조용히 침잠하는 세계에 들고 싶은 바람을 노래한 것은 부당한 현실에 대해 비타협적으로 살아온 성실한 노동자 출신 시인으로서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며 “귀가 순해진다는 이순(耳順)을 넘어선 나이에도 여전히 귀를 열어놓은 채 비타협적인 질문을 던지면서도 사람, 생명, 평화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오늘도 꽃꿈을 꾸며 길을 걷는다”고 표현했다.

 이권 시인은 “지난했던 풍경들이 다시 되돌아와 엉뚱한 것만 옮겨 적었다고 따진다면 숙수무책이다. 나의 발걸음을 감시하고 있는 울 밖의 시선이 하 수상하다. 나의 꽃꿈을 검열하고 있는 울안의 얼굴 없는 이의 수심 또한 크다”는 말로 두 번째 시집 발간의 소감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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