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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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8.06.0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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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근대문학관, 허수경의 ‘레몬’으로 시창 새단장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 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 (허수경 '레몬' 중에서)


한국근대문학관 외벽 유리에 새긴 시창('시가 있는 창고’)을 여름 시즌을 맞아 허수경의 ‘레몬’으로 바꾸어 새겼다.
 
허수경 시인은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혼자 가는 먼 집’ 발표한 뒤 1992년 독일로 떠나 세 번째 시집 ‘내 영혼은 오래 되었으나’를 출간했고, 뮌스터대에서 고고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이후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을 비롯해 산문집 ‘길 모퉁이의 중국식당’, ‘모래도시를 찾아서’, 장편소설 ‘모래도시’, ‘아틀란티스야, 잘 가’ 등을 펴냈다. 현재 독일에 거주 중인데 최근 암 투병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와 안타깝게 하고 있다.
 
‘레몬’은 2016년에 발간된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에 수록된 시다. 딸기, 레몬, 포도, 수박, 자두, 오렌지, 호두 등 과일 시 연작 중의 하나로 여름에 잘 어울리는 시라는 평가다.
 
한국근대문학관 이현식 관장은 “시창은 사전적인 의미로 ‘악보를 보고 노래를 부르는 방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바쁜 일상이지만 문학관을 지나가는 잠깐 동안만이라도 아름다운 시를 쉽고 즐겁게 감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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