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정동 송전탑 지중화 관련, 주민반발 여전
상태바
십정동 송전탑 지중화 관련, 주민반발 여전
  • 이병기
  • 승인 2010.04.22 2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민-'선 지중화 후 이설', 한전·인천시-'이설 후 지중화' 갈등


지난 2일 열린 부평아트센터 개관식에서 송전탑 지중화를 요구하는 시민이 1인시위를 펼쳤다.

취재: 이병기 기자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송전탑 이설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십정동 송전탑 이설 반대 및 지중화 실천위원회(이하 지중화 실천위)'는 21일 "지중화 착공 없는 고압 송전선로(345kv) 이설 인가 절대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행정 당국에 송전탑 지중화를 촉구했다.

십정동 송전탑 지중화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한전과 행정당국이 주장하는 '송전탑 이설 후 지중화 실시'와 주민들의 '송전탑 지중화 실시 후 송전선로 이설'이다.

당초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던 인천시는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부평구청에 송전탑 지중화 설계 용역 계획을 전달했고, 해당 관청인 부평구는 용역안을 제출한 상태다. 인천시는 향후 열릴 인천시의회 회기에서 지중화 설계 용역 예산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한국전력공사의 태도에 있다. 기존 선로 아래 위치했던 목화연립은 재건축을 앞두고 한전에 송전선로 이전을 요청, 이전 비용을 목화연립재건축사업조합(이하 목화조합)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한전과 협정서를 체결했다.

한전은 송전선로 이설이 선행되지 않으면 송전탑 지중화 논의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인천시와 부평구도 한전의 입장만을 따라 '선 이설 후 지중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행정당국에 대한 불신에 빠져 있던 주민들은 송전선로를 이설한다 해도 지중화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선 지중화가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전선로 이설 예정 구간은 4월 초 개관한 부평아트센터와 백운공원, 백운초등학교 위를 지나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크다. 지중화 실천위는 올 초까지 호봉산 철탑 아래서 4개월여 동안 천막농성을 벌였으며, 현재는 부평아트센터 맞은편에서 컨테이너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지중화 실천위는 "지역주민의 예술공간으로 설립된 부평아트센터가 공사비 400억원이 넘는 비용으로 개관했다"며 "그럼에도 그 위로 고압송전선을 이설하려는 한전의 배짱에 십정동 주민들은 분노와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부평구청은 송전선로 이설 반대 주민의견서가 3200부 접수됐음에도 이설 인가를 내주려는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며 "구청이 인가 결정을 하면 주민갈등의 촉발로 어떤 불상사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평구청은 무책임한 인가가 초래하는 부정적 결과를 예측하고 지중화 착공을 앞당기는 행정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중화 실천위는 "시의회와 구의회는 도심지 안 고압송전탑을 지중화할 수 있는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며 "주민과 백운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건강상 문제를 일으키는 송전탑은 반드시 지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부평구청 관계자는 "한전이 송전선로가 이설돼야만 지중화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우리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송전탑 지중화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