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유수지 복개는 주객이 전도된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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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산유수지 복개는 주객이 전도된 사업"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0.08.1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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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녹색연합 "일부 체육시설 위해 유수지 전체 복개는 어불성설"
인천시 지난 2월에 복개공사 공식 발표... 사업 제동 걸릴지 주목
복개돼 체육시설 등이 설치된 부평구 삼산유수지 복개 조감도 

인천 시민단체가 인천시의 예정 사업 중 하나인 부평구 삼산유수지 복개 사업을 두고 ‘주객이 전도된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12일 인천녹색연합은 “최근 인천시와 부평구가 부평 관내에 있는 삼산유수지를 복개한 뒤 체육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삼산유수지는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 맹꽁이의 주요 서식지니 복개가 아닌 자연환경 복원, 재해방지기능 강화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월 인천시는 삼산·남동1~2·인천교·학익·석남 등 6개 유수지에 대한 복개·준설 작업으로 악취를 해소하고, 이곳에 야외체육시설과 체육센터, 복합문화시설 등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시 시는 잦은 침수로 유수지 일부 구역에 기 설치됐던 체육시설 이용에 불편함이 있었던 삼산유수지 3만8558㎡은 오는 2030년까지 총 264억원을 투입해 복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최근 행정청에서 이같은 사업 계획이 다시금 언급되자 녹색연합은 “장마철 침수 후 물이 빠지고 나면 유수지 내에 조성된 체육시설 이용에 불편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체육시설 조성 당시부터 이미 예견됐던 바”라며 “그런데 지금와서 그 체육시설을 위해 유수지 전체를 복개한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기후위기시대를 맞은 만큼, 수해방지기능과 자연환경적 기능을 갖춘 유수지를 폐기하거나 축소할 수는 없다”며 “오히려 콘크리트와 구조물(체육 시설)을 걷어내고 자연적인 유수지 형태로 복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삼산유수지는 한남정맥, 상동유수지, 청천천, 목수천 등과 함께 부평구의 허파”라며 “삼산유수지의 자연환경적 역할을 강화한다면 ‘생태도시 부평’의 핵심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굴포천은 복원하면서 유수지를 복개하는 것은 일관성이 결여된 행정”이라며 “이번 장마 역시 기후위기의 한 단면이니,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라도 유수지 복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삼산유수지 일원에 맹꽁이 서식지 보전 팻말이 세워져 있다. ©인천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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