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크루즈관광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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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크루즈관광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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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0.0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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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전용 부두 없어 기항 취소 잇따라

올해 인천항에 들어왔던 외국 크루즈 선사들이 잇따라 기항 계획을 취소하고 있다.

6일 롯데관광에 따르면 올해 인천항에 19차례 기항했던 이탈리아 코스타크루즈사는 내년부터 소속 5만3천t급 코스타클래시카호를 인천항 대신 여수항에 투입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롯데관광은 코스타크루즈사와 계약을 맺고 외국인 크루즈 승객의 국내 관광을 담당해왔다.

이 크루즈는 한번에 최대 1천500명의 승객을 태우고 인천ㆍ제주 등 한국과 중국을 오갔으며 전체적으로는 2만명 이상이 인천항을 찾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승객의 3분의 2 이상이 최근 국내 상권의 '큰 손'으로 떠오른 중국인 관광객이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대를 모았다. 이 선사가 돌연 내년 인천항 기항을 취소한 것은 인천항의 미비한 크루즈 인프라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항에는 크루즈 전용 부두가 없어 그동안 화물 부두에 크루즈를 대게 해왔다. 화물 부두에는 각종 화물과 컨테이너가 쌓여 있고 부두 바로 옆에 대형 화물차가 다녀 위험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롯데관광 관계자는 "코스타크루즈사가 원래 부산항에 기항했다 올해 처음으로 인천항에 배를 투입했는데, 부두 환경이 너무 열악해 기항을 취소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그는 "크루즈 손님을 태우려던 버스가 주차하다 컨테이너에 부딪히는 사고가 난 적이 있고 손님들이 버스가 주차된 장소까지 10분 정도 걷는 동안 화물차가 왔다갔다 해서 위험했다"라고 말했다.

올해 인천항에 3차례 기항한 미국 로열캐리비안크루즈사 소속 크루즈도 내년부터 인천항에 들어오지 않을 예정이다.

이 선사는 그동안 3만t과 6만9천t급 크루즈를 인천항에 투입했는데 이번에 크루즈 규모를 13만t급으로 대형화하면서 부두 규모가 협소한 인천항에는 들어오지 못하게 된 것이다.

현재 크루즈가 접안하는 인천항 화물 부두는 갑문을 통과해야만 진입할 수 있는데 통과 가능한 선박 규모는 최대 5만t급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지난 5월에는 5만3천t급 크루즈가 무리하게 인천항에 들어오다 갑문 벽에 부딪혀 선체가 손상되는 사고가 난 적도 있다.

올해 인천항 기항이 확정된 크루즈는 다음주 입항 예정된 1척을 포함해 모두 31척에 이른다.

이 가운데 70%를 차지한 크루즈선사들이 잇따라 인천항 기항을 취소하면서 내년에는 인천항을 찾는 크루즈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크루즈 전용 부두 부재 등 미비한 인프라로 우려됐던 현상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인천항만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이달과 다음달 중 내년 크루즈 기항계획이 대부분 확정될 예정인데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선사들과 접촉하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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