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때마다 높은 청약률 행진을 거듭하던 송도국제도시도
미분양 한파를 겪으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취재 : 이혜정 기자

인천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영종하늘도시, 송도지구, 청라지구 등 경제자유구역에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넘어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건설사들도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인천지역 분양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미분양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9일 인천시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52개 사업장에서 3783가구가 미분양인 채로 남아 있다. 여기에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497가구로 집계됐다.

미분양 가운데에는 현대건설·대우건설·한라건설·두산건설·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도 많다. 우선 인천국제공항 배후도시로 조명을 받고 있는 영종하늘도시에 미분양 아파트가 수두룩하다.

현대건설이 2009년 10월에 분양한 '힐스테이트'는 전용면적 83㎡ 4개 타입으로 1628가구 분양에 나섰으나, 2년이 지난 지금도 316가구가 미분양됐다. 분양에 나선 한라건설 '한라비발디' 101~204㎡도 1365가구 모집에 386가구가 미달됐다.

지난 2008년 10월 분양을 시작해 올해 9월 입주를 시작한 두산건설 '학익 두산위브'도 357가구 모집에 246가구의 주인을 찾지 못했다. 전체 물량의 30% 정도를 차지한 58·84㎡ 중소형은 거의 분양됐으나 전체 물량의 70%를 차지한 125·146㎡는 18가구 모집에 그쳤다.

연수구 송도지구에도 미분양이 많다.

대우건설이 2010년 6월 분양한 '송도 글로벌대학캠퍼스 푸르지오'에 미분양 아파트가 적지 않다. 84·94·221㎡의 241가구는 분양을 했으나 101·115·134㎡ 1435가구 중 445가구는 미분양됐다. 포스코건설도 2011년 5월 1516가구 청약에 들어갔으나 64㎡ 45가구를 빼고 84~125㎡ 4개 타입에서 463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연수구의 한 공인부동산 업소 관계자는 "이곳은 상당히 많은 미분양 물량이 적체돼 있는 상황"이라며 "일정부분 손해를 보더라도 분양받은 아파트를 포기하고 입주가 시작된 김포한강신도시나 판교 쪽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청라지구 분양시장도 녹록치 않다. 포스코건설이 지난 2008년 12월 청라지구 A28블록에 '청라 포스코# 레이크파크' 766가구를 모집했다. 미분양 물량은 현재 32가구다.

청라지구 부동선 업소 관계자는 "이곳은 이동수단이 차량밖에 없어 교통편이 불편하다"면서 "청라지구는 대형건설사뿐 아니라 중견건설사의 미분양 적체로 인해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국에서 전셋값이 폭등할 때 인천만 전세값 안정세가 유지되고 오히려 하락한 지역도 나왔다"면서 "그것만 봐도 인천에 왜 미분양이 많은지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인천에는 11월 120가구, 12월 1270가구의 대규모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번 공급 물량이 인천의 미분양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라지구 아파트 공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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