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예방 교육 'CAP'를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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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예방 교육 'CAP'를 주목하자
  • 방예슬
  • 승인 2012.01.0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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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교육, 역할극, 고함지르기 등 스스로 깨우쳐 예방


최근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학교폭력을 예방할 교육 방안으로 CAP(Child Assault Prevention)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아동복지 전문기관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수행하고 있는 이 교육은 1978년 미국에서 시행된 이래 30년 이상 캐나다, 영국, 독일, 일본, 뉴질랜드 등 전 세계 20개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어떤 교육인지 알아보기 위해, CAP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인천시내 한 초등학교 교실을 찾았다.

교실에는 반원 형태로 의자에 둘러앉은 어린이들이 CAP 전문가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의외로 아이들은 수줍어하지 않고 아는 질문이 나오면 번쩍 손을 들고 대답 차례를 기다렸다.

"자유롭다는 것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에 아이들은 "무인도나 감옥에서 해방될 때 느낌이요", "평화로운 거요", "마음이 확 트이는 거요" 등 자유로운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다. CAP은 미취학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기 때문에, 권리나 안전과 같은 개념 발표를 통해 스스로 쉽게 풀이하고 깨우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총 3가지 권리 교육(안전할 권리, 자유로울 권리, 씩씩할 권리)을 마치면, CAP 전문가는 아이들이 처할 수 있는 위험 상황과 올바른 해결 방법에 대한 역할극을 한다. 역할극 내용은 학교와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폭력 상황과 낯선 사람이 접근하는 상황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아이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7가지 동작의 호신술이 더해진다.

이날 CAP교육에 참석한 이모양(10)은 "평소 또래 친구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들이 많이 일어나 그런 일들이 내게도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는데 CAP 선생님들께서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주셔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역할극에는 관객이었던 어린이들이 능동적으로 무대에 오른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낯선 사람이 접근하는 상황에서 사전에 배운 'CAP고함'을 실전에 적용해 본 김모군(10)은 "선생님들이 'CAP고함'을 한 번 해보라고 하실 때 조금 쑥스럽기도 했는데, 실제 상황(시연)에서 해보니 소리를 제대로 질러야 주위 어른들도 도와주러 오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CAP고함'이란, 어린이들이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주위 성인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고안된 CAP만의 '고함지르기' 방식이다.

어린이재단 연수종합사회복지관 강병권 관장은 "아이들이 막상 위기 상황에서 당황한 채 소리를 지르면 어른들은 아이들이 놀면서 외치는 소리로 인지하고 흘려 들을 수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정확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스스로 지키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호신술과 CAP고함을 교육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교육이 끝난 어린이들은 CAP수료증을 받았다. 수료증을 받은 어린이들이 한 사람씩 복도로 나가기에 그 이유를 물었더니, "한 사람씩 이야기하러 나간다"라고 했다. CAP은 정규 교육 시간이 종료되면, 발견되지 못한 어린이들의 폭력 경험이나 고민을 개별적으로 상담하고 당일 배운 내용들을 되짚기 위해 1:1 상담시간을 갖는다.

이날 교육을 담당했던 여효선 CAP 전문가는 "아이들이 교육을 받고 난 뒤, 이전에는 미처 폭력이라고 인지하지 못했던 상황들을 CAP 전문가들에게 털어놓고 고민을 상담하기도 한다"면서 "실제 성인에게 신체적 폭력이나 또래 간 따돌림 등의 문제를 겪은 아이들이 간혹 발견되곤 하는데, 해당 학교 담임교사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아동심리센터나 병원 등 필요한 기관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인천시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지역아동센터 등 CAP교육에 참여를 원하는 기관은 어린이재단 연수종합사회복지관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현재 연수종합사회복지관 CAP서비스팀은 2010년부터 활동하고 있며, 현재까지 인천시내 4개 어린이집과 5개의 초등학교 총 2천197명의 아동들이 CAP프로그램을 통해 안전하고 자유로울 권리를 지켜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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