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터넷 중독'을 해결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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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인터넷 중독'을 해결하려면?
  • 양영호
  • 승인 2012.01.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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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예방할 수 있는 '힘'을 불어넣어야 한다

취재 : 양영호 기자

"어릴 적부터 모든 정보나 시간을 컴퓨터로 해결해서 이제는 집에 가면 무의식적으로 컴퓨터를 먼저 켜요."

 "게임 때문에 공부도 못하고 하루에 20시간을 게임만 계속 한 적도 있어요."

 "'셧다운제'가 있다고 게임을 못하는 게 아니고 조금 귀찮을 뿐이죠."

날로 심각해지는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 실태' 얘기다. 

인터넷과 게임에 중독된 학생들은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하기 일쑤다. 그래서 각종 범죄를 일으키는 사건도 지속적으로 일어난다.

지난해 여성가족부는 초등 4학년, 중학 1학년, 고등 1학년 학생 186만 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중독에 관해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게임 중독 고위험 군이 2만3천 명 정도며 각급 학교별로 3배씩 곱하면 초등 4학년부터 고3까지 인터넷 중독이 약 7만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전국 청소년의 10% 정도가 인터넷 중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천의 한 중학교 관계자는 "1990년대에는 본드나 가스를 마시는 문제로 학교가 몸살을 앓았는데, 요즘은 게임으로 옮겨간 것 같다"면서 "전체 학생 중 10%가 인터넷 중독 증세를 보인다"라고 밝혔다.

인터넷 중독 증상으로는 ▲습관 및 충동 장애 ▲활동성 및 주의력 장애 ▲과다 운동성 행실 장애 ▲과다 운동 장애 등이 있다. 이러한 중독 증상이 계속되면 욕설과 폭력을 행사하며 심각한 경우 살인까지 저지르는 일이 일어난다.

정부는 '셧다운제'에 이어 '선택적 셧다운제'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셧다운제도는 0시부터 6시까지 만 19세 미만 학생들의 접속을 차단하는 제도다. 선택적 셧다운제는 만 18세 미만 청소년 게임시간을 부모나 법정대리인이 요청에 의해 차단하는 제도다. 즉, 부모 허락 없이 인터넷 게임을 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부모의 주민번호로 접속하면 된다"면서 셧다운제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정책적으로 막는 것만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 "청소년 스스로 예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한다. 또한 "청소년 스스로 예방할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을 하지 않으면 또 다시 인터넷 중독이 될 수 있는 문제가 남는다"라고 한다.

인천시는 2012년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을 예방하고자 많은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교원을 대상으로 교원직무연수를 여름철과 겨울철로 나눠 200명에게 교육한다. 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역기능예방 학생캠프도 운영할 계획이다.

인천시교육청 임규석 장학사는 "인천시는 2012년에 청소년 인터넷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많은 프로그램 계획을 세우고 있고 이로 인해 학생들이 더 긍정적으로 학업에 열중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인천 A고교 2학년 김모군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인터넷 중독 예방 교육은 다들 무신경하게 받아들인다"면서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은 무의미하다"라고 지적했다. 김군은 또 학생들이 생각하는 해결책으로 "인터넷 중독은 주로 집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가족들의 도움이 크다"면서 "중독 학생의 가족을 대상으로 예방교육을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인터넷 중독이 사회문제로 불거질 때마다 주먹구구식으로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정확한 실태부터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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