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교복이 새 주인을 만났어요!"
상태바
"헌 교복이 새 주인을 만났어요!"
  • 박영희 객원기자
  • 승인 2012.03.12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신송중학교가 벌이는 '교복 물려주고 받기'

해마다 새 학년 새 학기가 되면 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등록금과 함께 학생들의 교복구입비로 많은 지출을 하게 된다.

게다가 학생들의 체격이 1년 사이 급격하게 자라고 학생들은 교복 구매 시 몸에 딱 맞는 교복을 선호하다 보니, 입학할 때 입던 교복을 졸업할 때까지 입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 체격에 맞는 새것으로 구매하려면 브랜드에 따라 학부모 부담이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부분적으로 필요한 것만 추가구매를 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가격부담 때문에 교복 구입에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

인천신송중학교에서는 '교복 물려주고 받기'를 통해 물자절약을 실천하고, 더 나아가 경제 살리기에 한 몫을 하면서 올해로 3년 째 이어오고 있다.

최근 대중매체를 통해 보이는 바람직하지 못한 몇몇 학생들의 충격적 졸업식 뒤풀이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원유자 교장은 "교복을 기증하는 학생에게 소정의 문화상품권으로 보상을 하니까 학생과 학부모님들 모두 반응이 좋습니다. 교복은 필요한 학생에게 언제든지 구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교복의 재활용은 자연스러운 경제교육과 더불어 아껴 쓰고 나눠 쓰는 마인드와 함께 인성교육차원에서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졸업생들한테 기증을 받은 교복은 헌 교복을 원하는 신입생이나 전학생, 재학생들에게 약간의 비용을 받고 판매하고 있다.

교복 구입을 원하는 학생은 점심시간이나 수업 후 시간을 이용해 구매를 한다.

학생 함현선(2년)양은 "입던 교복이 작아져서 구입하러 왔는데, 헌 교복이지만 여기서 싸게 구매하니까 절약도 되고 부모님께서도 좋아하세요"라며 친구와 함께 교복을 둘러본다.

"싼 가격에 괜찮은 교복을 구입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함께 온 친구 박세진(2년)양은 정돈된 교복을 꼼꼼하게 살핀다.

학생들은 자신의 몸에 맞는 교복을 고르기도 하고 친구 교복을 함께 골라주기도 하면서 자원의 재활용을 통한 근검절약 정신을 실천하며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을 위해 기여하고 있다.

"제가 입던 교복을 후배들이 물려받을 수 있도록 곱게 잘 입어서 졸업할 때 기증할 생각이에요."라며 학생 권혁민(2년)군은 친구 교복을 함께 고른다.

학생 장원준(2년)군은 "오늘 처음 구매하러 왔는데 옷의 상태도 괜찮고 새 옷보다 훨씬 저렴하니까 절약도 되고 돈을 벌어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라며 밝게 웃는다.

수집된 교복은 동복, 하복, 조끼, 와이셔츠, 치마, 바지 등으로 분류해 사이즈별로 구입할 수 있다.

박성수(학생부장) 담당교사는 "신입생보다는 주로 재학생들이 구매를 합니다. 성장기라서 체격이 커지는데 새로 구입해서 입기에는 부담이 가지요. 이곳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판매를 하고 또 기증하는 학생에게는 상품권을 지급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반응도 좋습니다. 현재 240점 정도 보유하고 있고, 130여점은 재학생들이 구입을 해갔습니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입히고 싶은 마음에 새 교복을 사는 것도 좋겠지만 교복은 새것으로 구입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물자를 재활용함으로써 필요 없는 자원 낭비는 없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