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편해야 살기 좋은 도시다"
상태바
"여성이 편해야 살기 좋은 도시다"
  • 송은숙
  • 승인 2012.07.10 2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평구 '여성친화도시' 들여다 보기

아이를 데리고 화장실에 갈 수 있도록 남자화장실 안에 기저귀교환대를 만들었다.취재:송은숙 기자

남자화장실에 있는 기저귀교환대? 남자화장실보다 면적과 변기 수가 많은 여자화장실?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지만 부평구가 지난해 부평 문화의 거리에 만든 '주민쉼터' 화장실 풍경이다. 주변 보도블럭도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에 편리하게 바꾸었다.

여성가족부가 2009년부터 여성친화도시로 지정한 곳은 전국 30개 기초지자체로, 인천에서는 부평구와 동구 2곳이다.

윤동환 부평구 여성가족과장은 "지난해부터 공무원 대상 성인지 교육과 성별영향평가 교육을 하고 지난해 9월 관련 조례를 만들었다"면서 "올 2월에는 '지역특화형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종합계획수립 연구용역'도 마쳤다"라고 말했다.

부평구는 또한 지난해 30가지였던 성별영향평가 대상 사업을 올해는 모든 부서에 적용해 73가지로 늘렸다. 민·관과 전문가 15명으로 구성한 여성친화도시조성협의회, 불편사항을 찾아내는 '여성친화 서포터즈'도 여성친화도시를 만들기 위한 시도들이다. 주민들로부터 여성들의 소모임 공간, 경력단절여성 등 중장년 여성들의 취업·창업교육 등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제안받았다.

'여성친화도시'가 여성들만 위한 것은 아니다. 여기서 '여성' 은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와 노인, 청소년, 장애인 등을 포함하는 의미로 사회구성원 모두가 편안한 도시를 지향한다.

사실 지금까지는 도시를 만들 때 '건강한 남성'을 기준으로 정책이 나오고 설계, 운영돼 왔다. 그러다 보니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크고 작은 불편한 점들이 있기 마련이다. 새로운 정책이나 사업 시행 전에 여성친화적인 시각으로 접근하자는 것이 여성친화도시의 취지이다. 이미 만들어진 정책이나 사업을 바꾸는 데는 불필요한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김포한강신도시가 성별영향평가를 거쳐 여성친화도시로 개발된 사례이다.

여성친화도시를 만드는 데는 성별 조건과 특성을 고려하는 '성인지' 마인드와 '성별영향평가'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새로운 정책이나 사업 전에 여성과 남성에게 미칠 결과를 검토·분석하는 성별영향평가는 지난 3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와함께 중요한 것이 사회구성원들의 인식이다. 전문가들은 "여성친화도시에 한 걸음 다가서려면 행정을 하는 공무원들의 생각과 기업, 주민들의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면서 "도시 전체에 '여성친화' 마인드가 확산되면 작은 변화가 쌓여 10년, 20년 후에는 도시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