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드러난 하늘은 호수처럼 맑고 푸르렀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그대로 맞으며 출근길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창영동에 내리는데, 멀리 구름 사이로 하늘이 한 조각 열렸다. 철로변 옆 어색한 조형물 옆으로 그랬다. 오랜만에 보는 푸른 하늘이 반가와 찰칵! 그렇게 서서히 맑아졌다.'어, 날이 개는 건가?' 싶었다. 그 사이로 비는 또 간간이 뿌려지고, 햇볕도 간간이 눈부시게 내리쬔다. 이런 날은 뭐라 불러야 하나?
푸른 하늘이 넓어져서 또 달려나가 한 컷!
회색빛 하늘은 조금 더 뽀사시해졌고.
우각로가 개었다.
우리는 장마가 곧 끝날 거라고 안다. 하지만 당장 지붕이 새고, 축축해진 거리속에 힘겹다. 일주일, 열흘쯤 그런 날씨가 계속되면 몇달은 되는 것처럼 느껴지고. 기후변화로 혹 이런 날씨가 계속되는 게 아닐까 걱정스럽게 생각되기도 한다. 이 10년은 훨씬 더 된 것 같은 지금의 정권처럼 그렇다. 우린 파란 하늘이 짙은 장마 구름 속에 있다는 걸 안다. 막상 그 '맑음'이 길어지면 지겨워 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빛과 그림자가, 더위와 추위가, 뜨거운 태양과 장대처럼 쏟아지는 장마비가 공존하는 이유를 안다. 그를 보면 변화무쌍한 날씨와 자연환경이 능동적이고 활력넘치는 이 나라 사람들의 기질을 만들어낸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자연은 그렇게 스스로 자연스럽게 변한다. 하지만 우리 삶은 우리 스스로 바꿔내지 않으면 안 된다. 나와 내 이웃과 다음 세대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변화되기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나 가끔 1%의 농간에 99%가 놀아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그러나 구름 속에 언제나 거기에 하늘이 있듯이, 풀처럼 먼저 눕고 먼저 일어서는 우리를 믿는다.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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