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뱃길 수질 공동조사단' 구성조차 못해
상태바
'아라뱃길 수질 공동조사단' 구성조차 못해
  • 이장열
  • 승인 2012.09.05 18: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자원공사, 인천지역 환경단체 조사단 배제 입장
지난 7월 4일, 인천시에서 열린 '아라뱃길 공동조사단 구성'을 위한 첫 회의

취재 : 이장열 기자

지난 5월 25일 아라뱃길이 개통된 뒤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은 아라뱃길 수질이 '나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한국수자원공사는 '양호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뒤이어 인천시도 자체 조사 결과 아라뱃길 수질이 '나쁘다'는 수치를 발표했다.
 
지난 6월 20일 가톨릭환경연대,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인천지역 환경단체가 공동으로 경인아라뱃길에서 채수한 시료를 인천대학교(김진한 교수)에서 분석한 결과 COD(화학적산소요구량)의 경우 6개 시료는 '매우 나쁨'(11mg/L이상), 8개 시료는 '나쁨'(9~11mg/L), 1개 시료는 '약간 나쁨'으로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이하 수질보전법률)'에서 정한 하천수질등급 중 최하위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6월 27일 한국수자원공사는 경인아라뱃길 4개 지점에서 5개 시료를 채취한 결과 COD가 4.0~4.5mg/L인 것으로 분석돼 '양호' 상태라고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에 아라뱃길 수질검사를 의뢰한 결과라고 수자원공사는 설명했다.

인천지역 환경단체와 차이가 많은 수치가 나와 논란은 가열됐다.
 
이어 인천시는 산하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7월4일 아라뱃길 8개 지점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7.5~10.1mg/ℓ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정한 관리 기준인 7.0mg/ℓ를 넘는 수치다.
 
이처럼 한국수자원공사, 인천시,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의 조사 결과가 아주 달라 의혹만 키우는 꼴이었다. 아라뱃길 수질 조사방법에 따라서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평가다. 환경오염 조사 법적 적용기준과 채수 지점, 채수 시기 등을 공동으로 합의, 결정하고 조사해 그 결과를 객관적으로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 수밖에 없었다.
 
지난 7월 4일 인천시는 아라뱃길 환경 상태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한국수자원공사와 인천지역 환경단체에 공동조사단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그리고 7월 6일 인천시에 아라뱃길 이해 당사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아라뱃길 관리 주체인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강유역관리청, 환경부, 인천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계양구청, 서구청, 아라뱃길과 접한 경기도 김포시, 환경단체 담당자 등이 참석했다.
 
첫날 회의부터 한국수자원공사와 인천지역 환경단체 사이에서 공동조사단 명칭과 인선 문제가 불거져 조사단 구성에는 이르지 못하고, 다음 회의때 다시 논의하자며 서둘러 회의를 마쳤다.
 
지난 7월 29일 두 번째 회의에서도 조사단 인선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별 성과 없이 끝났다. 다음 회의 일정도 잡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 윤동구 하천환경팀장은 5일 "시간이 너무 지났다. 두 차례 회의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지금 시가 중재안을 내놓고 조정중인데, 이달 말에는 서로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면서 "곧장 현장 조사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한국수자원공사 아라뱃길 운영처 박천홍 팀장은 "현재 저희들은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인천시에서 회의 요청이 들어오면 만나서 이야기는 나눌 것이다"면서 다소 느긋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현재 수자원공사는 자체적으로 아라뱃길 수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조사 결과 공개는 민감한 사항이라 비공개로 관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천지역 환경단체가 조사단에 들어오는 문제의 경우 첫 회의때 이미 객관적인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전문가로 조사단 구성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면서 "인천시가 요청하면 다시 만날 것인데, 인천시로부터 아직 중재안을 받아 보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환경운동연합 이혜경 정책실장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인천지역 환경단체는 빠져야 공동조사단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두지 않아 공동조사단 구성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공동조사단이 환경단체까지 포함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조사단을 구성하여 아라뱃길 수질 조사를 공동으로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수자원공사가 결과적으로 인천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자세가 없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인천지역 환경단체가 빠진 공동조사단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못박았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인천지역 환경단체의 공동조사단 배제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기미다. 따라서 아라뱃길 공동조사단이 구성될지 지금으로선 가늠하기 힘든 국면임에는 틀림없다. 결국 아라뱃길에 쏠린 인천시민들의 의혹의 눈길은 점점 깊어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